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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의 열화상 카메라 덕에 유방암을 발견한 여성

한쪽 가슴만 온도가 다르게 보였다

  • 박세회
  • 입력 2019.10.24 16:03
  • 수정 2019.10.24 16:10
woman back shot like a thermography
woman back shot like a thermography ⓒmetamorworks via Getty Images

관광을 위해 착시 효과 전시장을 찾은 한 여성이 이 전시장의 시설 중 하나인 열화상 카메라 덕에 유방암을 찾아 조기 치료에 성공했다.

영국 버크셔 북동부의 공업 도시 슬라우에 사는 41세 여성 발 길 씨는 지난 5월 에든버러의 번화가인 로열 마일에 있는 ‘카메라 옵스큐라 앤드 월드 오브 일루전스‘라는 제목의 전시장을 찾았다. 해당 전시장은 제주도의 ‘착시 박물관’과 비슷한 콘셉트의 놀이 공간으로 다양한 착시 효과를 경험해보고 사진으로 찍는 곳이다. 

2017년 에든버러 페스티발 프린지에 참가한 서커스단이 '카메라 옵스큐라 앤드 월드 오브 일루전스'에서 찍은 사진. 
2017년 에든버러 페스티발 프린지에 참가한 서커스단이 '카메라 옵스큐라 앤드 월드 오브 일루전스'에서 찍은 사진.  ⓒRoberto Ricciuti via Getty Images

이 전시장의 공간 중에는 ‘열화상 카메라 방’이 있는데, 이 방에 들어선 발 길 씨는 자신의 왼쪽 가슴이 다른 신체 부위와 색이 다르다는 걸 깨달았다.

슬라우의 집으로 돌아온 발 길 씨는 구글 검색 등을 통해 열이 높게 나타나는 곳의 의미를 찾았고, 가슴 부위에 열이 날 경우 유방암일 수 있다는 기사를 발견했다.

슬라우의 집에 돌아와 곧바로 의사를 찾았고 그녀가 유방암 초기라는 진단을 받았다. 성공적으로 수술을 마친 잘 길 씨는 ‘카메라 옵스큐라 앤드 월드 오브 일루전스’에 편지를 보내 감사를 표했다.

발 길 씨는 박물관에 보낸 편지에 ”저는 지금까지 두 번의 수술을 받았고 앞으로 예방을 위해 한 번의 수술을 남겨두고 있습니다”라며 ”그저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요. 그 카메라가 없었다면 저는 아마도 몰랐을 거예요. 그 카메라가 유방암을 진단할 목적으로 마련된 건 아니겠지만, 제게는 삶을 바꾸는 경험이었어요”라고 썼다.

발 길 씨의 사례는 즐겁고 행복하기만 한 이야기가 아니다. 유방암 진단의 도구로 열화상 카메라를 사용해도 되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기 때문이다. 

주의할 점이 있다. 발 길 씨가 열화상 카메라의 영상 덕에 암을 발견할 수 있었던 건 운이 좋았기 때문이다. 의료 전문가들은 열화상 카메라를 검사의 목적으로 사용할 수는 없다고 확언한다. 스코틀랜드 로디언의 국가 의료 센터(국가 보험으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의 디렉터인 트레이시 길리 박사는 ”과거 열화상 카메라가 암을 찾는 데 효과적인지를 두고 시험한 적은 있지만, 스크리닝 도구에 적합 판정을 받은 바는 없다”라며 ”유방암은 저에너지 X선을 활용하는 유방 조영술을 통해 의료 전문인의 해석을 거쳐야 한다”고 밝혔다.

악성 종양에는 혈액이 잘 공급되어 종양 부위에 열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긴 하다. 그러나 크기와 위치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열화상으로 암을 스크리닝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미국 FDA 역시 주기적인 유방 조영술 권장하며 열화상 장비를 단독 진단 도구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한다. 

FDA는 지난 2월 ‘열화상이 유방암의 발견이나 진단에 있어 유방 조영술을 대신해서는 안 된다‘라며 ‘유방 조영술 등의 다른 진단 도구와 함께 사용할 수는 있으나 단독으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박세회 sehoi.park@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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