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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케이 부머" 뉴질랜드 여성 의원이 '꼰대'를 잠재운 마법의 주문

영미권 Z세대의 감정이 담긴 한 마디다

  • 박세회
  • 입력 2019.11.08 13:47
  • 수정 2019.11.08 13:52

″오케이 부머.”

뉴질랜드 여성의원이 꼰대를 잠재우는 마법의 주문을 외쳤다. 

이 한마디에 지구상 여러 국가들이 가진 세대 갈등이 극명하게 드러났다. 상황은 이렇다. 지난 4일 뉴질랜드 녹색당 소속의 25살 여성 의원 클로에 스워브릭은 ‘탄소 제로’ 법안의 중요성에 대해 국회에서 발언 중이었다. 이 법은 2050년까지 뉴질랜드를 탄소 배출 제로 국가로 만들자는 취지의 법안이다.

스워브릭 의원은 “얼마나 많은 전 세계 지도자들이 수십 년 동안 (기후 변화와 관련해) 어떤 일이 벌어질지를 알면서도, (기후 변화의 결과를) 비공개로 하는 것이 더 정치적으로 편하다고 판단해 왔습니까?”라며 ”우리 세대와 우리 다음 세대는 그런 사치를 부릴 수가 없습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2050년이면 저는 56살이 됩니다”라며 ”지금 현재 52회 (뉴질랜드) 국회의 평균은 49세입니다”라고 말했다. 그때 한 다른 국회의원이 그녀에게 야유를 보냈다. 스워브릭은 이 야유를 듣고 차갑고 냉정한 표정으로 마치 가던 길을 가다 자갈 하나 밟은 것처럼 말했다.

″오케이 부머.”

오케이 부머’는 Z세대들 사이에서 틱톡 등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들불처럼 번진 밈 중 하나로 30살이 넘은 어른이 가르치려고 들 때 쏴붙이는 말이다. ‘부머‘는 베이비붐 세대, 더 정확히는 호황기를 누리고 자라 부동산으로 부를 축적했고, 인구로도 다수를 차지해 소비 및 정치 권력의 정점에 선 세대를 말한다. 여러 밈들 중 가장 유명한 아래 영상을 보면 ‘오케이 부머’가 무슨 뜻인지 더 확실하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영상에서 백발의 할아버지는 폴로 셔츠에 야구 모자를 쓰고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부터 90년대 초반 출생자)와 Z세대(1990년대 후반 이후 출생자들)들은 피터 팬 신드롬을 앓고 있다. 걔들은 성장을 하지 않는다”라며 훈수를 늘어놓는다. 끊이지 않고 계속되는 이 꼰대의 잔소리에 지친 왼쪽의 소년이 뭔가를 써서 보여준다.

″오케이 부머.”

더 쉽게 말하자면, 이 말은 꼰대를 퇴치하는 십대들의 암호이며 주문이다. 아래 사진을 보면 영미권의 십대들 사이에서 ‘오케이 부머‘가 얼마나 큰 인기를 얻고 있는지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스워브릭이 뉴질랜드 의회에서 연설 중 야유를 보내는 꼰대에게 ‘오케이 부머’라 차갑게 대응한 영상이 전 세계로 퍼져나가는 이유다. 

‘오케이 부머’ 티셔츠.

The OK BOOMER hoodie. (Shannon O'Connor via The New York Times)
The OK BOOMER hoodie. (Shannon O'Connor via The New York Times) ⓒAP

‘오케이 부머’ 단체 사진. 

‘오케이 부머’는 Z세대와 밀레니얼 세대가 그 윗세대를 향해 드러내는 증오의 감정을 담고 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현 2030의 세대는 ‘전후 처음으로 부모 세대보다 못 사는 세대’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뉴욕타임스의 기사를 보면 온라인 커뮤니티를 연구하는 연구원 조슈아 시타렐라(32)는 “Z세대는 이전 세대보다 삶의 질이 떨어지는 첫 세대가 될 것이다”라며 ”기본적인 생활비가 유례없이 높다. 우리는 수입의 50%를 임대료로 내야 하고, 아무도 의료보험을 가지고 있지 않다. 이전 세대는 우리 세대를 막다른 길로 내몰았다”라고 밝혔다. 

박세회 sehoi.park@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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