대규모 손실을 내던 독일 국채 연계 파생결합펀드(DLF)가 처음으로 수익을 냈다. 독일 10년물 국채 금리가 현 수준을 유지하면 남은 만기 도래 DLF 투자자들도 원금 이상을 건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11일 우리은행에 따르면 오는 12일 만기가 돌아오는 ‘KB 독일 금리연계 전문투자형 사모증권 투자신탁 제6호[DLS-파생형]’의 수익률이 2.2%로 확정됐다. 이 펀드의 원금은 192억원 규모다. 우리은행이 판매한 독일 연계 DLF의 수익률이 플러스로 확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펀드는 독일 10년물 국채 금리가 -0.30%를 기점으로 1bp(0.01%p)씩 떨어질 때마다 3.33%씩 손실이 발생하는 구조다. 독일 10년물 금리가 지난 7일 종가 기준 -0.29%까지 올라와 손실을 피하게 됐다.
반면 이날 만기가 도래한 ‘유경 독일금리연계 전문사모증권 투자신탁 제w-6호[DLF-파생형]‘의 수익률은 -2.2%로 확정됐다. 만기일은 12일로 같지만 이 펀드의 독일 10년물 금리가 ‘종가 기준‘이 아닌 ‘런던 정오 기준’(-0.313%)으로 더 낮았기 때문이다. 이 펀드 원금 규모는 70억원이다.
″과거 10년간의 백테스트(수익률 모의실험) 결과 원금손실 확률 0%였다.” 지난 3월 은행직원이 적금만기가 도래한 A씨에게 DLF 상품을 추천하면서 한 말이다. 직원은 A씨에게 금리하락폭의 200배 원금 손실이 발생(금리가 barrier 대비 0.5% 하락하면 원금 100% 손실)할 수 있다는 설명은 하지 않았다.
월 10만원씩 붓는 적립식 펀드에 가입했던 것 외에는 이렇다 할 투자 경험이 없던 A씨. 그래도 ‘원금손실 확률 0%’라는 말을 믿었다. 직원이 추천한 DLF 상품의 최소 가입금액은 1억원. A씨는 만기적금 5000만원 말고도 만기가 도래하지 않은 적금을 추가로 중도해지해서 만든 1억원으로 해당 DLF에 가입했다. 결과는 80% 손실. 1억원은 2000만원이 되어 돌아왔다. (허프포스트코리아 10월1일)
(사진 아래 기사 계속)
DLF 사태로 홍역을 치렀던 우리은행은 오는 19일 만기가 도래하는 총 113억원 규모의 DLF 상품 2개만 남겨두고 있다.
두 상품도 런던 정오 기준과 종가 기준에 따라 오는 14~15일 수익률이 확정될 예정이다. 독일 10년물 금리가 현 수준을 유지한다면 두 상품도 약 2.3% 정도의 수익이 발생한다.
두 상품이 수익을 내면 우리은행의 DLF 총 판매액 1230억원 중 24.8%인 305억원은 원금을 건지게 된다.
한편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일부 상품이 원금을 회복한 것에 대해 다행이라면서도 추후 있을 제재와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윤 원장은 이날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권 공동 숨은 금융자산 찾기 캠페인’ 행사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금감원이 지난달 발표한 중간검사 결과에 따르면 DLF의 운용·판매 등 과정에서 금융회사들의 내부통제, 리스크관리, 영업행위 등 총체적 부실이 드러났다. 추후 실제 손익과 무관하게 이런 부실 등에 금융사의 책임을 물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