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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레에다 히로카즈가 '주전장' 상영 중지한 영화제에 항의했다

한 일본 영화 프로덕션은 이 영화제에 출품을 취소하기도 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뉴스1

27일 개막한 제25회 가와사키 신유리 영화제(이하 신유리 영화제)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주전장’의 상영이 보류되자 현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등이 이에 공개적으로 항의하는가 하면, 한 영화 프로덕션은 영화제 출품을 취소했다.

아사히신문은 신유리 영화제에서 상영될 예정이었던 미키 데자키 감독의 ‘주전장‘이 상영보류를 당했다고 24일 전했다. 영화제를 공동으로 주최하는 가와사키시가 ‘주전장’ 출연자 5명이 데자키 감독과 배급사 동풍을 상대로 영화의 상영 금지 및 총 1300만엔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던 일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기 때문이다.

상영 작품이 자원봉사자를 포함한 직원 70명의 투표로 선정되는 등 시민들의 참여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진 신유리 영화제는 총 예산 1300만엔 가운데 가와사키시가 600만엔을 댄다.

영화제의 나카야마 슈지 대표는 매체에 ”출연자에게 고소를 당한 작품은 상영하지 않기로 했다”면서 ”관련 전화 대응에 쫓기는 등 리스크가 예상되기도 하고, 관객들의 안전을 확보할 수 없는 사태도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영화제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데자키 감독은 ”내 영화가 검열된 셈 아니냐”면서 ”표현의 자유를 지키는 노력을 해야지 정부의 의향에 따른 작품만 상영해서는 안 된다”고 분노했다.

이에 대해 영화 ‘어느 가족’ 등을 연출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도 목소리를 냈다. 29일 고레에다 감독이 자신의 작품 ‘원더풀 라이프’ 상영에 맞춰 배우 이우라 아라타와 함께 무대 위에 올라 ‘주전장’의 상영 보류를 언급했다.

NHK 등에 따르면 앞서 ‘원더풀 라이프‘의 제작사인 와카마츠 프로덕션은 ‘주전장’ 사건에 항의하며 자사 제작 영화인 ‘막을 것인가, 우리들을’과 ’11.25 자결의 날 미시마 유키오와 젊은이들’ 출품을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이우라의 출연작 4편 특집 기획에 포함된 ‘원더풀 라이프’는 상영됐다.

이날 무대에 오른 고레에다 감독은 ”영화제는 단지 관객들이 새로운 작품이나 작가와 만나는 곳”이라며 ”이번 사태는 영화제 주최 측이 제작자에 대한 존중을 보여주지 않았고, 결국 관객과 영화가 만나는 기회를 빼앗는 행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영화제의 죽음‘을 의미한다고 강조한 고레에다 감독은 ”‘주전장’ 사태 같은 일이 반복된다면 적어도 뜻 있는 제작자들은 전부 이 영화제에 참가하지 않을 것이다. 그만큼 위기 상황을 자초했음을 알아야 할 것”이라고 주최 측을 향해 경고했다.

또 고레에다 감독은 2014년 세월호 침몰 사고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다이빙벨‘이 부산시의 상영 중지 압력에도 부산영화제에서 상영됐음을 상기했다. 그는 ”당시 부산영화제도 예산이 깎이며 위기를 맞았지만, 그 사태를 알게 된 아시아 전체 영화인이 영화제를 지지하는 의사를 표명하고 영화제를 지원했다. 영화제의 가치는 그렇게 높여가는 것”이라며 ‘주전장’ 상영 보류가 이와 정반대의 사례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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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고레에다 히로카즈 #표현의 자유 #주전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