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2019년 10월 30일 17시 01분 KST | 업데이트됨 2019년 10월 30일 17시 13분 KST

오바마의 빈라덴 사살 발표와 트럼프의 알바그다디 사살 발표를 비교해보았다

차분했던 오바마의 기자회견은 8분30초 만에 끝났고, 트럼프는 48분 넘게 이어진 회견과 질의응답에서 정말 많은 말들을 했다.

ASSOCIATED PRESS

″미국은 오사마 빈라덴을 사살한 작전을 수행했습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2011년 5월1일)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는 죽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2019년 10월27일)

″미국은 그 은신처를 겨냥한 작전을 벌였고...” (오바마)

″그들(요원들)은 엄청 많은 총을 쐈고, 엄청 많은 폭파를 했습니다. (은신처의) 현관으로 들어가지도 않았어요. 현관으로 들어간다고 생각하실텐데. 평범한 사람이라면, ‘똑, 똑. 들어가도 될까요?’라고 하겠죠.” (트럼프)

″총격전 이후, 그들(요원들)은 오사마 빈라덴을 사살했고, 그의 시신을 확보했습니다.” (오바마)

″그는 개처럼 죽었어요.” (트럼프)

JIM WATSON via Getty Images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 사살 작전 성공을 발표한 이후, 많은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그것과 비교했다.

쉽게 예측할 수 있는 것처럼, 두 사람의 발표는 매우 달랐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11년 5월1일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테러단체 알카에다의 지도자 오사마 빈라덴을 사살한 작전이 성공적으로 끝났음을 발표했다. 기자회견은 약 9분30초 동안 진행됐다. 기자들의 질문은 따로 받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약 8분 동안 연설을 마친 뒤 특유의 ‘대본 없는’ 질의응답을 가졌다. 회견은 약 48분 동안 진행됐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정제된 언어로 준비된 원고를 읽어내려갔다. 이번 작전의 배경과 의의, 남은 과제를 언급했고, 작전을 수행한 요원들을 치하했으며, 테러로 희생된 미국인들과 그 가족에게 다시 한 번 애도를 전했다. 빈라덴이 어떤 모습으로 최후를 맞았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준비된 원고를 읽은 다음 기자들의 질문을 받았다. 그는 자신의 성과를 자랑했고, 작전에 참여한 ”아주 멋진 개, 재능 있는 개”를 언급했으며, 알바그다디의 비참했던 최후 순간을 마치 영화의 한 장면을 묘사하듯 적나라하게 설명했다.

″우리 개(군견)들이 뒤쫓자 그(알바그다디)는 터널 끝에 이르렀습니다. 그는 (자살폭탄)조끼를 점화시켜서 자신과 세 자녀들을 죽게 만들었습니다. 그의 신체는 폭발로 인해 심하게 훼손됐습니다. (...) 그의 시신을 손에 넣기 위해 그들(요원들)은 엄청 많은 잔해들을 치워야 했습니다. 터널이 무너졌기 때문이죠. (...) 그들은 신체의 일부를 가져왔습니다. 남아있는 게 별로 없었어요. 조끼가 폭발해서 다 날려버린 겁니다. 하지만 상당한 양의 (신체) 조각들이 아직 남아있어서 가져올 수 있었습니다.”

 

CNN은 오바마 전 대통령이 빈라덴의 추종자들을 격앙시키지 않도록 발언을 자제한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알바그다디가 겁에 질린 채 ”훌쩍거리고 질질 짜고 소리를 지르면서” 죽었다고 말했다고 짚었다. ”그는 개처럼 죽었어요. 겁쟁이처럼 죽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말이다.

작전을 지휘하는 모습이 담긴 두 대통령의 사진도 꽤 달랐다. 

오바마 전 대통령 재임 시절의 명장면들 중 하나인 이 사진을 보면, 오바마는 지휘관에게 가운데 자리를 양보한 채 한쪽 구석에 앉아 작전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상황실 테이블 정중앙에 앉았다.

ASSOCIATED PRESS
Handout via Getty Images

CNN에 따르면, 오바마 전 대통령도 처음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상황실의 정중앙에 앉아서 작전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러나 현장 상황을 더 잘 볼 수 있는 영상이 있다는 말에 급히 더 작은 회의실로 자리를 옮겼고, 그 자리에서 이 사진이 촬영됐다는 후문이다.

워싱턴포스트는 오바마 전 대통령의 당시 연설이 ”정제된 어조와 지속되는 강인한 미국의 가치”에 대한 언급으로 채워진 반면, 트럼프 대통령의 ”퍼포먼스”는 ”쇼맨십과 적나라한 언어, 개인적 불만을 늘어놓는” 자리였다고 요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