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테인먼트
2019년 11월 01일 17시 33분 KST

이번 블리즈컨에서는 오버워치 2든 디아블로 4든 뭐든 나올 것 같다

'철저한 보안'에도 불구하고 떡밥이 계속 나오고 있다

‘스타크래프트‘와 ‘디아블로‘로 유명한 게임제작사 블리자드에게 2018년 11월은 창사 이래 최악의 순간이었다. 블리자드는 2018년 블리즈컨(블리자드에서 주최하는 블리자드 게임 축제로 신작 발표 등 여러 행사가 펼쳐진다)을 앞두고 ‘떡밥‘을 뿌렸다. 행사 가장 첫날 첫 행사로 ‘디아블로 신규 콘텐츠 예고’를 잡아두었다.

블리자드는 매년 그 해의 핵심 발표를 첫날 오전에 배치해왔다. 블리자드가 만들어낸 ‘역작’ 중 하나인 디아블로가 첫날에 배치됨에 따라 팬들은 역대 디아블로 시리즈 중 가장 인기 있었던 ‘디아블로 2’의 리마스터 버전이 나오거나 신작 디아블로 4가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모두의 기대는 빗나갔다. 블리자드가 새로 공개한 것은 리마스터도 신작도 아니었다. 모바일 버전의 디아블로인 ‘디아블로 이모탈‘이었다. 블리자드가 게임 제작 계획을 발표하자마자 현장에 있던 기자들과 참석자들은 야유를 보냈다. 완성도 높은 PC게임을 제작하기로 유명했던 블리자드가 갑자기 모바일 게임을 만들겠다고 발표하자 여론은 차갑게 식었다. 현장에 참석한 한 기자는 일말의 기대를 품고 “(디아블로 이모탈)PC 버전 출시 계획이 있냐”고 물었지만 제작진은 ”여러분 모두 휴대폰을 갖고 있지 않냐. 태블릿으로도 할 수 있다”고 답해버리고 말았다. 그의 발언은 ‘님폰없?’으로 박제됐다.

 

전설의 그 장면

 

현장에서의 실망은 그대로 팬들에게도 이어졌다. 팬들은 ‘덕력‘으로 게임을 만들던 블리자드가 ‘가챠‘로 태세를 전환했다며 비판했다. 디아블로 이모탈 소개 영상은 ‘좋아요‘의 20배에 달하는 ‘싫어요’가 찍혔다. 그런 가운데 블리자드는 또다른 문제를 만들어냈다. 홍콩 출신 하스스톤 게이머 블리츠청이 지난 10월, ‘하스스톤 아시아 태평양 그랜드마스터즈’ 경기 후 인터뷰에서 방독면과 고글을 쓴 채로 ”홍콩 해방, 우리 시대의 혁명!”이라고 외친데 대해 블리자드가 1년 간 대회 출전 금지 및 상금 몰수라는 강력한 제재로 대응한 것이다.

이 사건은 거대 게임사가 게이머에게 행한 정치적 탄압으로 언급되며 큰 논란에 이 되었다. 블리자드가 중국의 자본에 굴복해 표현의 자유를 침해했다는 비판이 줄을 이었다. 소셜미디어에서는 블리자드 보이콧 운동이 일기 시작했다. 일부 블리자드 직원들은 자사의 결정에 반발하며 파업에 나서기도 했다.

결국 블리자드는 해명에 나섰다. 블리자드 측은 ”블리츠청이 표명한 견해는 우리의 결정에 어떠한 영향도 미치지 않았다. 우리와 중국의 관계는 우리 결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것을 명확히 밝히고 싶다”며 정치 탄압이 아니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블리자드는 ”되돌아보니 (징계 결정) 과정은 적절하지 못했고 우리는 너무 빨리 대응했다”며 블리츠청에 대한 징계를 완화했다.

연이은 ‘논란‘으로 블리자드에 대한 게이머들의 민심은 바닥을 쳤다. ‘우리가 알던 블리자드가 아니’라며 실망을 표했다. 등 돌린 고객들을 되돌리기 위해서는 한방이 필요했던 블리자드였다. 블리자드는 이번 블리즈컨을 이전과는 다르게 준비할 필요가 있었다.

어쩌면 블리자드는 2018년의 패착을 ‘기대감을 증폭시켰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예년과 달리 올해는 블리즈컨 주요 세션들의 내용을 숨겼다. 현장에 취재를 나간 기자들도 아직 블리자드가 무엇을 발표할지 모르고 있는 상태다.

 

블리즈컨 2019

 

다만 이미 나온 ‘떡밥‘들을 통해 대강의 내용을 추측해볼 수는 있다. 먼저 가장 유력한 설은 ‘오버워치 2’ 혹은 ‘오버워치 대단위 업데이트’다. 글로벌 스포츠 전문지 ESPN은 블리자드 내부 문서를 입수했다면서 이번 블리즈컨에서 오버워치 2가 공개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ESPN은 오버워치 2가 플레이어와 플레이어 간의 대결(PvP)이 아니라 플레이어들이 합동으로 미션을 해결해 나가는 PvE 방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오버워치가 출시 3년밖에 되지 않았고 게임의 스토리도 완결되지 않았기 때문에 후속작이 공개되기보다는 대규모 업데이트로 마무리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실제 이번 블리즈컨은 오버워치 업데이트 세션을 별도로 잡아놨기 때문에 ESPN이 보도한 내용이 업데이트되는 선으로 끝날 수도 있다.

또다른 유력한 설은 바로 디아블로 4다. 작년에 디아블로 신작을 기다렸다 실망한 게이머들을 되돌리기 위해서는 디아블로 신작을 공개해야 하지 않겠냐는 추측이다. 이런 기대감을 반영한 듯 소셜미디어에는 ‘디아블로 공식 아트북’이라는 설명의 이미지가 한 장 돌고 있는데 이 이미지 안에는 디아블로 4가 언급돼 있다. 이 때문에 팬들은 디아블로 4 출시가 유력해진 것 아니냐며 기대를 모으고 있다.

 

'디아블로 공식 아트북'이라는 설명의 이미지

 

디아블로2 리마스터 공개 가능성도 동시에 점쳐지고 있다. 블리자드는 최근 게임앱 업데이트를 통해 디아블로 2 아이콘을 추가했다. 갑작스러운 아이콘 추가에 유저들은 이번 블리즈콘에서 디아블로 2 리마스터 버전이 공개되는 것 아니냐고 예측하고 있다. 이미 스타크래프트 1 리마스터 버전을 공개하고 워크래프트 3 리포지드 출시를 예고한 블리자드가 디아블로 2를 리마스터로 재출시하는 것은 크게 놀라운 일이 아니다. 블리자드는 이미 2017년, 디아블로 2와 관련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채용을 진행하며 개발작업을 알린 바 있다.

이밖에도 월드오브워크래프트(WOW)의 차기 확장팩, 워크래프트 3 리포지드 관련 내용, 하스스톤,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등 기존 서비스 작에 대한 확장팩 업데이트 소식도 공개될 가능성이 높다.

2019 블리즈컨은 현지시각으로 1일부터 2일까지 이어진다. 한국시간으로는 2일 새벽 3시부터 개막식이 시작된다. 연이은 악재로 기로에 서있는 블리자드가 이번에도 다시 ‘너폰없?’ 같은 악몽을 재현할 경우 돌이킬 수 없는 사용자 이탈에 직면할 수 있다. 블리자드 입장에서는 이번 블리즈컨에서 오버워치 2든 디아블로 4든 뭐든 내놓아야 하는 시간이다. 이번 블리즈컨이 더없이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