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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0월 29일 17시 20분 KST | 업데이트됨 2019년 10월 29일 17시 20분 KST

폭스바겐이 테슬라를 겨냥해 중국 전기차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

테슬라는 몇 년째 생산규모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폭스바겐은 단숨에 테슬라를 뛰어넘고자 한다.

Ralph Orlowski / Reuters
Herbert Diess, CEO of German carmaker Volkswagen AG, gestures in front of an ID.3 pre-production prototype during the presentation of Volkswagen's new electric car on the eve of the International Frankfurt Motor Show IAA in Frankfurt, Germany September 9, 2019. REUTERS/Ralph Orlowski?

프랑크푸르트/츠비카우 (로이터) - 로이터가 확인한 생산 계획 문건에 따르면, 폭스바겐이 2020년 말까지 전기차 생산량을 약 100만대 규모로 늘릴 계획인 것으로 파악됐다. 테슬라를 단숨에 뛰어넘게 되는 것이며, 중국이 핵심 전장으로 떠오르게 된다.

폭스바겐은 중국에 위치한 두 개의 공장들이 내년부터 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지금까지 보도된 적이 없었던 폭스바겐의 이 계획에 따르면, 중국 공장들은 연간 60만대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전기차 시장의 다른 선두주자들보다 빠른 속도로 생산공정을 확보할 수 있는 폭스바겐의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다.

중국 상하이에 새로운 공장을 지은 테슬라는 여전히 연간 50만대 이상을 생산하겠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폭스바겐은 상하이 인근 안팅(安亭)과 광둥성 포산(佛山) 공장의 기존 인력에 전기차 생산을 맡길 수 있다.

폭스바겐의 전기차 생산 확대의 스케일과 속도는 기존 공장들을 활용할 수 있고, 내연기관 엔진을 탑재한 SUV들로 수익을 유지할 수 있는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사들이 빠르게 생산규모를 키우는 데 있어서 (테슬라 같은) 스타트업들보다 더 유리한 쪽으로 상황이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사실 자동차 산업에 대한 진입장벽은 여전히 높다.” 베른슈타인리서치의 애널리스트 맥스 워버턴이 말했다. ”차를 만드는 건 어렵다. 전기차로 이동하는 것에는 많은 비용이 들지만, 아마도 전통적인 제조사들이 주도하게 될 것이다.”

Joe White / Reuters
Workers install dashboards in Volkswagen ID.3 cars at the automaker's Zwickau assembly plant in Zwickau, Germany, September 13, 2019. Picture taken September 13, 2019. REUTERS/Joe White

 

폭스바겐은 오랫동안 수익성에 불리하게 작용해왔던 자신들의 거대한 협력업체들과 공장들, 노동자들 같은 인프라를 지렛대로 삼고 있다. 이는 경쟁업체인 BMW나 르노, 제너럴모터스, 그리고 자체 설계한 전기차를 더 먼저 내놓았던 테슬라보다 훨씬 더 공격적인 행보다. 

폭스바겐은 생산라인을 점진적으로 조정하고 다른 차량에도 쓰이는 파워트레인 플랫폼을 활용하는 대신, MEB로 알려진 전기차 전용 플랫폼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폭스바겐은 이 플랫폼으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해 전기차 가격을 2만유로(약 2600만원)대로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폭스바겐은 전기차 생산에 특화하기 위해 2022년까지 전 세계 8개 공장을 개편할 계획이며, 자사 MEB 전기차 플랫폼을 경쟁 업체들도 쓸 수 있게 할 것이라고 고위 임원진이 로이터에 밝혔다. 이를 통해 세계 최대의 전기차 생산업체가 되겠다는 구상이다.

지난주 폭스바겐 CEO 허버트 디스는 테슬라가 제법 괜찮은 모델3를 내세우면서 진지한 경쟁자로 등장했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그러나 스타트업들은 충분한 생산시설들이 없어 대량생산에 진입하는 데 있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그는 말했다.

″문제는 충분히 빠르게 생산규모를 늘릴 수 있느냐는 것이다. 자본집약도는 늘어나고 있다.” 디스의 말이다.

Wolfgang Rattay / Reuters
Herbert Diess, CEO of German carmaker Volkswagen AG, poses in front of an ID.3 pre-production prototype during the presentation of Volkswagen's new electric car on the eve of the International Frankfurt Motor Show IAA in Frankfurt, Germany September 9, 2019. REUTERS/Wolfgang Rattay

 

폭스바겐은 전기차 생산을 확대에 필요한 자금을 충당하기 위해 2018년 전체 판매에서 23%를 차지했던 내연기관 엔진을 단 SUV 차량들의 판매를 2020년까지 40%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독일 츠비카우에 위치한 폭스바겐의 플래그십 전기차 공장에는 거대한 두 개의 굴뚝이 있는 발전소가 있는데, 이 발전소는 내연기관 엔진을 장착한 폭스바겐 골프의 생산에 필요한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건설된 것이다.

이제 츠비카우 공장은 이 발전시설을 활용해 2021년까지 연간 33만대의 전기차인 ‘ID’를 생산할 수 있게 됐다.

 폭스바겐은 자사가 보유한 브랜드인 아우디, 스코다, 세아트, 포르쉐에 전기차 플랫폼을 보급함으로써 규모의 경제를 키울 계획이다.

폭스바겐은 2028년까지 2200만대(누적)의 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게 되고, 이 중 1160만대는 중국 공장들이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회사 측은 밝혔다.

 

생산의 고통 

폭스바겐의 확대 전략은 실제 수익을 내지 못하면서 성장을 이어가는 기업들에 대해 투자자들이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한 시점에 나온 것이다. 이같은 기류 변화는 몇몇 전기차 선도 업체들의 추가 자금 조달을 어렵게 하고 있다.

2016년 당시 테슬라는 2018년까지 연간 50만대 이상의 모델3를 생산하겠다고 밝혔으나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올해 테슬라는 현재 판매중인 모든 차종을 포함해 총 36만대~40만대를 고객들에게 인도할 계획이다.

테슬라의 고전은 자동차 산업 진출이 어렵지 않다는 낙관적 전망들을 약화시켰다. 중국 인터넷기업 텐센트가 지원하는 중국의 NIO(니오)나 패러데이퓨처, 바이튼 같은 신생업체들로서는 자본이 집약되어야 하는 생산규모 및 판매 확대라는 다음 단계의 성장으로 나아가기 위한 자금 조달이 더 어려워졌다.

″대규모로 제품을 생산해내는 이들을 깊이 존경한다.” 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가 최근 트윗에 적었다. ”이건 엄청나게 힘든 일인데, 당신들은 사람들이 인정하는 진짜 물건을 (대규모로) 만들어내고 있다. 경의를 표한다.”

Aly Song / Reuters
A gigafactory of electric carmaker Tesla Inc is seen in Shanghai, China October 18, 2019. REUTERS/Aly Song

 

상하이 공장에서 시험 생산을 개시한 이후, 테슬라는 이제 연간 50만대라는 생산량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테슬라는 또한 유럽 내 생산을 개시하기 위한 부지도 물색하고 있다.

폭스바겐은 독일 하노버와 츠비카우에 위치한 공장을 전기차 생산 공장으로 전환하는 한편, 중국을 비롯한 전 세계 공장들을 개편할 계획이다. 폭스바겐은 중국 포산에서는 FAW그룹과, 안팅에서는 상하이자동차와 각각 조인트벤처를 세워 공장을 운영중이다.

폭스바겐은 2023년까지 300억유로(약 38조7300억원)를 투입해 전기차 생산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의 일환으로 독일 엠덴과 드레스덴 공장, 체코의 믈라다볼레슬라프 공장, 미국 테네시주 채터누가 공장도 개편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폭스바겐그룹은 2025년까지 세계 최대의 전기차 생산업체가 되는 반면, 테슬라는 여전히 틈새 시장을 노리는 기업에 머무를 가능성이 높다고 UBS 자동차 애널리스트 패트릭 험멜은 설명한다.

 

테크 기업이라는 침입자들

자동차 제조사들과 소프트웨어 기업들 간의 필사적인 경쟁이 시작된 건 2012년 구글이 무인자동차 프로토타입을 공개하면서다. 이는 애널리스트들과 자동차 업계 임원들 사이에서 이른바 ‘노키아 모먼트’를 맞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로 이어졌다. 이는 2007년 애플이 아이폰을 공개함으로써 모바일 기기 시장을 지배했던 노키아를 몰락시킨 것처럼, 훨씬 뛰어난 디자인을 갖춘 테크 기업이 어떤 업계에 새로운 플레이어로 등장하는 것을 뜻한다.

오늘날 일반적으로 테슬라의 자동차들은 최첨단이고, 폭스바겐의 차량들보다 더 정교하다는 인식이 퍼져있다. 올해 생산이 개시되는 폭스바겐의 전기차 ID.3는 330~550km의 주행거리를 갖춰 테슬라 모델3 롱레인지의 560km에 못미친다.

이는 테슬라가 전기모터와 에어컨, 히팅 시트, 차량 내 인포테인먼트, 냉각 시스템에 얼만큼의 전기를 보낼 것인지 제어하는 정교한 소프트웨어 알고리즘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Ralph Orlowski / Reuters
ID.3 pre-production prototype cars are shown during the presentation of Volkswagen's new electric car on the eve of the International Frankfurt Motor Show IAA in Frankfurt, Germany September 9, 2019. REUTERS/Ralph Orlowski

 

폭스바겐의 우위는 보다 직설적이다. 가격, 그리고 거대한 규모의 경제다.

폭스바겐의 전기차 ID.3는 독일에서 3만유로(약 3900만원)에서 시작한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2분기에 판매된 테슬라 모델3의 평균 가격은 5만달러(약 5800만원)에 달한다. 독일에서 모델3 롱레인지는 5만2390유로에 판매된다.

폭스바겐의 차량들이 낮은 가격을 확보할 수 있는 건 대량 주문으로 가격을 낮출 수 있는 데에서 기인한다. 폭스바겐은 배터리셀 구입에 500억유로(약 64조56005600억원)를 투자하고 있으며, 규모의 경제를 확대하기 위해 MEB 전기차 플랫폼을 경쟁 업체들에게 라이선스 형태로 판매할 계획이다.

즉, 부품 협력업체들이 따라갈 수만 있다면 폭스바겐은 그와 같은 대규모 투자를 계속할 것이라는 얘기다.

폭스바겐그룹 조달 담당 이사 슈테판 좀머는 지난달 로이터에 ”많은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삼성, (중국의) CATL, LG화학, SK 같은 거대 (배터리 제조) 기업들조차도 다른 쪽에서 시장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그처럼 많은 자금을 유치하고 투자하는 걸 주저하고 있는 상황이다.”

좀머 이사는 ”폴란드의 LG, 독일의 CATL 등에서 첫 번째 배터리 공장들이 들어서고 있는데 고숙련 노동자들이 없다. (공급) 병목현상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모두가 이 러닝커브를 거쳐가야 한다. 공급 차질도 초래될 것이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

폭스바겐은 향후 6년 동안 100억달러(약 11조6500억원)에 자사의 MEB 전기차 플랫폼을 경쟁업체인 포드에 제공할 계획이다.

폭스바겐에서 전기차 생산을 담당하는 이사회 임원인 토마스 울브리히는 ”포드와 폭스바겐의 협약은 향후 라이선스 계약의 청사진이 될 것”이라고 로이터에 말했다. 

단기적으로는, 폭스바겐은 중국의 합작사들과 함께 150억유로(약 19조3700억원)를 투자해 2025년까지 중국에서만 15가지 종류의 전기차를 생산할 계획이다.

″첫 번째 MEB 플랫폼 기반 차량은 SUV 모델이 될 것이다.” 폭스바겐이 중국 공략에 대해 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