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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미술전람회에서 소녀상 소재 작품 전시가 또 취소됐다

주최 측은 "시민 안전이 우려된다"는 입장이다.

  • 라효진
  • 입력 2019.10.31 16:15
  • 수정 2019.10.31 16:55
경기도 안양 평촌공원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
경기도 안양 평촌공원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 ⓒ뉴스1

일본 미에현 이세시가 주최하는 한 미술전람회에서 일본군 위안부 소녀상 사진을 합성한 작품 전시가 불허됐다.

아사히신문 등은 그래픽 디자이너 하나이 도시히코가 29일 열린 이세시 미술전람회에 ‘나는 누구인가’라는 작품을 내놓기로 하고 전시장 내 반입과 설치까지 마쳤으나 개막 전날 전시 보류 통보를 받았다고 31일 전했다.

하나이의 ‘나는 누구인가‘는 검은색 배경에 빨간색으로 그려진 손바닥과 흰색 돌을 배치하고, 왼쪽에는 중국인 위안부 소녀상 사진을 합성한 포스터 형태 작품이다. 소녀상 사진 아래에는 ‘나는 누구인가’라고 한국어, 중국어, 영어, 일본어로 적혀있다.

작가는 앞서 평화의 소녀상 전시를 중단했던 아이치 트리엔날레 기획전에서 영감을 받아 ‘표현의 부자유’를 주제로 작품을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보도에 따르면 이세시 미술전람회의 공동 주최 측인 이세시 교육위원회는 아이치 트리엔날레에서도 평화의 소녀상 전시와 그에 따른 혼란이 있었다며 하나이의 작품 전시 보류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하나이는 소녀상 사진을 검은색 잉크나 테이프로 가리는 등의 수정 대안을 제시했지만, 이세시 측은 전시 불가 방침을 고수했다. 작가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라며 법적 대응도 검토 중이라고 분노했다.

일본군 위안부 소재의 작품이 일본 예술제에서 퇴짜를 맞은 것은 올해만 세 차례에 달한다. 올 8월 아이치 트리엔날레 ‘표현의 부자유전’에서 일부 우익단체 등의 협박을 받은 주최 측이 전시 3일 만에 평화의 소녀상을 철거했다. 이에 다른 작가들이 예술제에서 작품을 빼겠다고 하는 등 거센 반발이 일었다.

그런가 하면 위안부 문제를 다룬 미키 데자키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주전장’은 가와사키 신유리 영화제에서 상영 취소를 당했다. 감독과 배급사가 몇몇 출연자에게 명예훼손 등으로 고소당했다는 이유다. 이에 일부 영화제작사들이 상영을 철회하겠다고 나섰고,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등 영화계 인사들도 항의의 목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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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평화의 소녀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