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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체전에서 심각한 수준의 폭언과 성추행이 빈번하게 일어났다

인권침해 모니터링 활동을 통해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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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1

제100회 전국체육대회(이하 전국체전)이 지난 4일부터 10일까지 열렸다. 역대 최대 규모였다. 서울과 인근 시도의 72개 경기장에서 47개 종목에 경기가 펼쳐졌으며, 국내 17개 시·도 선수단은 물론 18개 해외동포 선수단 등 3만여명이 참가했다. 

이 역대 최대 규모의 전국체전에서 다양한 인권침해가 일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국가인권위원회 스포츠인권특별조사단은 28일 전국체육대회 인권상황 모니터링 결과를 발표했다. 주요 모니터링 대상은 14개 주요 종목(육상, 축구, 농구, 배구, 야구, 핸드볼, 배드민턴, 유도, 레슬링, 복싱, 씨름, 검도, 태권도, 역도)에서 고등학교 학생 운동선수들이 중심이었다. 인권위 조사에 따르면 종목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욕설·고성·성희롱 등의 인권 침해가 빈번하게 발생했다. 

인권위는 ‘공공연하게 목격됐다’는 폭언 사례 9건을 모아서 공개했는데, 2건을 제외하곤 XX가 난무한다. 욕설이 너무 과도한 나머지 관중들이 ”욕하지 말라”고 항의하기도 했다. 욕설이 관중석까지 들릴 정도였으니, 얼마나 큰 목소리로 선수를 질타했을지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1. 남자 지도자는 경기 내내 여자 고등학교 선수들에게 소리치고 화내고 욕을 했으며, 선수를 툭툭 밀치는 등 마치 물건 다루듯이 함. 남자 지도자는 여자 선수들에게 “야 이 XX야, XXX야, XX XX야, 죽을래, 그 따위로 할 거야? 미쳤어? 나가! 너 뭐 하는 거야? 장난해” 등의 폭언을 함. 해당 폭언을 들은 관중들이 “저게 감독이냐, 욕하지 마라, 도대체 뭘 배우겠냐?”라고 말하기도 함 (구기)

2. 지도자가 학생선수들을 전체 집합을 한 상태로 “XX놈들 XX들인가? 나가 뒤져야 된다”고 함 (투기)

3. 지도자가 “저 XX ㅇㅇ대에서 안 받았어야 하는데” 라고 함 (투기)

4. 경기에서 진 남자 대학 선수에게 남자 지도자가 “XXX가 이기려는 의지가 없어”라고 하였으며, 남자 코치 역시 “XX XXX”라고 폭언함 (투기)

5. 고등학교 남자 선수가 경기 중에 실수를 하자, 남자 지도자가 “야 XX XX가, 야 인마!”라고 폭언함 (구기)

6. 경기장 복도 한 쪽에 남자 고등학교 선수들을 열중 쉬어 상태로 세워두고, “야 ㅇㅇ 너는 이길 수 있는 경기를 왜 그 따위로 한거야”라고 소리치며 공포분위기 속에서 혼냄 (투기)

7. (실책한 여자 고교 선수에게 남자지도자가) ㅇㅇ이는 안 뛰었냐? 에이X (구기)

8. (남자 지도자가 여자 고교 선수에게) “집중 안 해 XX야, 너 하기 싫냐? 너 나올래 XX야?” (구기)

9. 경기에서 패배한 선수와 지도자가 함께 경기장 밖으로 이동하는 중에 지도자가 주먹으로 지역 선수단 안내 데스크를 강하게 내리쳐 주변 사람들이 모두 놀랄 정도로 큰 소리가 났다. (투기)

성희롱·성추행 장면도 목격했다. 심판이 경기장 안내 여성 직원에게 ”야 딱 내가 좋아하는 몸매야, 저런 스타일은 내가 들고 업을 수 있지”라고 말하는 경우도 있었으며, 코치가 작전 타임 도중 여자 선수의 목덜미를 주무르고 만지는 일도 일어났다. 성차별적 의전 장면도 빈번하게 목격됐다. 일부 여성 선수나 자원봉사자들이 단상에 마련된 좌석의 종목단체 임원에게 다과 수발을 하는 일이 많은 경기장에서 일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관중들의 몰상식한 발언도 목격됐다. “나한테 시집와라, 시집와”라고 하는가 하면, ”몸매가 적나라하게 드러나네, 좀 더 벗으면 좋으련만”이라고 외치기도 했다.

다시 한번 밝히자면, 이 모든 일들이 ‘고등학교 학생 운동선수들’을 중심으로 한 인권침해 모니터링 활동을 통해 드러난 사실이다.

인권위는 “높은 단상에 앉아 어린 여성들의 차 심부름을 당연한 듯이 받고 있는 구시대적 단상 문화에 대한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위 사례와 같은 신체 접촉이 해당 종목에서 ‘격려나 응원’의 의미로 받아들여진다고 하더라도, ‘스포츠 과정에서의 신체 접촉은 훈련, 교육, 격려 행위와 혼동될 수 있는 특징이 있고, 이를 빙자한 성폭력 사례가 많다는 점에서, 불필요한 신체접촉은 최소화해야 한다’는 스포츠분야 성폭력 예방을 위한 인권 가이드라인에 따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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