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2019년 11월 07일 17시 01분 KST | 업데이트됨 2019년 11월 07일 17시 06분 KST

정부와 자유한국당이 오랜만에 훈훈한 모습을 연출했다

총리가 잘못을 인정하자 야당은 크게 칭찬했다

정치권이 간만에 훈훈한 모습을 보였다. 7일 열린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전체회의 자리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이낙연 국무총리에게 강기정 정무수석의 ‘고성 논란’에 대해 청와대를 대표해 사과할 것을 요구했고 이낙연 총리는 ”큰 잘못이었다고 생각한다”며 받아들였다. 이 총리의 사과에 대해 자유한국당 주광덕 의원은 ”아름답고 멋진 장면”이라며 응수했다.

 

이낙연 총리

 

사건의 발단은 지난 1일 시작됐다. 당시 열린 운영위원회 국정감사 현장에서 문재인 정부의 국방정책에 대한 이야기가 오가던 도중 나경원 원내대표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에게 ”(북한 미사일을) 완전히 막을 수 있다고 보냐”고 물었고 정 실장은 ”가능하다고 본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나 원내대표는 ”우기지 좀 마세요”라고 답했고 강기정 수석은 나 원내대표를 향해 ”‘우기다’가 뭐예요”라며 소리쳤다.

강 수석의 고함으로 국감장은 파행됐고 사건은 ‘고성 논란’으로 번졌다. 다음날 자유한국당은 ”국회를 모욕했다. 최악의 청와대 참모진”이라며 비판했고 민주당은 ”안보 불안과 경제 위기로 몰아가기 위해 한국당은 청와대 관계자들에게 일방적 답변만을 강요하고 고압적 질의를 반복했다”고 대응했다.

파장은 6일 예산결산결위원회로 이어졌다. 비경제부처 부별심사가 잡혀있었던 이날에도 강기정 수석의 국회 출석은 예정돼 있었다. 그러나 자유한국당 측은 강 수석의 막말을 문제 삼으며 강 수석의 예결위 출석을 거부했다. 일정에 따라 강 수석이 출석하자 자유한국당 측은 ”강기정 수석이 더 이상 국회에 오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말씀을 드렸다” 회의 참석을 거부했다.

결국 강기정 수석은 사과했다. 6일 강 수석은 국회에서 기자들에게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나 원내대표 간 발언 속에서 얘기에 끼어든 것은 백번 제가 잘못한 것”이라며 ”저 때문이라고 하면, 할 수 있는 것을 다 하겠다. 금요일 소리친 것은 피감기관 증인 선서를 한 사람으로서 잘못한 것이 분명하다”며 사과의 뜻을 남겼다. 그러면서도 ”이걸 핑계로 국회가 또 공전하면 어떡하나, 아쉬움이 남는다”고 덧붙였다.

다음날인 7일, 자유한국당은 국회 보이콧을 철회하고 예결위 전체회의에 참석했다. 그리고 이 자리에는 이낙연 총리가 출석했다. 야당 의원들은 이낙연 총리에게 ‘강기정 고성 논란’에 대해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지상욱 바른미래당 의원은 “정부의 대표 격인 총리께서 국민께 (태도 논란) 사태에 대해 한 말씀 하고 회의를 시작하는 게 온당하다”고 말했고 이종배 자유한국당 의원도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보여준 모습에 경악을 금치 않을 수 없다”며 “총리가 사과하고 진행하는 게 맞다”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이 총리는 ”당사자가 이미 깊이 사과드린 것으로 알지만 제 생각을 물으셔서 답한다.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사과의 뜻을 더했다. 이 총리는 이어 “국회에 정부 사람들이 국회에 와서 임하다 보면 때로는 답답할 때 화날 때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스로를 절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것이 정부에 몸담은 사람의 도리이고 더구나 그것이 국회 운영에 차질을 줄 정도가 됐다는 것은 큰 잘못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총리의 시원한 사과에 자유한국당 주광덕 의원가 이 총리를 치켜세우는 이례적인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주 의원은 이 총리의 사과에 대해 ”참 아주 스마트하게 죄송한 마음을 표현해주셨다”며 ”야당인 저도 감동이고 국민들이 정치권에서 이러한 총리의 모습을 보고싶어하는 가장 아름답고 멋진 장면이 아닌가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 멋지고 아름다운 광경을 목격했다”며 이 총리를 향해 ”늘 존경하는 마음이 있는 정치 선배”라며 마음을 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