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2019년 11월 16일 16시 02분 KST | 업데이트됨 2019년 11월 16일 16시 08분 KST

피트 부티지지 : 제 2의 버락 오바마?

민주당 대선주자 부티지지는 오바마의 '성공 전략'을 상당수 차용하고 있다. 성공할 수 있을까?

JIM WATSON via Getty Images
Democratic presidential hopeful Mayor Pete Buttigieg speaks as he kicks off his bus tour with a town hall at the recently renovated Rex Theatre in Manchester, New Hampshire on November 8, 2019. (Photo by JIM WATSON / AFP) (Photo by JIM WATSON/AFP via Getty Images)

데코라, 아이오와 - 피트 부티지지(37)가 아이오와 전역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들에서 운집한 유권자들을 향해 선거 유세를 시작할 때, 그는 특정 정책에 대한 계획을 이야기하지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구체적인 비판을 들먹이지도 않는다.

인디애나주의 소도시 사우스벤드 시장이자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주자인 부티지지는 자신의 진보적 영국 성공회 신앙에서 가져온 목가적 영향을 가미해서 청중들에게 트럼프가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다음 날을 상상해 보라고 주문한다.

“이 나라에 태양이 뜨고,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이 아닌 첫 날을 맞을 때를 생생하게 상상해 보십시오.” 11월2일 밤, 부티지지는 미네소타와의 경계에서 22킬로미터 남쪽에 있는 대학 마을 데코라에 모인 1000여명의 유권자들에게 말했다.

자신보다 더 왼쪽에 있는 버니 샌더스(무소속,버몬트)와 엘리자베스 워렌(민주당,매사추세츠) 상원의원과는 달리, 부티지지는 유권자들에게 기업 권력 패권과 정치적 부패를 인지하라고 말하기 보다는 지지 정당에 따라 양극화된 나라를 치유하는 어려움에 맞설 것을 요청한다. 나라를 화합시키는 것은 건강보험 적용 범위를 확대하고, 기후변화에 대처하고, 임금을 올리고, 인종 간 자산 격차를 줄이는 것들에 앞서 반드시 선행되어야 할 일이라고, 부티지지는 주장한다.

하지만 그처럼 엄청난 문제를 제시하는데 비해서 부티지지가 청중에게 내놓는 요청은 상대적으로 그리 대단하지 않다. 그는 사람들이 추수감사절 식사 때 보수적인 친척들과 참을성과 용기를 가지고 대화를 나누기를 바란다. 선거 다음 날에는 다른 대선 후보에게 투표한 친구와 친척들에게 전화해서 정치적이지 않은 대화를 나누라고 한다. 무엇보다, 그는 현재의 정치적 순간에 만연한 증오를 해소하며 미국인들을 이러한 해결책으로 이끌어 가는데 있어서 자신이 가장 적임자라는 걸 사람들이 믿어주기를 바란다.

“저는 대통령 적임자는, 제가 되고자 하는 대통령은 미국인의 다수를 결집시켜 이런 일을 해낼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2일 데코라 연설에서 그가 말했다. “다행인 건, 미국인들이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여러분도 느낄 수 있는 것처럼요. 모두는 아닙니다. 하지만 우리 대부분은 이러한 문제들의 해결책에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Getty Editorial
MANCHESTER, NH - NOVEMBER 8: South Bend, IN Mayor and U.S. presidential candidate Pete Buttigieg speaks to a packed Rex Theater in Manchester NH at the start of his New Hampshire bus tour on Nov. 8, 2019. With roughly 100 days before the New Hampshire primary, Democratic presidential candidate Pete Buttigieg embarked on a multiday bus tour Friday across New Hampshire. Visiting women-owned breweries, local theaters and high schools, to name a few locations, Buttigieg hopes to boost his numbers in the national polls by ramping up his campaign in New Hampshire communities. (Photo by Erin Clark for The Boston Globe via Getty Images)

 

이같은 주장이 친숙하게 들린다면, 그건 바로 부티지지의 최근 선거 운동이 거의 전부 다 그렇듯, 이것이 바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레토릭, 전략, 그리고 정신을 모방하기 위해 기획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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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는 첫 대선 출마 당시 진보적 정책 공약들과 짝을 이뤄 미국의 일반적 사회 구조를 상세히 묘사하면서 ‘레드 스테이트(공화당 지지주)’와 ‘블루 스테이트(민주당 지지주)’를 가르는 당파적 분열을 극복하자고 어필했다. 그는 미국이 스스로를 새롭게 할 힘이 있다는 낙관적 신념을 설파했는데, 중도와 진보 모두 그의 공약에서 자신들이 지지하는 가치를 발견할 수 있을 정도로만 딱 적당히 애매하게 표현했다. 오바마 역시 젊었고 비교적 신진 정치인이었으며, 장벽을 무너뜨리게 될 마이너리티 출신이었다. 오바마는 미국에서 제일 먼저 전당대회가 진행되는 주의 시골 지역들을 돌며 명료한 연설을 펼쳤다. (오바마는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었고, 부티지지가 당선될 경우 미국 최초의 공개적 게이 대통령이 된다.)

오바마가 ‘희망’과 ‘변화’를 설파했다면, 부티지지는 ‘희망’과 ‘소속감’을 외친다. 오바마가 ”스쿠터 리비(정보요원의 신상정보를 유출한 전 부통령 실장으로,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부분적으로 그의 형을 사면했다)의 정의, 브라우니(카트리나 대응에 실패한 연방재난관리청장 마이클 브라운)의 무능, (공화당의 막후 전략가) 칼 로브의 정치”를 끝내자며 이에 대한 농담을 던졌다면, 부티지지는 ”이 혼돈과 부패, (트럼프의) 트윗들을 종식하자”고 주장한다.

11월1일 밤 웰스파고아레나에서 열린 아이오와 민주당의 대규모 ‘자유와 정의’ 유세 겸 만찬회에서 부티지지는 1만3000명의 청중 앞에서 자신을 오바마와 노골적으로 비교했다. 부티지지의 가장 열성적인 지지자도 최소 수천 명은 됐다.

“제가 이 주에 처음 온 것은 우스운 이름을 가진 젊은 남성을 위해 자원봉사자로 집집마다 돌아다녔을 때였습니다.” 그가 오바마를 언급하며 말했다.

“그때 우리는 (선거에) 정말 많은 것이 달려 있다는 걸 알고 있었습니다. 지금은 어마어마합니다.” 부티지지가 말을 이었고, 파란색과 노란색 옷을 입은 지지자들은 큰소리로 동감을 표했다.

저는 공화당이 무조건 우리를 사회주의자로 매도할 것이라고 쭉 생각해왔습니다. 그걸 막아내는 건 제가 더 잘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피트 부티지지, 인디애나주 사우벤드 시장

 

하지만 부티지지와 오바마의 차이도 명백하다. 부티지지는 인구 10만명이 겨우 넘는 시의 시장을 맡았을 뿐이고, 더 높은 자리에 두 번 도전했다가 실패했다. (2010년에는 인디애나주 재무장관에, 2017년에는 민주당전국위원회 회장직에 도전했다.)

사우스벤드 주민 중 4분의 1 이상이 흑인이긴 하지만, 부티지지의 임기 중에 인종 관련 스캔들이 많이 터졌다. 7월에는 경찰이 차량 절도를 시도하는 것으로 보이는 흑인 남성을 살해해서 거센 시위가 벌어졌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비(非)백인 민주당 경선 유권자들 사이에서 부티지지의 지지율은 낮은 한 자릿수에 불과하다.

유일한 밀레니얼 세대인 후보임에도 부티지지는 노년층에서 더 인기가 많은 편이다. 잘 알려져 있는 것처럼 오바마는 출마 당시 선거 운동에 흥분과 에너지를 불어넣었던 젊은층의 강력한 지지를 받았다.

게다가 오바마는 좌파 활동가 유권자들에게 어필했지만, 부티지지는 그들을 혼란스럽게 했고, 대놓고 밀어내 버렸다. 선거운동 초반에 그는 연방대법관을 늘리자는 공격적 조치를 주장했지만, 최근에는 자신의 법관 숫자 확대는 공화당 대통령들이 임명했던 남성 대법관인 앤서니 케네디(퇴임)나 데이비드 수터(퇴임)처럼 의견이 팽팽히 엇갈릴 때 ‘스윙보터’ 역할을 해줄 수 있는 법관들의 인준을 늘리는 방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부티지지 본인의 의도는 아니었던 것 같지만, 케네디와 수터에 대한 지지 발언으로 널리 받아들여졌다.

또한 그는 특히 워렌과 샌더스가 민간 건강보험 보장 대부분을 사실상 없애게 될 전국민 단일(single-payer) 공공 건강보험제도인 ‘모두를 위한 건강보험(Medicare for All)’을 지지하는 것을 비판해왔다

지난 9월과 10월에 워렌이 ‘모두를 위한 건강보험’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 생각인지, 세금이 올라가게 되는지 언급하기를 거부하자 부티지지는 사실상 워렌을 위선자라고 불렀다. “워렌 상원의원은 솔직하다고 알려져 있는데, 그 질문에 대해서는 극도로 얼버무렸습니다. 우리는 그런 모습을 여러 번 봤습니다.” 부티지지가 9월 CNN 인터뷰에서 말했다. (워렌은 그 후에 중산층 증세를 수반하지 않는 자세한 재원 마련 계획을 발표했다.)

부티지지는 지난 주말에 아이오와에서 보여준 호전적인 레토릭이 예전 발언들과 달라진 모습을 뜻하는 것인지에 대한 허프포스트의 질문에 자신은 한결같았다고 주장했다.

“저는 공화당이 무조건 우리를 사회주의자로 매도할 것이라고 쭉 생각해왔습니다. 그걸 막아내는 건 제가 더 잘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가 말했다. ”건강보험 정책에 대해 제가 이런 시각을 가진 이유는, 저는 그게 옳은 해법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지난 주말 아이오와에서 기자들과 만난 다른 자리에서, 부티지지는 케네디 전 대법관과 수터 전 대법관에 대한 발언은 대법원이 커졌을 때를 가정한 가상 시나리오에 대한 말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법원이 커지면 스윙 법관들을 둘 여력이 생길 것이며, 이로써 현직 대통령이 앉힌 대법관이 ‘정치적 전쟁’에 동원되는 것을 뛰어넘을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현재의 대법관 구조에서 케네디나 수터와 같은 사법 철학을 가진 사람들을 지명하겠다는 말은 아니었습니다.” 부티지지가 말했다. ”저와 사법 철학이 대부분 비슷한 판사의 더 좋은 사례를 들자면 (대표적인 진보적 대법관인)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가 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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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 MOINES, IOWA - NOVEMBER 01: Democratic presidential candidate South Bend, Indiana Mayor Pete Buttigieg speaks at the Liberty and Justice Celebration at the Wells Fargo Arena on November 01, 2019 in Des Moines, Iowa. Fourteen of the candidates hoping to win the Democratic nomination for president are expected to speak at the Celebration. (Photo by Scott Olson/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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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레인’에서 바이든을 밀어내기?

 

부티지지와 오바마의 큰 차이점에도 불구하고 그는 오바마의 연설력과 밝은 성격을 지금도 흠모하는 유권자들을 끌어들이려 하고 있다. ‘웨스트 윙’ 노선이라고 할 수 있겠다. 부티지지는 다양한 이념적 성향을 지닌 민주당 지지자들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정치를 의인화한 사람으로 볼 수 있는 후보다. 지성, 희망을 주는 레토릭, 영감을 주는 개인사가 미국을 좀먹는 분열의 악마들을 쫓아내고도 남는 그런 이상적인 곳 말이다.

부티지지의 타운홀 미팅들에 참석한 많은 이들은 묻지 않았는데도 오바마와 부티지지를 비교했다. 다른 유명한 민주당 대통령을 언급한 이들도 있었다.

데코라 타운홀에 참석했던 은퇴한 은행가 바브 닐은 오바마와의 비교를 설명하며 “그의 카리스마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내게 희망을 준다. 굉장히 긍정적이다. 대다수 후보들은 아주 부정적이다. 그저 상대를 비난하기만 하는데, 그는 그러지 않는다.”

닐의 자매인 현역 은행가 메리 톰슨도 이에 동의했다.

“그는 오바마를 떠올리게 한다. 왠지 몰라도 존 F. 케네디도 연상된다.”

그는 오바마를 떠올리게 한다. 왠지 몰라도 존 F. 케네디도 연상된다.메리 톰슨, 아이오와 유권자

 

물론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그 어느 후보보다 오바마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고 이를 활용하려 해왔다. 바이든은 거리 유세에서 ‘내 친구 버락’을 자주 언급한다. 경선이 일찍 진행되는 주인 사우스캐롤라이나의 흑인 유권자들에게서 그의 인기가 높은 이유도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과 함께 일했다는 것에 대한 긍정적 기억 때문이다.

부티지지는 바이든처럼 오바마와의 개인적인 관계로 호의를 끌어내기보다는 오바마를 연상시키는 전략으로 보다 온건한 후보를 찾고 있지만 바이든의 선거운동에는 큰 감명을 받지 못했을 아이오와의 유권자들 사이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부티지지는 3분기 선거자금 모금에서 바이든을 완파했다. (다만 워렌과 샌더스에게는 미치지 못했다) 아이오와에서 바이든의 지지율은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는 반면, 부티지지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주말 아이오와 북부 작은 마을들에서 부티지지가 연 행사에 참여한 민주당 지지자들 중 몇몇은 바이든의 많은 나이가 대중 연설 능력에 미치는 영향, 혹은 바이든의 부통령 재직 시절 그의 아들 헌터가 우크라이나 천연가스 기업 임원으로 있었던 일을 둘러싼 부정적인 여론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스위시티(Swea City)에 거주하는 전직 학교 심리학자 로라 스월브는 11월4일에 앨고나 VFW 타운홀에 참석했다. 바이든의 ‘팬’이라는 그는 바이든이 노망 들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분명히 밝히면서도 예전처럼 ”재빠르지 않다” 걱정했다.

“솔직히 말해 그의 나이가 드러날 때가 있다. 토론회 때처럼,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는 것 같을 때가 있다.”

11월3일 부티지지의 타운홀 미팅에 참석한 시더폴스(Cedar Falls)의 퇴직 교사 빌 포프는 헌터 바이든 우크라이나에서 일하며 잘못을 저질렀을지 모른다는 이야기가 나오자마자 다른 선택지를 고려하게 됐다고 말했다.

“타당한 비난이 아니라는 건 알지만, 2016년에 그랬던 것처럼 누군가를 묻어버리는 데는 꼭 타당한 비난이 필요한 건 아니다.” 포프가 말했다. ”그냥 엄청 시끄럽게만 만들면 된다. 헌터 바이든은 그걸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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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GONA, IOWA - NOVEMBER 04: Democratic presidential candidate South Bend, Indiana Mayor Pete Buttigieg speaks to residents during a campaign stop at the VFW club on November 04, 2019 in Algona, Iowa. The 2020 Iowa Democratic caucuses will take place on February 3, 2020, making it the first nominating contest for the Democratic Party in choosing their presidential candidate to face Donald Trump in the 2020 election. (Photo by Scott Olson/Getty Images)

 

 

‘피트의 팀이 나타났다’

‘자유와 정의’ 행사는 내년 2월3일 아이오와 코커스(가장 먼저 열리는 대선후보 경선)를 앞두고 벌어지는 6개월 동안의 선거운동 기간에 열리는 여러 정치 모임들 중 가장 최근에 열린 이벤트였다. 아이오와주 민주당 사무소(지구당)의 유권자 파일을 구입했거나 주에 현장 선거사무소를 둔 후보만이 연설할 수 있다. 후보들이 지지자들을 위해 입장권을 구입해서 이들을 참석시키고 환호를 보내게 하는 것도 가능하다. (즉, 현장의 요란한 환호는 자발적이라기보다는 후보의 지원에 의한 경우가 많다는 뜻이다.)

2007년 11월, 당시 제퍼슨-잭슨 만찬이라고 불렸던 모금 행사에서 오바마는 기억에 남을 만한 연설을 했다. 이건 오바마의 아이오와 선거운동 중반 이후의 분위기를 규정한 연설이었고, 이는 아이오와 코커스 당일 오바마의 역사적 승리로 이어졌다.

부티지지는 11월1일′ 자유와 정의′ 행사에서 자신의 연설과 대표단을 통해 이와 비슷한 강렬한 전환점을 만들려 했다. 디모인 시내 유세에서부터 흥겨운 분위기가 시작됐고, 만찬장까지 2300명(부티지지 캠프 측 추산)이 행진했다.

이번 선거운동에는 다른 선거운동들과 마찬가지로 아이오와주의 활동가들이 여럿 참여했지만, 즉석에서 마련된, 인터넷 기반 풀뿌리 단체 ‘반스토머스 4 피트’(Barnstormers 4 Pete) 회원들도 1000명 정도 있었다. 이들은 자비를 들여 참가했다.

오하이오주 워렌에 거주하는 아리아나 윈덤이 이끄는 단체다. 윈덤은 오바마의 불법체류 청년 추방 유예 정책(DACA) 덕분에 미국에 계속 거주할 수 있게된 미등록 이민자다. 그는 크레인 기사인 남편 피터와 함께 만찬에 참석하고 며칠 동안 유세에 참여하며 다른 활동가들과 어울리기 위해 차를 몰고 디모인까지 왔다.

부티지지 지지 문구가 새겨진 옷을 입은 윈덤은 웰스파고아레나의 중앙 홀에서 허프포스트와 이야기를 나누며 트럼프 당선 후 불안과 우울로 고생했던 경험을 설명했다. 투표권이 없는 그녀는 부티지지를 알게 되기 전까지 정치에 관여할 아무런 힘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는 부티지지의 책 ‘집에 오는 가장 빠른 길’(Shortest Way Home)에서 부티지지가 탈공업화 후 허덕이던 도시 사우스벤드를 되살린 이야기에 특히 끌렸다. 자신이 사는 곳을 떠올린 것이다.

“정말 놀라웠다.” 윈덤이 말했다. ”어디에서나 할 수 있는 일이고, 어디에서나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오바마가 모델이었다. 오바마는 어디든 갔다.패티 저지, 전 아이오와 부지사(민주당)

 

이어지는 며칠은 ‘자유와 정의’ 행사에서 받은 좋은 반응을 기회로 삼으려는 목적으로 기획된 세력 과시로 채워졌다. 11월 2일 시더 래피즈에서 다른 후보들과 함께 건축계 노조 지도자들의 질문에 답한 뒤, 부티지지는 아이오와 북부 시골 지역으로 사흘간 버스 투어를 떠났다. 기자들을 버스에 태워 이동 중에 합동 인터뷰도 했다.

건물 관리인들이 선거캠프 측에 제공한 추정치에 따르면, 타운홀 미팅을 여섯 번 진행하는 동안 부티지지는 적을 때는 275명부터 많을 때는 1000명에 이르는 규모의 청중 앞에서 연설을 했다. 모든 행사 중 단 한 곳만이 인구가 수천 명이 넘는 곳에서 열렸음을 고려할 때 상당한 숫자다. (부티지지가 네 번째로 들른 메이슨시티의 인구는 2만8000명이 조금 안된다.)

부티지지 선거캠프는 100명 넘는 현장 직원과 20곳의 사무소를 두고 아이오와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부티지지는 아이오와에서 디지털 광고 투자도 크게 늘렸는데, 10월 마지막 주에만 아이오와 주민들을 향한 페이스북 타겟광고비로 4만8000달러 넘게 썼다.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들 중 가장 큰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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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TT, IOWA - NOVEMBER 04: Democratic presidential candidate South Bend, Indiana Mayor Pete Buttigieg meets with residents during a brief tour of town during a campaign stop on November 04, 2019 in Britt, Iowa. The 2020 Iowa Democratic caucuses will take place on February 3, 2020, making it the first nominating contest for the Democratic Party in choosing their presidential candidate to face Donald Trump in the 2020 election. (Photo by Scott Olson/Getty Images)

 

“선거캠프들뿐 아니라 많은 경제학자들도 무시한 많은 마을들에 피트의 팀이 나타났다.” 부티지지가 방문한 여러 마을들을 포함하는 선거구에서 연방 하원의원에 도전하는 민주당 J. D. 숄튼의 말이다. 숄튼은 대선 경선에서 누굴 지지하는지 밝히지 않았다. “몇 달 동안은 워렌이었다. 그들이 전략을 바꿨는지 어떤지는 모르겠다. 그저 이제 피트가 더 많이 보인다고 말하는 것뿐이다.”

패티 저지 전 아이오와 부지사는 부티지지가 메이슨 시티의 에탄올 공장을 방문할 때 동행했다. 부티지지가 짠 일정은 2008년과 2012년 대선에서 두 번 모두 아이오와에서 승리한 오바마의 발자취를 그가 따르고 있다는 증거라고, 저지는 생각한다. 부티지지가 버스 투어로 들른 곳 중 한 곳을 제외하고는 전부 오바마가 최소 한 번은 이겼으나 2016년 대선에서는 트럼프의 손을 들어줬던 카운티였다.

“오바마가 모델이었다. 오바마는 어디든 갔다.” 저지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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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시대의 교훈?

부티지지는 자신과 오바마의 명백한 차이점을 굳이 숨기지 않아왔다. 거의 백인으로 구성된 500명 정도의 청중들이 참석한 11월3일 메이슨시티 타운홀 미팅에서 한 유권자는 흑인 유권자들의 지지를 어떻게 늘릴 계획이냐고 질문했다.

“표를 얻는 방법은 표를 얻을만한 자격을 갖추는 것입니다. 우리가 어디에 서 있는지에 대해 혼란이 없도록 하는 게 제가 할 일입니다.” 부티지지가 답했다.

그런 목적에서 부티지지는 흑인 노예제 폐지론자 프레데릭 더글라스의 이름을 딴 다방면의 계획을 공개한 바 있다. 흑인 커뮤니티만이 겪는 어려움들을 해결하기 위한 맞춤형 계획으로, 여기에는 흑인들이 사업을 시작하거나 주택을 구입하기 위해 대출을 받기 어려운 문제부터 취업시장과 건강보험에서의 인종 편견 등을 해소하기 위한 내용들이 담겼다.

또한 부티지지는 아이오와 시골에서 연설을 할 때마다 흑인에 대한 인종차별에 맞서왔던 미국의 역사와 그 유산을 언급하는 데 따로 시간을 할애했다.

그는 2일 밤 데코라에서 거의 백인들로 구성된 청중들 앞에서 벌인 또다른 연설에서 인종차별의 영향을 “오늘 다녀온 미국 흑인지위향상협회(NAACP) 모임에서 논의하는 것 만큼이나 대부분이 백인인 (이곳) 청중들과 논의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것은 미국 프로젝트 전체를 망가뜨릴 수도 있습니다 … 우리가 그렇게 되도록 내버려 둔다면, 건강 [보험], 주택 구입, 취직 등에 있어서 [당신이 백인이냐 흑인이냐에 따라] 두 개의 다른 나라가 될 수도 있습니다.”

부티지지가 영감을 얻고 본보기로 삼는다는 다른 시장들을 언급할 때면 캘리포니아주 스탁튼의 마이클 텁스 시장, 앨라배마주 버밍햄의 랜덜 우드핀 시장의 이름이 제일 먼저 나온다. 둘 다 젊은 흑인 지도자다. 

Scott Olson via Getty Images
WAVERLY, IOWA - NOVEMBER 03: Democratic presidential candidate South Bend, Indiana Mayor Pete Buttigieg speaks to voters during a campaign rally on November 03, 2019 in Waverly, Iowa. The 2020 Iowa Democratic caucuses will take place on February 3, 2020, making it the first nominating contest for the Democratic Party in choosing their presidential candidate to face Donald Trump in the 2020 election. (Photo by Scott Olson/Getty Images)

 

그러나 민주당 경선에 참여하는 가장 왼쪽의 유권자들 대다수가 보기에 오바마의 재임시절은 모델로 삼아야 할 무엇이라기보다는 경계할 만한 이야기에 가깝다. 예를 들어, 이들은 오바마가 기업 친화적인 국제 무역 협정들을 포용한 것은 틀린 생각이자 정치적으로 해가 되는 결정이었다고 보고 있고, 월스트리트 친화적 내각 때문에 오바마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전개된 주택 위기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고 본다.

오바마 대통령에게도 똑같은 비판이 제기됐었습니다.피트 부티지지

 

그러나 미국 경제계에서 지지를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진보적 경제 공약을 지킬 수 있겠느냐는 질문을 받으면, 부티지지는 다시 오바마를 언급한다.

“오바마 대통령에게도 똑같은 비판이 제기됐었습니다.” 오바마가 월스트리트 금융계 고위 임원 다수를 포함한 기업계에서 선거 자금을 후원 받았음을 언급하며 부티지지가 말했다. “(그럼에도) 오바마는 월스트리트에 한 세대를 통틀어 가장 강력한 규제를 도입하고 책임을 물었습니다.”

어쩌면 더 중요한 것은, 오바마가 첫 번째 임기 때 도입했던 것처럼 부티지지가 사람들의 마음을 달래는 정치를 채택한 건 오바마 시절 공화당이 초래한 정치적 마비 상태에 실망했던 유권자들의 등을 돌리게 할 위험이 있다는 점이다.

허프포스트는 그가 생각하는 정책 우선 과제들을 어떻게 의회에서 통과시킬 계획인지 부티지지에게 물었다. 웨스트버지니아의 조 맨친 같은 보수적인 민주당 정치인들 덕분에 상원 다수당을 차지하는 낙관적 시나리오가 현실이 된다 해도 그건 쉽지 않은 일이다. 

“흥미로운 문제네요. (지지 정당이 선거 때마다 달라지는) 스윙 스테이트의 상원의원 중 하나인 조 맨친을 보시면, 그들이 온건한 성향일지는 몰라도 그렇다고 해서 그게 꼭 친기업 성향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부티지지가 말했다. ”예를 들어 유급 육아휴가, 또는 아주 부유한 계층보다 노동 계급 및 중산층에 보다 이득이 되는 세금제도 같은 이슈에 대해 제가 다수의 온건한 상원의원들과 큰 문제를 겪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날 부티지지는 앨고나 타운홀에서 ‘공화당의 공격으로부터 자신의 정책들을 어떻게 방어할 것이냐’는 한 유권자의 질문을 받았다. 그는 의회가 최소한 어느 정도는 공화당에 장악되는, 덜 이상적이고도 아마 더 현실적일 시나리오에 대해 언급했다.

그가 제안한 대책은 다음과 같았다. ‘입법을 방해하는 의원들의 지역구와 주에서 정치 유세를 벌이자.’

“대통령이 되면 큰 비행기가 생기지 않겠습니까? 새로운 제도를 도입할 때, 그게 새로운 정책이든 아니면 보수적인 지역에서조차 사람들이 지지하는 무엇이든, 저는 그 비행기가 작동하도록 가장 잘 활용하는 방법은 이것들을 방해하는 상원의원이나 하원의원들의 지역이나 주로 날려보내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들의 지역구에도 좋을 것이고, (그 정책들이) 필요한 이유가 무엇인지 그들의 지역구에 일깨워줄 수 있을 겁니다.”

어쩌면 잘 어울리게도, 이건 오바마도 시도했던 전략이었다. 그리고 주목할 만하게도, 효과는 없었다.

 

* 허프포스트US의 Pete Buttigieg Pitches Himself As The Obama Of 2020을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