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트럼프는 쿠르드 다음 어디를 버릴까? 아프가니스탄? 대만?

하루 앞을 알 수 없는 세계

FILE - In this Saturday, July 8, 2017, file photo, U.S. President Donald Trump, left, and Chinese President Xi Jinping arrive for a meeting on the sidelines of the G-20 Summit in Hamburg, Germany. The United States apologized for mistakenly describing Xi as the leader of Taiwan, China said Monday, July 10, 2017. Chinese scholars said the mistake shows a lack of competence in the White House that is not conducive to healthy U.S.-China relations. (Saul Loeb/Pool Photo via AP, File)
FILE - In this Saturday, July 8, 2017, file photo, U.S. President Donald Trump, left, and Chinese President Xi Jinping arrive for a meeting on the sidelines of the G-20 Summit in Hamburg, Germany. The United States apologized for mistakenly describing Xi as the leader of Taiwan, China said Monday, July 10, 2017. Chinese scholars said the mistake shows a lack of competence in the White House that is not conducive to healthy U.S.-China relations. (Saul Loeb/Pool Photo via AP, File) ⓒASSOCIATED PRESS

트럼프가 쿠르드를 버렸다. 만약 이 결정이 자국 우선주의나 경제 우선주의에 따른 결정이라면, 다음번에 또 버려지는 나라가 나올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나온다.

일단 상황을 알아보자. 좀 애매한 단어 ‘쿠르드 세력’이 어떤 존재인지 미국의 입장에서 아주 간단하게 말하면, 미국과 함께 이슬람국가(ISIS)와 싸워 격퇴한 핵심 세력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이들은 지난 2018년 미국과 함께 이슬람국가 격퇴에 힘썼다. 그 결과로 시리아 영토의 3분의 1가량을 쿠르드 세력 안에 넣었으며 이슬람국가를 패망에 가깝게 격퇴했다. 그 과정에서 쿠르드 세력 1만 명이 사망했다. 트럼프는 당시에는 ”그들은 우리와 함께 싸웠다. 우리와 함께 목숨을 잃었다”라며 ”우리는 그들을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의리의 사나이처럼 보였다. 그리고 거의 꼭 1년 뒤인 지난 10월 9일 트럼프는 시리아 북부에 남아 있던 미군 병력을 철수하겠다고 발표했다. 시리아 북부 위로는 쿠르드 세력 괴멸을 오래전부터 외쳐온 터키가 있다. 터키가 곧바로 시리아의 쿠르드 지역 침공을 개시하겠다고 발표했고, 쿠르드 세력은 미군의 적인 이란과 러시아의 지원을 받는 시리아 정부군과 손을 잡았다.

미국 내에서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에게도 비난을 받은 트럼프의 결정 뒤에는 돈이 있다. 트럼프는 ”끝없는 전쟁에서 벗어날 때”라고 말했고, ”우리는 그동안 엄청난 양의 돈과 장비를 지원했다”고 말했으며, ”우리는 여생 동안 쿠르드인들을 지켜주겠다고 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석유를 지키는 것 말고는 (병력을 남겨둘) 필요가 없다고 본다.” 거의 4년을 함께 싸우고 1년 만에 돌아선 이유는 아마도 ‘돈’ 즉, 자국 우선주의 혹은 미국고립주의적인 사고방식이다.

Taiwan's President Tsai Ing-wen speaks during her visit in Port-au-Prince, Haiti July 13, 2019. REUTERS/Andres Martinez Casares
Taiwan's President Tsai Ing-wen speaks during her visit in Port-au-Prince, Haiti July 13, 2019. REUTERS/Andres Martinez Casares ⓒAndres Martinez Casares / Reuters

트럼프가 쿠르드를 버리는 결정에 다다른 사고방식을 생각할 때 위태한 사람들이 있다. 바로 탈레반 세력의 위협을 받는 아프가니스탄 정부다. 현재 아프가니스탄에는 1만4000명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다. 아프가니스탄은 미국이 개입한 가장 긴 전쟁으로 평가받는다. 탈레반 세력은 여전히 살아 있고 미군이 철수하면 언제고 다시 정권을 잡을 준비가 되어 있다. 어느 날 갑자기 트럼프가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하겠다”고 한다면, 이제 2001년 이후 어렵사리 네 번의 선거를 치른 아프간 정부는 무너질 것이다. 중동 및 아시아 외교 전문 매체 디플로매트는 ”미군이 지원하는 아프간 정부를 상대로 탈레반이 승리를 거두는 길을 포장해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쿠르드를 포기한 트럼프의 이번 역할이 탈레반 강경 노선들에 힘을 실어줘 평화협상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19일 ”트럼프가 쿠르드를 버렸다. 대만이 다음 차례가 될 것인가”라는 제목의 기사를 냈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가 시리아의 미군 철수를 발표하며 ”우리는 7000마일이나 떨어져 있다”라고 말한 데 빗대어 ”워싱턴에서 7800마일 이상 떨어진 타이완은 시리아보다 더 멀다”라며 ”인구도 2300만 명밖에 안되어서 쿠르드 세력의 절반밖에 안 된다”라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의 즉흥적인 성향으로 봤을 때 시진핑 중국 주석과의 통화 한 번이 그린라이트가 되어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는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다”라고 밝혔다.

특히 주목할 것은 시진핑의 움직임이다. 시 주석은 2012년 취임 이해 ”대만 통일”을 주창해왔다. 시 주석은 불과 얼마 전인 10월10우러 13일 네팔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중국의 영토를 분열시키려는 것은 몸이 부서지고 뼛가루가 산산조각 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독립을 주장하는 일부 세력에 대한 강력한 경고다. 안 그래도 ”오늘은 홍콩 내일은 대만”이라는 정서가 번지고 있는 요즈음 트럼프의 행보가 전 세계인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고 있다. 

박세회 sehoi.park@huffpost.kr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국제 #쿠르드 #시리아 내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