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2019년 11월 05일 16시 40분 KST

미국 외교관들의 증언 : 트럼프 정부가 국내 정치에 외교를 동원했다

미국 민주당이 그동안 진행한 탄핵조사 비공개 증언의 녹취록 일부가 공개됐다.

Yuri Gripas / Reuters
U.S. President Donald Trump delivers remarks at a Keep America Great Rally at the Rupp Arena in Lexington, Kentucky, U.S., November 4, 2019. REUTERS/Yuri Gripas

워싱턴 (로이터) - 두 명의 미국 외교관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국내 정치적 목적에 국무부가 동원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미국의 국익을 해치게 될 것이라고 의원들에게 증언했다. 4일 공개된 하원 탄핵조사 증언 녹취록들에 나오는 내용이다.

이 녹취록들은 하원 외교위원회, 정보위원회, 정부개혁감독위원회가 진행한 비공개 조사에 관해 처음으로 공개된 것들이다. 증언에 나선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들이 트럼프의 정치적 경쟁자에 대한 수사 개시를 우크라이나에 압박하는 과정에서 고위공직자로서 겪었던 고통을 구체적으로 묘사했다.

트럼프가 5월에 급작스럽게 소환했던 마리 요바노비치 전 우크라이나주재 미국대사는 보수 언론들을 비롯해 대통령에 대한 충성심에 의문을 제기하는 트럼프 최측근들로부터 자신이 받았던 공격들을 하원 위원회에 출석해 증언했다.

″나는 큰 충격에 빠졌다.” 몇 달 동안 트럼프가 자신의 사임을 원하고 있었다는 것을 필립 리커 국무부 차관보로부터 알게 된 일을 언급하며 요바노비치가 한 말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인인 루디 줄리아니와 트럼프의 아들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역시 소셜미디어에 요바노비치에 대한 비판 글을 올렸다.

″대통령의 아들이 ‘이런 얼간이들을 내보내야 한다’거나 하는 식으로 나를 지칭하는 말을 한다면, (파견된) 나라에서 믿을 만한 대사로서 직무를 수행하기는 어렵게 된다.” 요바노비치가 말했다.

그는 유럽연합(EU)주재 미국 대사 고든 손들랜드가 자신에게 대사직을 지키려면 트위터로 트럼프에 대한 지지를 표현하라고 권유한 일도 설명했다. ”그가 말하길, 알다시피 통크게 가거나 그렇지 않으면 집으로 돌아가야 할 것이다. 대통령을 지지한다는 걸 트윗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 

Jonathan Ernst / Reuters
Former U.S. ambassador to Ukraine Marie Yovanovitch arrives to testify in the U.S. House of Representatives impeachment inquiry into U.S. President Trump on Capitol Hill in Washington, U.S., October 11, 2019. REUTERS/Jonathan Ernst

 

다른 증인 여러명도 트럼프의 주요 후원자 중 하나인 손들랜드 EU대사가 EU 회원국도 아닌 우크라이나 관련 정책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고 말했다. 손들랜드도 하원 탄핵조사에 나와 증언했으며, 그 녹취록은 5일 공개될 예정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의 고문을 지낸 마이클 맥킨리는 국무부가 트럼프 및 그의 정치적 측근들이 가하는 비판으로부터 요바노비치를 보호하지 않기로 하는 것을 보고는 사임을 결심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국내 정치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해외 대사관들을 동원하는 것으로 보이는” 일들에 우려했다고 밝혔다.

″나는 우리가 국경을 초월해 하고 있는 업무의 온전성을 유지하는 방법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우리는 (파견된) 해외에서 불편부당함을 보여 주어야 하는 사람들이다.”

민주당이 이끄는 하원 탄핵조사는 2020년 11월 대선에서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민주당 유력 대선주자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수사해달라고 요청한 7월25일자 전화통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탄핵조사를 벌이고 있는 하원 위원회들은 이번달에 개시될 공개 증언에 앞서 이날부터 앞선 비공개 증언 녹취록들을 공개하기 시작했다.

공화당 의원들은 탄핵조사가 충분히 투명하지 않다며 불만을 제기해왔다. 민주당은 조사에 관해 하원의 규정을 따르고 있으며, 과거에 있었던 탄핵조사들에서도 비공개 및 공개 증언이 모두 있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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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 President Donald Trump listens during a meeting with Italy's President Sergio Mattarella as U.S. Secretary of State Mike Pompeo looks on in the Oval Office of the White House in Washington, U.S., October 16, 2019. REUTERS/Jonathan Ernst

 

위협을 느꼈다

10월11일 증언에 나섰던 요바노비치 전 대사는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위협을 느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요바노비치 대사가 ”어떤 일들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몰랐다. 매우 우려스러웠다.” 요바노비치가 말했다. ”지금도 그렇다.”

그는 대통령 간 통화에서 자신이 언급됐고 트럼프가 자신 ”또는 다른 외교관들을 외국의 대화 상대방에게 그런 식으로” 말할 수 있다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증언했다.

트럼프는 자신은 잘못한 일이 전혀 없다며 민주당이 자신의 2016년 대선 깜짝 승리를 뒤집으려고 부당하게 자신을 겨냥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증언 요청을 받은 다른 미국 정부 당국자 네 명은 4일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고 의원들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부고발자의 신원을 밝혀야 한다고 재차 요구했다.

몇몇 민주당 의원들은 정부 당국자들에게 탄핵조사 협조 요청에 응하지 않도록 지시한 트럼프이 의회방해 혐의로 기소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의원들은 다른 혐의도 검토중이다.

백악관 예산국과 국가안보실(NSC) 등에 몸 담고 있는 증인 네 명의 증언은 트럼프가 정치적 이득을 취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해외 원조를 지렛대로 삼았는지 파악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할 예정이었다.

의원들은 특히 그 중에서도 존 아이젠버그 NSC 선임 법률고문의 증언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NSC 당국자이자 통화를 직접 들었던 알렉산더 빈드먼 중령의 지난주 증언에 대해 잘 아는 관계자에 따르면, 아이젠버그는 문제의 통화 기록을 백악관에서 최고 수위의 기밀이 보관되는 컴퓨터 시스템으로 옮긴 이례적인 조치를 취한 장본인이다. 

하원이 탄핵소추안을 통과시키면 공화당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상원은 대통령을 탄핵시킬 것인지를 두고 탄핵재판을 벌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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