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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한 부엌에서 르네상스 그림이 발견되어 311억원에 팔렸다

부엌 조리대 위에 걸려 있었다

  • 박세회
  • 입력 2019.10.28 11:41
  • 수정 2019.10.28 11:45
TOPSHOT - This photo taken on September 23, 2019 in Paris shows a painting entitled 'the Mocking of Christ' by the late 13th century Florentine artist Cenni di Pepo also known as Cimabue. - The painting will be auctioned in Senlis on October 27, 2019. (Photo by Philippe LOPEZ / AFP) (Photo by PHILIPPE LOPEZ/AFP via Getty Images)
TOPSHOT - This photo taken on September 23, 2019 in Paris shows a painting entitled "the Mocking of Christ" by the late 13th century Florentine artist Cenni di Pepo also known as Cimabue. - The painting will be auctioned in Senlis on October 27, 2019. (Photo by Philippe LOPEZ / AFP) (Photo by PHILIPPE LOPEZ/AFP via Getty Images) ⓒPHILIPPE LOPEZ via Getty Images

프랑스 파리 북부 교외에 있는 한 가정집의 부엌에서 오래된 그림이 발견됐다. 이후 이 그림이 초기 르네상스의 화풍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대가 중 하나인 치마부에의 작품으로 밝혀지며 경매에 나와 2400만 유로(약 311억원)에 팔렸다.

지난 6월 프랑스 중북부 인구 4만이 조금 넘는 작은 도시 콩피에뉴에 거주하는 한 90대 여성은 집을 팔고 이사를 할 생각을 하고 있었다. 가디언에 따르면 그녀는 집 안에 있는 물건들의 가치를 물어보기 위해 인근 도시에 있는 경매인을 불렀다. 1960년대에 지어진 주택이라 뭔가 팔릴 만한 게 있나 보기 위해서였다.

시간을 내 이 집의 집기를 확인하러 간 경매인의 눈에 부엌에 걸려 있는 그림 하나가 들어왔다. 경매인은 프랑스의 일간지 르파리지앵에 ”그런 작품성 있는 그림을 발견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라며 ”보자마자 이탈리아 프리미티비즘 작품이라는 걸 알았다. 그러나 치마부에가 그린 그림일 줄은 몰랐다”라고 밝혔다. 그림은 부엌의 조리대 바로 위에 걸려 있었지만, 상태가 좋았다. 그림의 크기는 가로 20cm 세로 26cm로 어른의 한 뼘보다 조금 큰 정도다. 본디 주인인 90대 여성은 이 그림이 그저 러시아에서 그린 작은 장식용 종교화라고만 생각했다.

경매인의 권유로 주인은 이 그림을 전문가 감정에 맡겼다. 감정에 맡길 때는 아마도 30~40만 유로 정도의 가치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 그림을 감정한 미술 전문가는 ‘수백만’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초기 르네상스의 대가 치마부에의 그림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치마부에의 그림은 현재 11 작품만이 확인됐고, 그중 그의 서명이 있는 작품은 하나도 없다. 이 작품 역시 서명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조롱당하는 예수'는 1280년께 그려진 치마부에의 디프티카의 일부로 확인됐다. 위 사진에 보이는 왼쪽 그림이 ‘성모와 예수 그리고 두 천사’이며, 오른쪽이 ‘채찍질 당하는 예수’다.
'조롱당하는 예수'는 1280년께 그려진 치마부에의 디프티카의 일부로 확인됐다. 위 사진에 보이는 왼쪽 그림이 ‘성모와 예수 그리고 두 천사’이며, 오른쪽이 ‘채찍질 당하는 예수’다. ⓒCharles Platiau / Reuters

(위 사진 참조)

해당 그림은 치마부에의 한 폭당 4개의 에피소드를 담은 2폭짜리 ‘디프티카‘(접을 수 있는 목판 성상화, 각각의 판에 다른 에피소드를 그린다)의 일부로 나머지 8개의 에피소드 중 두 개가 현재 런던 내셔널갤러리와 뉴욕의 프릭 컬렉션에 소장 중이다. 런던에는 ‘성모와 예수 그리고 두 천사‘가 뉴욕에는 ‘채찍질 당하는 예수’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술 감별사들은 새로 발견된 그림이 이들 연작 중 하나임을 확인하기 위해 적외선 반사 복사법 등의 기술을 활용했다.

해당 그림에는 ‘조롱당하는 예수’(Christ Mocked)라는 제목이 붙여졌으며 작품 연대는 1280년으로 추정된다. 지난 일요일 파리 교외에서 열린 이 작품의 경매에는 800명이 몰렸고 경매 최종가는 1950만 유로까지 치솟았다. 모든 경비를 추가하면 2400만 유로에 달하는 금액이다. 경매를 진행한 경매사 측은 ”치마부에처럼 희귀한 아티스트의 유일무이한 작품이 경매에 나오는 경우라면 놀랄 준비를 해야 한다”라며 ”이 작품은 치마부에의 작품 중 시장에서 거래된 유일한 그림”이라고 밝혔다. 이 경매에는 다른 국가의 박물관들 역시 참여한 것으로 밝혀졌다. 아래는 이 그림을 가까이에서 본 모습이다. 

A part of the painting 'Christ Mocked', a long-lost masterpiece by Florentine Renaissance artist Cimabue in the late 13th century, which was found months ago hanging in an elderly woman's kitchen in the town of Compiegne, is seen in Paris, France, September 24, 2019.    REUTERS/Charles Platiau
A part of the painting "Christ Mocked", a long-lost masterpiece by Florentine Renaissance artist Cimabue in the late 13th century, which was found months ago hanging in an elderly woman's kitchen in the town of Compiegne, is seen in Paris, France, September 24, 2019. REUTERS/Charles Platiau ⓒCharles Platiau / Reuters

박세회 sehoi.park@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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