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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0월 30일 18시 01분 KST | 업데이트됨 2019년 10월 31일 09시 21분 KST

일본은 지금 젊은 꼰대들의 시대다. 한국도 조금 다르지만 마찬가지다

물론 두 나라가 조금은 다르다

NurPhoto via Getty Images
도쿄 아키하바라에서 혐한 시위 중인 일본의 보수 우익 단체 회원들. 

세대를 나누는 것은 다 부질없다고 말하면서도 세대의 특성이 눈에 띄게 보이는 것을 지나치기란 어렵다. 한국에는 386세대, X세대, 88만원세대, 삼포 세대, 밀레니얼 세대, 오포 세대가 있고 일본 역시 빙하기 세대, 사토리 세대, 헤이세이 세대 등의 다양한 이름으로 나뉜다.

세대론은 특히 20~30대를 이해하기 위한 편리한 방편으로 사용된다. 최근 ’90년대생이 온다′ 같은 책이 불티나게 팔렸던 걸 생각하면, 늙은 사람들은 항상 젊은 사람들을 이해해보려 노력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일본의 20~30은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을까?

2017년 후쿠시마 원전에 대한 파워풀한 논픽션 단행본 ‘위험과 살다. 사자(死者)와 살다‘를 발표한 허프포스트 재팬의 이시도 사토루 기자는 일본의 20~30대의 특징을 ‘권력 주의’라 꼽는다.

그는 ”표현의 자유 논란이 깊어지는 이유는?”이라는 기사를 통해 1969년~1989년생인 ‘빙하기 세대’와 1990년대 이후 출생인 ‘헤이세이 세대’는 ”권위가 있는 것을 좇으면 괜찮다고 생각하는 권위주의”가 강화되고 있다고 말한다.

권위주의는 자신의 권위를 내세우는 것만을 말하지 않는다. 권위에 쉽게 굴복하고 복속하고 순종하는 사고방식 역시 권위주의의 특징이다. 권위주의자를 완벽하게 두 글자로 줄이면 바로 ‘꼰대’다. 그러니 앞선 문장을 아주 쉽게 구어체로 바꾸면 꼰대가 꼰대의 말을 잘 듣는다. 가부장제나 강권정치에 대한 맹목적인 믿음이 권위주의의 산물이다. 일본의 젊은 층이 벌써부터 꼰대화 되어가고 있다고도 할 수 있고 아니면 그냥 ‘젊은 꼰대’가 많아지고 있다고 볼 수도 있겠다.

한편 가까운 나라 한국에서는 조금 다른 방식의 ‘젊은 꼰대’들이 출연하고 있다. 예전에는 꼰대라고 하면 최소 50대, 보통을 60대 이상의 한국 남성을 지칭했으나 이제 40대는 물론이고 30대까지 그 하한 연령이 낮아지고 있다. 아래는 서울신문이 30대 직장인들을 취재한 ‘뉴꼰대’ 기사의 일부다. 서울신문은 80년대생을 당돌한 90년대생들의 눈칫밥을 먹으며 사는 ‘착한 꼰대’로 표현했다. 기사의 일부를 보면 아래와 같다.

선약이 있다고 회식이나 주말 행사에 빠지는 26살 후배에게 화가 나면서도 부러운 35살 선배.
꾸준히 노력해서 성취하는 것에 대해 ”왜 그래야 하느냐”고 되묻는 20대들을 이해할 수 없는 34살 직장인 여성.

왜 기본부터 차근차근 배워야 하는지를 설득해야 하는 막내들에게 기성세대의 업무방식을 가르치기 힘들다는 39세 남성 직장인. - 서울신문(2019년 7월 22일)

서울신문은 심층 인터뷰한 80년대생 10명을 인터뷰하고 이들을 ‘낀세대’ 혹은 ‘뉴꼰대’ 혹은 ‘착한 꼰대‘라 정의했다. 서울신문은 ”‘까라면 까’라는 식의 과거 방식을 경멸하면서도 어느덧 말없이 ‘까고 있는’ 80년대생들은 그래서 끊임없이 자신을 되돌아본다”고 밝혔다. 이 말에는 권위주의가 싫으면서도 권위주의에 복속하는 ‘착하고 싶은 젊은 한국 꼰대’의 특징이 잘 드러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