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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배한 휴스턴에 139억원 베팅한 '매트리스 맥'의 천재적 헤징 기술

그는 휴스턴의 엄청난 팬이다

  • 박세회
  • 입력 2019.11.01 15:05
  • 수정 2019.11.01 16:40
HOUSTON, TX - MAY 04:  Honoree Jim McIngvale speaks onstage during the Fifth Annual UNICEF Gala Houston 2018 at The Post Oak Houston on May 4, 2018 in Houston, Texas.  (Photo by Bob Levey/Getty Images for UNICEF)
HOUSTON, TX - MAY 04: Honoree Jim McIngvale speaks onstage during the Fifth Annual UNICEF Gala Houston 2018 at The Post Oak Houston on May 4, 2018 in Houston, Texas. (Photo by Bob Levey/Getty Images for UNICEF) ⓒBob Levey via Getty Images

미국 프로야구팀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에 40억 원(350만 달러)을 베팅한 휴스턴의 광팬은 총 얼마를 잃었을까? 40억원을 잃었다고 생각하기 쉽겠지만 그렇게 산수가 쉽지 않다.

휴스턴 애스트로스(이하 ‘휴스턴‘)는 31일(현지시간) 열린 월드시리즈 7차전에서 워싱턴 내셔널스에 2대6으로 패배했다. 이 경기로 수많은 휴스턴 팬들이 상심했겠으나 많은 눈이 가구점 ‘갤러리 퍼니처’의 소유주 짐 맥인베일(별명 ‘매트리스 맥‘)에게 쏠렸다. 그가 휴스턴 우승에 350만 달러, 약 40억원을 베팅했기 때문이다. ABC의 보도에 따르면 그가 지난 10월 1일 스칼릿 펄 카지노에 있는 ‘드래프트킹스’에서 내기에 건 이 금액은 미국의 단일 베팅 역사상 최고액이다.

그러나 그는 350만 달러 외에도 다양한 돈을 걸고 다녔다고 한다. 플레이오프가 시작하기 전에 이미 5백만 달러를 베팅했으며 애스트로스가 승승장구하자 미국 전역을 돌아다니며 더 큰 금액을 베팅했다.

매트리스 맥은 미시시피에 있는 스칼릿 펄 카지노에서만 지난 수요일(30일)에 건 70만 달러(약 8억1760만원)를 포함해 총 620만 달러(72억4160만원)를 베팅한 것으로 보도됐다. 즉 350만 달러는 단일 베팅이었을 뿐이며, 여기 저기에 열심히 걸고 다녔다는 얘기다. 참고로 본인도 얼마를 걸었는지 정확하게 모른다고 한다. 그러나 한 매체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그가 지난 10월 1일부터 휴스턴에 건 확인된 금액을 다 합하면 최소 1196만1000달러(약 139억6200만원)에 달한다. 

사실 그는 막무가내로 베팅한 게 아니었다. 그는 이 내기는 일종의 ‘헤징’(hedging, 위험상쇄를 뜻하는 금융 용어)이었다. 그는 2019년 시즌이 시작하면서 “3000달러(약 350만원)가 넘는 매트리스를 사는 고객들은 휴스턴 우승 시 전액 환불” 프로모션을 걸었다. 그런데 휴스턴이 이번 시즌 선발 투수로 누구를 데려왔느냐 하면, 잭 그레인키다. 휴스턴이 트레이드 마지막 날 잭 그레인키 영입에 성공하자 매출이 상승하는 게 보였다. 그는 진심으로 휴스턴이 우승하길 원했지만, 우승 시에 고객들의 매트리스 값을 되돌려 줘야 할 위험을 헤징해야 했다. 그래서 선택한 게 휴스턴 우승에 ‘베팅을 하는 것’이었다.

HOUSTON, TX - MAY 04:  Honorees Linda McIngvale (L) and Jim McIngvale attend the Fifth Annual UNICEF Gala Houston 2018 at The Post Oak Houston on May 4, 2018 in Houston, Texas.  (Photo by Bob Levey/Getty Images for UNICEF)
HOUSTON, TX - MAY 04: Honorees Linda McIngvale (L) and Jim McIngvale attend the Fifth Annual UNICEF Gala Houston 2018 at The Post Oak Houston on May 4, 2018 in Houston, Texas. (Photo by Bob Levey/Getty Images for UNICEF) ⓒBob Levey via Getty Images

그는 이와 비슷한 프로모션을 지난 2017년에도 벌인 바 있다. 휴스턴 애스트로스가 창단한 첫해다. ”휴스턴 우승 시 3000달러 이상 매트리스 전액 환불”을 그때도 똑같이 내걸었다. 당시 휴스턴은 LA 다저스를 꺾고 ‘창단 첫해 우승’이라는 기염을 토했는데, 이때도 매트리스 맥은 미국 전역을 돌아다니며 베팅을 했다.

매트리스 맥은 KHOU11과의 인터뷰에서 “2017년에 우리는 보험에 들지 않았다”라며 ”그래서 네바다에 가서 여러 도박 회사를 찾아다니며 베팅을 해서 위험을 헤징해야 했다”고 밝혔다. ”올해도 나는 보험을 들지 않았다. 애스트로스가 너무 유명해져서 보험료가 올라갔다. 그래서 2017년에 했던 걸 그대로 한 것이다”라고 밝혔다. 아직 손익계산서는 나오지 않았다. 비록 내기에서 돈은 잃었지만, 프로모션으로 상승한 매출을 생각하면 그리 크게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니었을 것이다. 엄청난 리스크의 프로모션을 벌이고 프로모션의 리스크를 고액 도박으로 헤징하는 그의 천재성에 찬사를 보낸다. 

한편 매트리스 맥은 텍사스에서는 ‘영웅‘으로 불리며 큰 존경과 찬사를 받는 아이콘이다. 그는 지난 2017년 텍사스에 허리케인 하비가 들이닥쳐 수많은 이재민이 발생했을 당시 휴스턴에 있는 ‘갤러리 퍼니처’의 매장 2개를 이재민 임시 보호소로 개방했다. 그뿐만 아니라 당시 그는 자사의 트럭으로 이재민들을 이송하는가 하면 보호소에서 충분한 음식을 제공한 바 있다. 2016년 휴스턴 홍수 때에도, 그 12년 전인 허리케인 카트리나 때도 자신의 매장을 이재민 보호소로 제공했다. 

박세회 sehoi.park@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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