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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들을 경악케 한 '쥐 잡아먹는 마카크 원숭이' 발견은 왜 중요한가?

흥미롭고 실질적으로 이로운 연구 결과다

Pig tailed macaque male (Macaca nemestrina) showing teeth Sepilok Rehabilitation Center, Sabah Borneo, Malaysia Date: 07/02/2008. (Photo by: Avalon/Universal Images Group via Getty Images)
Pig tailed macaque male (Macaca nemestrina) showing teeth Sepilok Rehabilitation Center, Sabah Borneo, Malaysia Date: 07/02/2008. (Photo by: Avalon/Universal Images Group via Getty Images) ⓒAvalon via Getty Images

말레이시아의 과학자들이 쥐를 잡아먹는 마카크 원숭이를 발견하고 경악했다. 이 원숭이들은 쥐를 우연히 재미 삼아 한두 번 잡아먹는 게 아니라 주기적으로 사냥하고 먹는 습성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21일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공개된 논문에 따르면 마카크 원숭이의 일종인 돼지꼬리원숭이가 대규모 농장에서 쥐를 찾아 사냥하는 습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이는 마카크 원숭이의 존재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공한다.

기존에 마카크 원숭이는 팜유 농장의 유해 동물로 인식됐다. 그러나 이번 연구에 따르면 마카크 원숭이가 농장에 끼치는 손해보다 이득이 더 크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세인스 말레이시아 대학교 소속 연구진들은 2016년 1월부터 2018년 9월까지 말레이시아의 세가리 멜린탕 산림보호구역에 서식하는 두 그룹의 돼지꼬리원숭이를 관찰했다. 시계열 평균 44마리의 원숭이가 연간 약 3000마리의 쥐를 죽였다. 이들 돼지꼬리원숭이의 서식지의 3분의 1은 기름야자(팜유) 나무 농장이었다.

연구진은 쥐가 기름야자 열매를 먹어 10%의 손실을 끼친다는 다른 연구를 거론하며, 마카크 원숭이는 0.56%의 손실을 끼친다고 분석했다. 손익을 따져보자면 마카크 원숭이가 쥐를 잡아먹으며 팜유 농장에 서식하는 편이 이득인 셈이다.

말레이시아는 세계 최대의 팜유 생산국 중 하나다. 말레이시아는 연간 1950만 톤의 팜유를 생산하는데, 이는 전 세계 팜유 생산량의 30%를 차지한다. 팜유는 립스틱, 초콜릿, 샴푸 등을 만드는 데 사용되어 우리 생활과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세인스 말레이시아 대학교의 동물학 교수 네이딘 루퍼트는 ”마카크 원숭이가 농장에서 쥐를 먹는 걸 처음 관찰했을 때 경악했다”라며 ”마카크 원숭이가 이렇게 고기를 많이 먹거나 (다른 먹이에 비해) 상대적으로 큰 설치류를 잡아먹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마카크 원숭이를 비롯한 대부분의 원숭이는 잡식성이다. 보통은 과실을 따 먹지만, 종종 도마뱀이나 작은 새 등을 잡아먹기도 한다.

말레이시아를 비롯한 열대 기후의 많은 국가가 우림을 팜유 농장화하고 있다. 우림이 농장으로 변하면 농장주들은 그 숲에 서식하던 원숭이를 해로운 동물로 인식해 쫓아낸다. 우림과 농장 사이에 울타리를 세우고 야생 동물의 이동을 막는다. 그러나 이번 연구로 오히려 마카크 원숭이가 팜유 농장에 해로운 설치류를 효과적으로 조정해주는 이로운 동물임이 밝혀진 셈이다.

연구진은 논문 말미에 ”농장주들과 팜유 회사들은 기름야자 농장과 우림 사이에 야생 동물들의 통로를 확보해 서식지의 영장류를 보호해야 할 것”이라며 ”이는 마카크 개체군 사이의 기능적인 연결성과 마카크 모집단 사이의 유전자 유동성을 유지하는 동시에 팜유 농장의 생산성과 지속 가능성을 증진 시키는 상생의 해법”이라고 밝혔다.

박세회 sehoi.park@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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