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공화당 의원들이 몰려와 트럼프 탄핵조사 비공개 회의를 방해했다

핵심 증인 중 하나인 국방부 당국자가 증언에 나설 예정이었다.

  • 허완
  • 입력 2019.10.24 13:44
House Minority Whip Steve Scalise (R-LA) with other Republican congressmen speaks to the media outside a secure area as Deputy Assistant Secretary of Defense Laura Cooper testifies in a closed-door deposition as part of the U.S. House of Representatives impeachment inquiry into U.S. President Donald Trump on Capitol Hill in Washington, U.S., October 23, 2019. REUTERS/Yuri Gripas
House Minority Whip Steve Scalise (R-LA) with other Republican congressmen speaks to the media outside a secure area as Deputy Assistant Secretary of Defense Laura Cooper testifies in a closed-door deposition as part of the U.S. House of Representatives impeachment inquiry into U.S. President Donald Trump on Capitol Hill in Washington, U.S., October 23, 2019. REUTERS/Yuri Gripas ⓒYuri Gripas / Reuters

워싱턴 (로이터)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을 탄핵하려는 민주당 의원들의 시도에 강하게 대응할 것을 공화당에 주문하자 공화당 의원들이 23일(현지시각) 하원 탄핵조사 회의를 방해하고 국방부 관계자의 증언을 저지했다.

공화당 의원들은 국방부에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문제를 담당했던 로라 쿠퍼가 비공개 증언에 나설 예정이던 회의장에 난입한 뒤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고 의원들과 관계자들이 전했다.

민주당이 주도하는 탄핵조사는 트럼프가 개인적인 정치적 이득을 취하기 위해 국내 정치적 경쟁자인 민주당 조 바이든에 대한 수사를 우크라이나에 요청했다는 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내년 대선에서 재선을 노리고 있는 트럼프의 대통령직을 위협하는 탄핵조사가 가속화되는 와중에 벌어진 이 극적인 충돌에 따라 의회 경비원들이 출동해 현장을 정리하고 질서를 유지해야만 했다고 한 공화당 의회 관계자는 말했다.

회의장 내부의 목격자들은 공화당 의원들이 전자 기기 반입이 금지된 회의장에 휴대폰을 반입했다고 말했다.

″그들은 겁을 먹었다. (그래서) 이 수사를 멈추려고 한다.” 민주당 하원의원 테드 리우(캘리포니아)가 말했다. ”그들은 오늘 쿠퍼 증인의 말을 듣지 않으려 한다. 미국 대통령에게 완전히 타격이 될 더 많은 팩트들이 나올 것임을 알기 때문이다.”

U.S. House Republicans speak to reporters after Deputy Assistant Secretary of Defense Laura Cooper arrived to testify at a closed-door deposition as part of the U.S. House of Representatives impeachment inquiry into U.S. President Trump led by the House Intelligence, House Foreign Affairs and House Oversight and Reform Committees on Capitol Hill in Washington, U.S. October 23, 2019. REUTERS/Carlos Jasso
U.S. House Republicans speak to reporters after Deputy Assistant Secretary of Defense Laura Cooper arrived to testify at a closed-door deposition as part of the U.S. House of Representatives impeachment inquiry into U.S. President Trump led by the House Intelligence, House Foreign Affairs and House Oversight and Reform Committees on Capitol Hill in Washington, U.S. October 23, 2019. REUTERS/Carlos Jasso ⓒCarlos Jasso / Reuters

 

공화당의 마크 메도우 하원의원(노스캐롤라이나)은 회의장 내의 상황을 기자들에게 이렇게 설명했다. ”약 20명의 의원들이 들어가있고, 그 중 최소 10여명은 (탄핵조사를 담당하는) 세 개 상임위 소속이 아니다. 그들은 더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가 있을 때까지 (회의장 안에서) 기다릴 것이다.”

공화당 의원들은 민주당 소속 하원 지도부가 정한 탄핵조사 관련 규정이 불공정하다고 주장해왔다. 미국 헌법은 탄핵 절차를 어떻게 진행할 것인지, 이에 관한 규정을 어떻게 정할 것인지에 대해 하원에 폭넓은 자율권을 부여하고 있다.

이 사건의 목격자들은 공화당 의원들이 증언을 비공개 회의로 진행하고 관련 녹취록을 공개하지 않기로 한 민주당 하원 지도부의 결정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피력하며 의회 경비원들을 밀쳐내고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날 실력행사를 주도한 공화당의 트럼프 충성파 맷 개츠 하원의원(플로리다)은 지난주에도 회의장 진입을 시도했으나 탄핵조사를 담당하는 세 개 위원회 중 어디에도 소속되어 있지 않다는 이유로 입장이 거부됐다.

정부감독위에 소속돼 이날 비공개 회의에 참석할 수 있었던 민주당 스티브 린치 하원의원(매사추세츠)은 이날 증언은 무산됐다고 말했다. 하원 관계자는 탄핵조사 관련 일정들이 당분간 연기됐다고 말했다.

민주당 에릭 스왈웰 하원의원(캘리포니아)은 공화당이 의사당 내 보안 구역을 침범했고, 탄핵조사를 방해했으며, 증인을 위협하려고 했다며 그럼에도 탄핵조사 전반이 지연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우리는 이같은 시도가 이 증인뿐만 아니라 앞으로 나올 증인들을 위협하려는 것이라고 본다. 그건 통하지 않을 것이다.” 스왈웰 의원이 덧붙였다. ”우리는 저지되지 않을 것이다.”

Deputy Assistant Secretary of Defense Laura Cooper, the Pentagon official in charge of Ukraine and Russia policy, arrives to testify at a closed-door deposition as part of the U.S. House of Representatives impeachment inquiry into U.S. President Trump led by the House Intelligence, House Foreign Affairs and House Oversight and Reform Committees on Capitol Hill in Washington, U.S., October 23, 2019. REUTERS/Carlos Jasso?
Deputy Assistant Secretary of Defense Laura Cooper, the Pentagon official in charge of Ukraine and Russia policy, arrives to testify at a closed-door deposition as part of the U.S. House of Representatives impeachment inquiry into U.S. President Trump led by the House Intelligence, House Foreign Affairs and House Oversight and Reform Committees on Capitol Hill in Washington, U.S., October 23, 2019. REUTERS/Carlos Jasso? ⓒCarlos Jasso / Reuters

 

앞서 국방부 러시아·우크라이나·유라시아 담당 부차관보인 쿠퍼는 이날 증언을 위해 의사당에 도착했으며, 의회가 승인한 우크라이나에 대한 3억9100만달러 규모의 군사적 지원금을 보류하기로 한 트럼프의 결정에 관한 질의를 받을 예정이었다.

전날(22일) 증언에 임했던 윌리엄 테일러 우크라이나 대리대사는 트럼프가 군사적 지원을 자신이 요구한 정치적 수사 착수의 조건으로 내걸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21일 기자들과 만나 탄핵조사에 대해 ”공화당 의원들이 더 터프하게 싸워야 한다”며 민주당 의원들은 ”똘똘 뭉쳐서 사납게”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끝이 없다. 아무 것도 하지 않는 민주당 의원들은 끔찍하다!” 트럼프가 ”(탄핵 관련) 주장은 죽었다!”며 23일 트위터에 적었다.

회의장에 공화당 의원들이 난입하기에 앞서 10여명의 공화당 하원의원들은 기자들 앞에 모습을 드러내 민주당이 주도하고 있는 탄핵 절차를 ”조크”, ”부당한 일”, ”속임수”, ”소련 스타일” 등으로 지칭하며 깎아내렸다. 이들은 증언이 공개적으로 진행되지 않고 비공개로 진행되고 있다며 불만을 제기했으며, 조사를 승인하는 정식 표결이 하원에서 이뤄진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건 수치스러운 일이고, 끝낼 때가 됐다.” 공화당 마크 워커 하원의원(노스캐롤라이나)이 말했다.

탄핵조사는 하원의 공식 탄핵소추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렇게 되면 공화당이 다수를 점하고 있는 상원에서는 트럼프의 대통령직을 박탈할 것인지에 대한 심리가 진행되게 된다.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그럴 의지가 거의 없음을 드러낸 바 있다.

쿠퍼 부차관보는 의사당에 도착하면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국방부는 그의 증언을 막지 않았으며, 그는 의원들의 요청이 있기 전에 자발적으로 출석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정부는 여러 전현직 당국자들의 의회 출석 및 증언을 가로막았었다.

Acting U.S. ambassador to Ukraine Bill Taylor arrives to testify at a closed-door deposition as part of the U.S. House of Representatives impeachment inquiry led by the House Intelligence, House Foreign Affairs and House Oversight and Reform Committees on Capitol Hill in Washington, U.S., October 22, 2019. REUTERS/Carlos Jasso
Acting U.S. ambassador to Ukraine Bill Taylor arrives to testify at a closed-door deposition as part of the U.S. House of Representatives impeachment inquiry led by the House Intelligence, House Foreign Affairs and House Oversight and Reform Committees on Capitol Hill in Washington, U.S., October 22, 2019. REUTERS/Carlos Jasso ⓒCarlos Jasso / Reuters

 

테일러 대리대사는 유럽연합(EU)주재 미국대사 고든 손들랜드로부터 트럼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지원을 자신의 요구사항과 연계시켰다는 말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트럼프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바이든 전 부통령과 부리스마라는 우크라이나 에너지 기업 이사진을 지낸 아들 헌터 바이든, 러시아가 아니라 우크라이나가 2016년 미국 대선에 개입했다는 이미 거짓으로 판명된 음모론에 대한 수사를 벌이겠다고 공개 선언할 것을 요구했다. 

미국 정보기관 관계자로 알려진 내부고발자가 트럼프에 대해 제기한 제보로 촉발된 탄핵조사는 트럼프가 젤렌스키에게 이 두 가지 수사들을 벌이라고 요구했다는 7월25일자 전화통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통화에서 젤렌스키는 요청을 수락했다. 이후 군사적 지원은 우크라이나에 제공됐다.

연방 선거법은 후보자가 선거에서 외국 세력의 도움을 수락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현재까지 공화당 의원들 중에서 탄핵 찬성쪽으로 기운 것으로 보이는 이들이 많지는 않지만, 조금씩 균열이 나타나고 있다. 상원 공화당 ‘넘버 2’인 존 튠 상원의원(사우스다코타)은 테일러 대리대사의 증언이 묘사한 그림은 ”나온 보도들을 볼 때 그리 좋지 않다”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우크라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