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진천군의 한 야산에서 문중 시제(時祭)를 올리던 중 방화로 인한 화재가 발생해 1명이 숨지고 11명이 중경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시제는 음력 10월, 조상의 묘소를 찾아 지내는 제사를 말한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7일 오전 10시39분쯤 진천군 초평면의 한 야산에서 종중이 모여 시제를 지내던 중 A씨(80)가 종중들에게 인화물질을 뿌리고 불을 붙였다. 이 불로 B씨(84)가 현장에서 숨지고 10명이 중‧경상을 입어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A씨는 방화 후 현장에서 음독했지만, 생명에는 지장에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시제 현장에는 종중 20여명이 있었으며, 피해자들 대다수는 70~80대의 고령자였다.
소방당국은 신고를 받고 차량 11대를 동원해 출동, 화재를 약 10여분 만에 진압했다. 한 목격자는 ”시제 도중 A씨가 뒤에서 다가와 엎드려 절을 하는 종중들에게 인화물질을 뿌린 뒤 불을 붙였다”고 진술했다.
A씨는 과거 종중 땅을 임의로 팔아 처벌을 받는 등 종중들과 사이가 좋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병원에 형사들을 보내 A씨의 신병을 확보한 상태”라며 ”그의 치료 경과를 지켜본 뒤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