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2019년 11월 11일 14시 13분 KST

"멕시코 카르텔을 괴물로 만든 건 미국" 트럼프의 분노에 대한 반론이 제기되고 있다

멕시코 카르텔과의 전쟁?

ASSOCIATED PRESS
FILE - In this Sept. 16, 2019, file photo, Republican President Donald Trump arrives to speak at a campaign rally at the Santa Ana Star Center in Rio Rancho, N.M. Republican Party of New Mexico Steve Pearce told The Associated Press on Monday, Nov. 4, 2019, that state is preparing to formally endorse Trump for re-election. (AP Photo/Evan Vucci, File)

미국과 멕시코 이중국적을 가진 모르몬교 가족 9명이 사망한 사건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멕시코 마약 카르텔과의 전쟁을 언급하고 나섰다. 그러나 일각에선 멕시코의 마약 카르텔은 ”미국이 만든 괴물”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6일 ”트럼프가 멕시코의 참상에 대해 말하지 않은 것들”이라는 칼럼에서 ”트럼프는 무엇보다 중요한 사실을 언급하지 않았다”라며 ”멕시코 카르텔들은 미국산 총으로 테러를 저질렀다”라고 밝혔다.

미국 주류·담배·화기 단속국의 자료를 보면 지난 2007년부터 2018년 사이 멕시코에서 확인된 15만 정의 화기가 미국의 총기 상점 및 공장에서 유통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지난해 멕시코의 보안 당국이 압류해 제출한 무기의 70%가 미국산이거나 미국에서 판매되는 제품으로 드러났다.

상징적인 사건이 있었다. 지난 10월 17일(현지시간) 멕시코 군경은 시날로아주 쿨리아칸시에서 호아킨 구스만(일명 ‘엘 차포’)의 아들 오비디오 구스만의 체포 작전을 펼쳤다. 이들은 오비디오가 은신한 집을 습격해 그를 붙잡았으나 이내 시날로아 카르텔의 엄청난 반격이 쏟아졌다.

도시는 불바다가 됐고, 결국 군경은 물러섰다. 엘 차포의 아들 오비디오 구스만을 놔줬다. 이때 사용된 중기관총이 미국산 M2 중기관총이다. 22mm의 장갑을 뚫을 수 있는 기관총으로 무장한 카르텔을 멕시코 정부는 ‘두려워’하고 있다. 이 사건 이후 일각에서는 ”사실 상 정부가 해당 지역의 카르텔 자치권을 인정한 격”이라는 비판이 있었다. 당시 엘 차포의 아들을 체포했던 경찰이 155발의 총탄을 맞아 사망한 후 카르텔의 공포 지배는 더욱 강력해져다. 

이 사건은 멕시코의 상황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아주 단순하게 말하자면 미국은 멕시코 카르텔에게 총을 판다. 카르텔은 미국에서 산 총으로 정부로부터 자신을 지키며 마약을 만든다. 카르텔은 마약을 팔아 미국의 밀매업자로부터 다시 총을 산다. 이 악의 고리가 깨지지 않는 이상 멕시코에 안녕이 찾아오기란 힘들다. 

멕시코대학의 안보 전문가인 모니카 세라노 교수는 가디언에 트럼프가 정말 멕시코를 돕고 싶다면 카르텔의 수익을 차단할 수 있는 ”좀 더 발전된 마약 관련 정책”과 카르텔이 자신들의 무기고를 채우지 못하게 막는 ”새로운 총기 규제 법안”을 우선으로 여겨야 한다고 밝혔다. 

세라노 교수는 가디언에 ”이렇게 상황을 악화시키고 가중시킨 멕시코의 정책 실패를 과소평가하는 것은 아니지만, 괴물을 만들어내는 주체가 미국이라는 것 만은 사실이다”라고 밝혔다.

지난 5일 트럼프 대통령은 9명의 미국·멕시코 이중국적자가 사망한 사건을 언급하며 ”만약 멕시코가 필요하거나 요청한다면 이 괴물들을 싹 청소해주겠다. 우리는 이 일에 관여해 효과적이고 신속하게 해낼 준비가 되어 있고 의지가 있으며 할 수 있다”라며 ”지금은 마약 카르텔과 전쟁을 선포하고 이들을 지구에서 싹 쓸어버려야 할 타이밍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박세회 sehoi.park@huff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