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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쇼핑몰에 몰려든 시위대를 향해 한 남성이 흉기를 휘둘렀다

홍콩 시위가 22주째 계속되고 있다.

  • 허완
  • 입력 2019.11.04 17:22
A police officer aims his weapon as shoppers and anti-government protesters gather at New Town Plaza in Sha Tin, Hong Kong, China November 3, 2019. REUTERS/Thomas Peter
A police officer aims his weapon as shoppers and anti-government protesters gather at New Town Plaza in Sha Tin, Hong Kong, China November 3, 2019. REUTERS/Thomas Peter ⓒThomas Peter / Reuters

홍콩(로이터) - 경찰과 추격전을 벌이던 홍콩 반(反)정부 시위대가 3일 저녁 한 쇼핑몰에 몰렸고, 이 과정에서 한 남성이 칼을 휘둘러 여러 명에게 부상을 입혔다. 한 지역 정치인은 귀 일부를 물어뜯긴 것으로 보인다.

동쪽 교외의 타이쿠싱에 있는 쇼핑몰 시티플라자에서 시위대가 형성한 인간 사슬과 경찰은 정면 충돌을 벌였다. 양측은 어린아이들을 데리고 온 가족들이 불과 몇 분 전에 윈도우 쇼핑을 하고 아이스링크의 스케이팅을 구경하던 에스컬레이터를 뛰어서 오르내리며 거칠게 충돌했다.

경찰은 1997년 중국에 반환된 홍콩에 대한 중국의 간섭에 분노한 홍콩 시민들이 22주 연속으로 주말 시위를 벌인 이 날, 시위대가 구호를 외치며 평화 시위를 벌인 뒤 쇼핑몰 레스토랑의 기물을 파손했다고 말했다.

부상자도 여럿 발생했는데, 칼을 휘두른 것으로 추정되는 흰 티셔츠 차림의 남성은 시위대에게 방망이로 폭행당했다. 쇼핑몰 바깥 인도에 잔뜩 고인 피속에 쓰러져 있는 남성도 있었다.

앤드류 치우 민주당 구의원도 부상을 입어 귀에서 피를 흘렸다. 제임스 토 민주당 의원은 칼을 든 용의자가 치우 의원의 귀를 일부 물어뜯고 다른 사람들에게 상처를 입혔다고 기자들에게 전했다.

피투성이가 된 손으로 귀 조각이 든 비닐봉지를 든 치우 의원이 모습이 TV에도 나왔지만, 토 의원은 다른 사람들이 더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고 말했다.

쇼핑몰 바깥에는 식칼 한 자루가 내버려져 있었다.

A view of the scene where Andrew Chiu Ka Yin, District Councillor of Taikoo Shing West, was injured in a knife attack during anti-government protest at a shopping mall in Hong Kong, China November 3, 2019. REUTERS/Tyrone Siu
A view of the scene where Andrew Chiu Ka Yin, District Councillor of Taikoo Shing West, was injured in a knife attack during anti-government protest at a shopping mall in Hong Kong, China November 3, 2019. REUTERS/Tyrone Siu ⓒTyrone Siu / Reuters

 

시위대들은 홍콩 경찰들이 잔혹하다며 “검은 경찰!”을 외쳤고, 경찰은 시위대 몇 명을 체포했다. 대치 상태는 밤 늦게까지 이어졌고, 주민들은 길가와 인근 아파트 발코니에서 경찰을 야유하며 “당장 꺼져라”를 비롯한 다양한 욕설을 광동어로 외쳤다.

경찰은 타이쿠싱 이스트 호텔 앞에서 시위대를 해산시키려고 최루 가스를 쏜 다음 떠났다.

“이 경찰들은 예전과는 다르다.” 줄리(24)는 경찰들에게 가운뎃손가락을 들어보이며 말했다. “그들이 들어와서 우리를 마구 밀쳐댔다. 이건 옳지 않다.”

기자들이 가까이 다가가자 경찰은 페퍼 스프레이를 뿌렸고, 언론인 한 명을 체포했다.

“통제를 벗어났다. 이건 평화로운 시위였다. 이 사람들은 그냥 근처에 사는 동네 주민들이다.” 마케팅에 종사하는 데스먼트 퐁(28)의 말이다. 그는 시위가 터졌을 때 스니커즈를 구입하기 위해 쇼핑을 하던 중이었다.

타이쿠싱은 1970년대부터 개발된 사무실 및 고층 아파트 지역으로, 인근 쿼리베이에 지역에는 더 최근에 지어진 사무실, 바, 식당들이 모여있다.

A riot police officer scuffles with protesters as he tries to detain a protester at a shopping mall in Tai Po in Hong Kong, China November 3, 2019. REUTERS/Kim Kyung-Hoon
A riot police officer scuffles with protesters as he tries to detain a protester at a shopping mall in Tai Po in Hong Kong, China November 3, 2019. REUTERS/Kim Kyung-Hoon ⓒKim Kyung Hoon / Reuters
Police officers scuffle with shoppers and anti-government protesters as they gather at New Town Plaza in Sha Tin, Hong Kong, China November 3, 2019. REUTERS/Shannon Stapleton
Police officers scuffle with shoppers and anti-government protesters as they gather at New Town Plaza in Sha Tin, Hong Kong, China November 3, 2019. REUTERS/Shannon Stapleton ⓒShannon Stapleton / Reuters

 

타이포, 투엔 문, 샤틴 등 홍콩 신계지역의 쇼핑몰 안팎에서도 싸움, 기물 파손, 실랑이가 벌어졌다. 시위대는 욕설을, 경찰은 페퍼 스프레이를 퍼부었다. 시위대는 타이포 거리에 바리케이드를 설치했다.

베이징의 공산당 지도부에 분노한 민주주의 지지 시위대는 중국이 홍콩에게 약속했던 자유에 개입하는 것에 항의하며 2일에 홍콩섬  전역에서 시위를 벌였다. 중국은 개입을 부인하고 있다.

시위대는 친중국 성향으로 간주되는 홍콩 업체들의 기물을 파손해 왔으며 7월에는 중국 주권의 상징인 연락판공실을 그래피티로 덮기도 했다.

미화원들은 시위대가 파괴한 건물 중 하나인 중국 국영방송 신화 통신사 홍콩 사무실에서 깨진 유리조각을 3일에 쓸어담았다. 시위대는 화염병을 던지고 지하철역에 불을 지르기도 했다.

신화통신사는 이 공격이 문과 보안 시스템을 부수고, 로비에 불을 지르고 페인트 폭탄을 던진 ‘야만적 폭력배들’의 소행이라고 규탄했다.

신화 대변인은 페이스북에 “악질 시위자들의 행동은 ‘폭력을 멈추고 질서를 회복하는 것’이 현재 홍콩에서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과제임을 다시 한 번 보여준다”라고 적었다.

경찰은 2일부터 3일 이른 시각에 걸쳐 홍콩 전역에서 시위대를 향해 최루가스, 고무탄, 물대포를 쏘았다. 시위대의 주요 요구 사항 중 하나는 경찰의 잔혹함에 대한 독립적 수사이다.

5개월 동안 불안이 지속되며 가슴에 총을 맞은 시위자와 목을 칼로 베인 경찰 등 부상 건이 여럿 발생했으나, 6월에 시위가 시작된 이래 사망자는 없었다.

영국에서 반환된 후 중국의 ‘일국양제’ 하에 들어온 홍콩은 그후 50년 동안 자유를 보장받기로 했다. 중국 인민해방군이 홍콩에 주둔하고 있긴 하나, 시위 시작 후에는 부대 내에만 머물러 있다.

지난달 시위대는 인민해방군 부대를 표적으로 삼아 레이저를 쏘았고, 인민해방군은 체포될 수 있다는 경고 배너를 내걸었다. 인민해방군 상급 장교들은 폭력은 용인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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