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양현석 전 YG엔터테인먼트 대표와 가수 승리(본명 이승현)에게 상습도박 혐의를 적용, 기소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넘기기로 했다. 다만 ‘환치기(무등록 외국환 거래)’ 의혹은 확인되지 않아 ‘혐의없음’ 처분을 결정했다.

31일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양 전 대표와 승리를 상습도박 혐의로 기소의견을 달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두 사람이 경찰에 입건된 지 84일 만이다.

상습도박 혐의의 공소시효는 5년이다. 이 때문에 경찰은 2014년 하반기 이후의 도박 내역만을 가지고 수사를 진행했다.

경찰 수사 결과에 따르면 양 전 대표는 해당 기간 동안 매년 1~2차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원정도박을 가 카지노 판돈으로 수억원을 쓴 것으로 전해졌다. 승리는 같은 기간 동안 라스베이거스에서 상습적으로 도박을 하며 10억원대 자금을 끌어 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양 전 대표가 회삿돈을 빼돌려 도박 자금으로 이용(횡령)하거나 세관에 신고하지 않고 기준치 이상의 금액을 들고 출국(환치기)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했으나 관련 정황은 발견하지 못했다.

경찰 관계자는 “YG 미국 법인 회계, 금융자료를 확인하고 재무 담당자를 조사했는데 회삿돈이 도박자금으로 흘러간 정황이나 탈세 혐의는 포착된 게 없다”고 전했다. 또 ”금융계좌, 출국할 때 환전 내역, YG 법인 회계자료를 일일이 확인하고 동행인 등 주변인들을 조사했으나 환치기 혐의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양 전 대표는 출국시 최대 반출 금액인 1만달러에 조금 미치지 못하는 금액을 가지고 출국해 나머지 금액은 동행하는 지인들에게 각각 1만달러를 들고 나가게 해 충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종의 ‘지인 찬스’였던 셈이다.

승리는 호텔 카지노에서 제공하는 신용 대출인 ‘크레딧’으로 도박 자금을 마련했는데, 경찰은 이 두 가지 경우 모두 외국환거래법 위반으로 보기는 힘들다고 판단했다.

한편 양 전 대표와 승리는 ”미국에 관광하러 가는 길에 재미 삼아 카지노를 했다”며 상습도박 혐의를 인정했다. 경찰은 양 전 대표와 함께 원정도박을 떠난 지인 3명도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할 예정이다.

김현유 에디터: hyunyu.kim@huff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