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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암세포 죽이는 바이러스에 대해 공부하는 이유

영미권 리포트도 다양하다

단순 헤르페스 2형 바이러스.
단순 헤르페스 2형 바이러스. ⓒASSOCIATED PRESS

헤르페스 바이러스로 암을 죽인다? 이상하게 들리는 말이지만, 실제 임상에서 성공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뉴사이언티스트는 23일 랜디 러셀의 사례를 보도했다. 랜디 러셀은 10년 전 피부암의 일종인 흑생종으로 치료 중단 선고를 받았다. 의사로부터 ”집에 가서 죽을 날을 기다려야 한다”는 얘기를 들었던 그는 한 의사로부터 ”밴더빌트 대학에 가보라”는 얘기를 들었다.

당시 테네시주 내슈빌에 있는 밴더빌트대학 의학 센터에서는 새로운 약을 실험 중이었다. 러셀은 이 대학 센터에 다니며 종양이 있는 부위에 직접 주사를 맞았다. “의사가 마지막에 말하더군요. ‘봐요. 이제 우리가 해줄 게 없어요. 암이 사라졌어요’라고.”

이 기적의 암 치료제는 암젠(Amgen)사의 티벡(T-VEC, 제품명 ‘임리직’)이란 바이오의약품이다. 살아있는 헤르페스 바이러스를 인체의 건강한 세포를 공격하지 못하도록 조작해 주사하는 생화학의약품으로, 해당 바이러스가 직접 암세포를 죽이기도 하지만, 인체의 면역 체계로 하여금 암세포를 공격하게 만드는 촉진제 역할도 한다.

티벡처럼 암세포를 죽이도록 만든 바이러스를 ‘항암 바이러스’ 혹은 ‘바이러스 항암제’로 분류한다. 항암제는 1세대를 화학 항암제, 2세대를 표적항암제, 3세대를 면역 항암제로 분류하는데, 바이러스 항암제는 4세대에 들어간다. 항암제의 현재이며 미래다.

암세포를 파괴하는 아데노 바이러스의 모습을 표현한 3D 화상.
암세포를 파괴하는 아데노 바이러스의 모습을 표현한 3D 화상. ⓒMeletios Verras via Getty Images

현재 항암 치료로 허가받은 바이러스는 단 두 가지다. 앞서 설명한 단순헤르페스 바이러스(Herpes simplex virus)를 변형한 암젠의 ‘임리직’과 중국 선웨이 바이오테크의 ‘온코린’이다. 온코린은 아데노바이러스를 변형한 것으로 두경부암 치료에 쓰인다.

그러나 앞으로는 다양한 항암 바이러스가 개발될 것으로 보인다. 화이자, 바이로큐어 등의 회사는 백시니아 바이러스를 파고 있다. 천연두를 박멸하는 특성이 있는 백시니아 바이러스는 배양 세포와 동물 실험에서 정상 세포를 거의 침해하지 않으면서 암세포를 선택적으로 파괴하는 특성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 외에도 폴리오 바이러스, 포도상구균 바이러스, 레오 바이러스, 세네카 바이러스, 뉴캐슬병 바이러스 등이 항암 치료에 활용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에서 3상 임상 중에 임상실험을 중단한 신라젠의 간암 치료제 ‘펙사벡’이 바로 백시니아 바이러스를 변형한 바이오의약품이다. 펙사벡 임상 소식에 따라 신라젠의 주가가 요동쳤던 걸 기억해보면, 지금 주식에 관심 많은 사람이 항암 바이러스 시장의 주요 업체들을 눈여겨보는 이유를 짐작하기란 어렵지 않다.

박세회 sehoi.park@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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