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스타일
2019년 11월 06일 17시 39분 KST

2019년 나는 '쓰레기 제로'에 도전했다. 노력의 결과는 이랬다.

10개월 간의 투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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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

2018년 크리스마스.

나는 이런 식의 생활을 계속할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 나의 불안은 엄청나게 치솟은 상태였고, 우리의 음식과 물에서 미세 플라스틱이 발견되었다거나, 2050년에는 바다에 물고기보다 플라스틱이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뉴스를 볼 때마다 심장이 철렁했다. 부끄러웠다. 나는 쓰레기를 너무 많이 만들어내고 있었다.

크리스마스 하루에만 우리 가족은 쓰레기 봉지 7개를 가득 채웠다. 재활용 안 되는 포장지, 엄청나게 많은 플라스틱 포장재, 먹다 남긴 크리스마스 과자들과 엄청난 양의 음식 등이었다.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양의 쓰레기가 생기고 있다는 걸 점점 더 잘 알게 되면서 이미 환경에 대한 생각을 하기 시작하고 있던 때였다. 지난 70년 동안 인간들은 83억톤 이상의 플라스틱을 생산했고, 이 대부분은 매립지에 묻히거나 바다 등 자연 환경을 오염시키고 있다.

나는 우리 가족이 내놓은 쓰레기의 총량을 보고 충격을 받았고, 이걸 계기로 쓰레기를 극단적으로 줄이기에 돌입했다.

ELLIE PILCHER
리필 용기를 가져가야 상품을 살 수 있는 '쓰레기 제로 가게'에서 사온 식재료들.

2019년 1월 3일.

나는 ‘쓰레기 제로 생활‘을 결심했다. ‘쓰레기 제로’는 쓰레기를 가능한 최소한의 양으로 줄이는 것이다.

이를 실천하는 이들은 ‘5R’ 원칙을 따라야 한다. 거부하기(refuse), 줄이기(reduce), 재사용하기(reuse), 썩히기(rot), 재활용하기(recycle)이다.

테이크아웃 컵과 비닐 봉지 등 플라스틱 제품을 거부한다. 집에 이미 있는 물건을 재사용한다. 플라스틱 사용을 최소한으로 줄인다. 음식물 쓰레기를 퇴비로 만들 수 있다면 해야 한다. 그리고 가능하면 언제나 재활용해야 한다.

캐스린 켈로그 같은 유명한 쓰레기 제로 활동가들은 1년치, 또는 그 이상의 쓰레기를 식품 보존용 유리병 하나에 넣을 수 있다고 한다. 나는 그보다는 낮은 목표를 잡았다. 일단 처음에는 한 달에 쓰레기 봉지 하나만 사용해보자고 생각했다.

간단한 변화로 내 쓰레기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부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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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들이 직접 식재료를 담아갈 용기를 가져와야 사갈 수 있는 '쓰레기 제로 가게'의 내부

집에서 제일 가까운 ‘쓰레기 제로 가게’를 찾았다. 상당수는 독립 상점이었고 버스를 타면 금방 갈 수 있는 곳이었다. 소비자들이 병과 모슬린 가방 등을 가져와서 파스타, 견과류, 시리얼, 두류, 커피 콩 등을 구입하고 담아갔다. 가격은 브랜드가 아닌 무게에 따라 정해졌는데, 파스타와 렌틸콩은 더 저렴했지만 초콜릿과 요거트로 코팅한 건포도 등 사치품은 더 비쌌다.

이밖에도 1회용 커피컵 등 편리한 플라스틱 제품 구매를 중단했고, 토트백, 재사용 가능한 물병, 재사용 가능한 커피컵을 동네 가정용품점에서 제법 저렴한 가격에 샀다.

쓰레기 제로 친화적인 슈퍼마켓과 브랜드를 찾았고, 평소 다니던 슈퍼마켓에서 살 수 있는 포장되지 않은 과일과 채소, 리필 가능한 청소용품 등을 메모해두었다. 플래닛 오가닉(Planet Organic), 홀푸즈(Whole Foods) 같은 마트가 생분해 가능하며 패키지 없는 제품을 사기에 제일 좋았다.

쓰레기 제로는 일단 아주 재미있었다. 짧은 기간 동안 아주 많은 것들을 바꾸어서, 내가 내놓는 쓰레기가 변하는 걸 즉시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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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세이유 바다에서 떠다니는 쓰레기들. 2050년에는 정말로 바다에 물고기보다 쓰레기가 많을 것이라는 예측이 있다.

나의 플라스틱 오염은 거의 제로가 되었다. (나는 초콜릿을 아주 좋아하는데, 성가신 초콜릿 포장지와 내가 플라스틱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았던 칫솔과 메이크업 포장지 등 때문에 플라스틱을 아예 없앨 수는 없었다.)

1월에는 쓰레기 봉지를 단 하나만 썼다. 대부분은 내가 사는 곳에서 음식물 쓰레기를 퇴비화시킬 수 없어서 내놓은 음식물 쓰레기였다.

쓰레기 제로를 딱 한 달 해봤는데도 정신 건강이 나아졌다. 환경에 대한 죄책감이 줄어서다. 내가 변화를 이루었다는 사실에 힘을 얻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쓰레기 제로가 지키며 살아가기 쉬운 철학으로 느껴졌다.

하지만 쓰레기 제로 라이프스타일은 시작하기가 어려운 게 아니다. 유지하기가 어렵다.

재사용 가능한 생리팬티, 생리컵, 재사용 가능한 음식 덮개 등 초기 지출 비용이 큰 오래 가는 물건들을 사니 돈이 많이 나갔다. 데오드란트와 치약 등 플라스틱이 없는 일상 세면도구도 생분해 포장과 오가닉 재료 때문에 더 비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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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없는 일상용품과 쇼핑 용품들의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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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없는 일상용품과 쇼핑 용품들의 예

쓰레기가 줄어드는 것과 동시에 지출은 늘어났다. 라이프스타일이 바뀌며 계획이 난항을 겪었다. 내가 직장을 옮긴 것이다.

근무시간이 바뀌고 출퇴근 시간이 길어지니 주의 깊게 짠 쇼핑과 식생활 계획이 뒤틀렸다. 수입은 늘어났지만 시간은 줄어들었다.

나는 편의성 때문에 예전 습관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점심을 미리 만들어 놓는 대신 일하다 말고 사먹었다. 생분해가 안되는 화장솜, 데오드란트, 치약을 샀다. 결국 쓰레기 제로 상점 쇼핑을 아예 그만두게 되었다.

쓰레기 제로 라이프스타일은 구입할 수 있는 제품의 폭을 크게 줄인다는 의미다. 장을 볼 시간이 줄어드니 더욱 쉽지 않았다.

처음에 쓰레기 제로를 시작했을 때는 여러 쓰레기 제로 가게들을 돌아다니며 장을 보는데 주말 시간을 많이 썼다. 쓰레기 제로 가게들은 거의 다 독립 상점이라, 공간이 좁고 현금 유동성이 제한적이다. 그래서 일부 제품들만 가져다 놓을 수 있다. 건물류만 파는 곳도 있고, 라이프스타일 제품만 파는 곳도 있다. 이것저것 팔지만 선택의 폭이 좁은 곳도 있다. 내가 쓸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다보니 이런 곳들을 찾아다니는 건 무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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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제로를 실천하는 건 존경스러운 일이지만, 내게 가능한 일은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되었다. 인스타그램에 올릴 수 있을 법한 유리병 하나 분량으로 1년치 쓰레기를 제한하려고 노력할 수는 있지만, 결국 편의를 위해서나 대안이 없어서 쓰레기가 생기는 제품을 구매할 수 밖에 없게 될 것이다.

앞으로도 계속할 것이 100% 확실한 쓰레기 제로 구매도 있다. 생리대가 아닌 생리팬티를 사용하는 것, 청소용품을 식초, 물, 에센셜 오일을 섞어서 직접 만드는 것, 과일과 채소는 전부 포장되지 않은 걸 사는 것 등이다.

하지만 시간 제약과 비용 때문에 늘 가능하지는 않은 것도 있다. 밖에서 음식을 사먹는 대신 점심을 미리 만들어 둔다거나, 치약을 직접 만든다거나, 우리가 간과하곤 하는 플라스틱 포장에 든 약 또는 플라스틱 튜브에 든 처방전이 필요한 스킨 케어 용품 사용 등이다.

쓰레기 제로를 시도해보기 전까지는 나는 오염에 대한 나의 기여 때문에 늘 불안하고 죄책감을 느꼈다. 그래서 낭비가 심한 제품보다는 지속가능한 제품을 찾아보자고 결심했다. 하지만 쓰레기 제로를 유지하는 것 역시 이 기준에 맞춰야 한다는 불안함을 키웠고, 실패했을 때는 큰 죄책감을 느꼈다.

작년 동안 쓰레기 제로를 시도하며 얻은 가장 큰 교훈은 너무 자책하지 말자는 것이다. 실수는 자연스럽다.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에 재적응하려면 시간이 걸린다. 완벽해지기란 불가능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시도도 하지 않아서는 안된다.

대형 상점과 브랜드가 쓰레기 제로 라이프스타일에 협조해주기 전까지는 완전한 쓰레기 제로의 삶이란 늘 힘들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타인들에게 이런 변화를 일으키고 운동을 만들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하지 않아선 안된다.

비록 완전한 성공은 하지 못했으나, 쓰레기 제로에 도전한 지난 1년은 내 삶을 바꾸었다. 당신의 삶 역시 달라질 수도 있다.

 

*허프포스트 미국판의 독자 기고 을 번역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