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2019년 11월 07일 16시 41분 KST | 업데이트됨 2019년 11월 07일 17시 09분 KST

'펜스 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직 박탈 지지했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곧 출간될 책의 내용을 허프포스트가 입수했다.

HuffPost
A Warning

백악관 고위 관계자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직무를 수행하기에 정신적으로 부적격이라는 이유로 수정헌법 25조를 동원해 그를 몰아내는 방안을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지지할 것이라고 확신했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익명의 백악관 고위 관계자가 집필한 것으로 알려져 출간 전부터 관심이 집중됐던 책 ‘경고(A Warning)’의 저자가 내놓은 주장이다.

뉴욕타임스(NYT) 및 출판사가 현직 또는 전직 백악관 고위 관계자라고 설명한 저자는 ‘어나니머스(Anonymous)’라는 필명을 썼다. 그의 폭로에 따르면, 백악관 고위 관계자들은 직무수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는 대통령의 직무 박탈을 규정한 수정헌법 25조4항을 발동할 경우 각료들 중 이에 동조할 사람들이 몇 명이나 되는지 어림잡아 계산했다. 이 조항으로 대통령이 물러나게 되면 부통령이 남은 임기를 이어 받게 된다.

이 조항은 의회에 서한을 제출함으로써 발동되며, 이를 위해서는 정부부처 및 기관의 각료들 중 과반 이상, 그리고 부통령이 서명해야 한다. 

저자에 따르면, 이 백악관 고위 관계자들은 각료 절반 이상의 서명이 확보되기만 하면 펜스 부통령이 수정헌법 25조 발동을 지지할 것이라는 점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수정헌법 25조 발동이 공식적으로 논의된 적은 없지만, 부통령이 각료들과 함께 대통령직 박탈에 가담할 수도 있었다는 추측이 제기된 것 만으로도 트럼프 대통령의 분노를 초래할 게 분명하다. 트럼프는 자신에 대한 반대나 불충(disloyalty)을 용납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SAUL LOEB via Getty Images
US President Donald Trump leaves after speaking about Syria in the Diplomatic Reception Room at the White House in Washington, DC, October 23, 2019 followed by US Vice President Mike Pence(R). - President Donald Trump announced on Wednesday the United States would be lifting sanctions on Turkey, hailing the success of a ceasefire along its border with Syria."Earlier this morning, the government of Turkey informed my administration that they would be stopping combat and their offensive in Syria and making the ceasefire permanent," he said in a televised address from the White House. (Photo by SAUL LOEB / AFP) (Photo by SAUL LOEB/AFP via Getty Images)

 

11월19일에 출간될 예정인 책 ‘경고’의 내용 일부는 익명의 관계자에 의해 허프포스트에 제공됐다. 그는 익명을 보장하고, 책의 문장을 그대로 인용하지 않는 것을 제공 조건으로 내걸었다.

허프포스트는 수정헌법 25조 발동에 대한 펜스 부통령의 입장을 확인하지 못했으나 책 ‘경고’에 등장하는 내용들을 보도한다. 이 책은 출간 전부터 큰 화제를 모았으며, 법무부는 공직자의 기밀공개 의무 위반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고 저자에게 경고하기도 했다.

책에 따르면, 수정헌법 25조 발동에 대한 논의가 벌어진 건 2017년 5월 트럼프 대통령이 제임스 코미 FBI(연방수사국) 국장을 해임한 직후였다. 사전 경고나 의회와의 상의 없이 이뤄진 이 해임은 로버트 뮬러 특검 임명으로 이어졌다. 그는 FBI로부터 러시아의 2016년 대선개입 및 트럼프 측의 공모 여부에 대한 수사를 넘겨받아 수사를 벌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미 국장 해임을 둘러싼 논란을 예상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이며, 자신의 결정으로 뮬러 특검이 임명된 것에 격분했다. 그의 측근들은 허프포스트를 비롯한 여러 언론들에 당시 그의 행동이 ”정신을 놓은” 것처럼 보일 때도 있었다고 말한 바 있다.

책은 당시 트럼프의 행동이 너무나도 변덕스러웠던 나머지 정권 최고위층 내에서 수정헌법 25조 발동에 관한 논의가 촉발됐다고 적었다.

ASSOCIATED PRESS
Vice President Mike Pence, right, speaks with President Donald Trump behind him, during a ceremony to present the Presidential Medal of Freedom to former Attorney General Edwin Meese, in the Oval Office of the White House, Tuesday, Oct. 8, 2019, in Washington. (AP Photo/Alex Brandon)

 

2017년 1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이래 펜스 부통령은 대통령의 충성스러운 측근으로 자리매김해왔다. 그러나 트럼프는 아주 약간의 불충이나 불화도 잘 기억하는 인물이다. 두 명의 관계자들은 과거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했던 한 사건을 허프포스트에 설명했다. 2016년 10월 워싱턴포스트가 그 유명한 트럼프 음담패설 테이프를 공개하고 몇 시간 뒤에 열린 공화당전국위원회(RNC) 행사에서 펜스는 만약 당원들이 트럼프를 쫓아내길 원한다면 자신이 대통령 후보직을 넘겨받을 준비가 되어 있음을 암시하는 발언을 했는데, 트럼프가 그걸 기억하고 있었던 것.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트럼프 일가는 펜스가 대통령에게 충성심을 가지고 있다고 보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가족들을 빼고는 그 누구도 언제든지 ‘충성스럽지 못한 인물’이라는 낙인이 찍힐 수 있다. 트럼프가 그렇게 느낀다면 말이다.

지난 2년 동안 트럼프는 자신의 뜻을 거역할 수 있는 각료들을 조직적으로 내보냈다. 그 덕분에 현재 수정헌법 25조가 발동될 가능성은 거의 사라졌다. 

2018년 9월,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정부 고위 관계자”이며 ”그의 신원은 확인했으나 공개될 경우 직책을 박탈당할 위험이 있는” 인물이 쓴 익명의 기고문을 게재했고, 워싱턴 정가에는 큰 파문이 일었다.

이 기고문의 필자이기도 한 ‘어나니머스’는 이 글에서 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끊임없이 트럼프의 잘못된 충동을 좌절시키려 애쓰고 있으며, 수정헌법 25조에 관한 논의가 이뤄져왔다고 밝혔다. 

″많은 사람들이 목격했던 불안정에 따라 일찍이 내각 안에서는 대통령을 쫓아내는 복잡한 절차를 개시하게 될 수정헌법 제25조(대통령 탄핵 규정)에 대한 이야기들이 있었다. 그러나 누구도 헌법적 위기를 촉발시키기를 원하지 않았다.” 당시 기고문에서 ‘어나니머스’가 밝혔다.

Mark Wilson via Getty Images
WASHINGTON, DC - OCTOBER 23: U.S. President Donald Trump is flanked by Vice President Mike Pence (L) while making statement in the Diplomatic Room at the White House, on October 23, 2019 in Washington, DC. President Trump announced that the U.S. would be lifting all sanctions imposed on Turkey in response to their invasion of northern Syria. (Photo by Mark Wilson/Getty Images)

 

이 기고문이 나왔을 당시 펜스 부통령은 CBS ‘페이스 더 네이션’ 인터뷰에서 수정헌법 25조에 관한 논의에 관여했었냐는 질문을 받았다. 그는 ”결코 아니다. 왜 그렇게 하겠는가?”라고 답했다. 폭스뉴스 인터뷰에서는 거짓말 탐지기 조사라도 받겠다고 말했다.

이 기고문이 발행되고 몇 주 뒤, 뉴욕타임스는 로드 로젠스타인 당시 법무부 부장관이 각료들과 함께 수정헌법 25조를 발동해 트럼프의 대통령직을 박탈하는 방안을 논의했다는 탐사보도를 내놨다.

몇 개월 뒤에는 훗날 트럼프에 의해 해임됐으며 연방 형사 수사를 받고 있는 앤드류 맥케이브 FBI 국장대행이 CBS뉴스 ’60 Minutes’에 출연해 로젠스타인 법무부 부장관이 각료들과 수정헌법 25조 발동을 논의한 사실이 있다고 확인했다. 

″수정헌법 25조에 대한 논의는 얼마나 많은 각료들이 그와 같은 시도를 지지할 것인지 따져보는 차원에서 단지 로드가 이슈를 꺼내고 나와 논의했던 일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그와 같은 논의에서 내가 특별히 기여한 건 없다. 나는 그가 하려던 말을 들었을 뿐이다. 물론 엄청나게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시간들이었다.” 맥케이브가 했던 말이다.

 

* 허프포스트US의 Exclusive: Book Claims Senior Officials Believed Pence Would Support Use Of 25th Amendment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