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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프 인터뷰] 수구 국가대표 이성규가 말하는 수구선수의 '진짜' 현실 (영상)

그에게 '꿈'이 무엇이냐고 질문했다.

  • 김한강
  • 입력 2019.10.21 10:55
  • 수정 2020.01.31 13:07

 

여느 때처럼 유튜브를 보고 있던 날, 추천 영상에 어느 수구 선수의 짧은 경기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 조회 수는 순식간에 10만에서 50만까지 치솟더니 현재는 149만 회를 기록하고 있다. 100만이 넘는 조회 수는 조각 같은 몸과 선수의 비주얼 때문이기도 했겠지만, 국내에서 생소한 스포츠라는 점이 사람들의 관심을 크게 끈 것 같다. 

올해 7월에는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가 개최됐다. 국내 수구 선수팀 개최국 자격으로 처음 출전하여 뉴질랜드를 상대로 첫 승리를 이뤄내기도 했다. 허프 포스트는 남자 수구 국가대표 이성규 선수를 만나 대한민국에서 수구 선수로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성규
이성규 ⓒHUFFPOAT KOREA/HANGANG KIM

 언제 처음 수구라는 종목을 알게 됐는지.

=중학교 때 수영하러 가서 처음 형들이 공 던지고 하는 걸 봤어요. 수구라고 생각하기보다 약간 놀고 있는 줄 알았어요. 공으로 하고 하니까 그게 수구라는 스포츠였더라고요. 

본격적으로 수구를 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

=중학교 때까지 수영을 했어요. 제가 그렇게 좋은 성적을 가진 선수는 아니어서. 이제 운동을 그만두려고 했을 때 코치 선생님께서 권유를 해주셨죠. 수구를 한 번 해보는 건 어떻냐 그래서 그때 처음 접했는데 수영보단 수구가 저한텐 소질이 있었던 것 같아요.

수구가 어떤 스포츠인지 소개해준다면.

=수구는 골키퍼를 포함한 7명이 하는 구기 종목이에요. 물에서 하는 핸드볼이라는 이름도 있고 물에서 하는 격투기라고도 불려요. 골키퍼를 제외한 필드 플레이어가 6명인데 전원 공격 전원 수비로 농구처럼 다 같이 공격을 하러 갔다가 다 같이 수비를 하러 오는 그런 스포츠입니다.

최근엔 다친 적 있다면?

=(수구)하다가 다치는 걸 좀 많이 접하는 거 같아요. 주변 친구들이나 선배들 보면 코도 부러지고 갈비뼈도 금 가고. (얼마 전에는) 격하게 동작들이 나오다가 팔꿈치로 코를 맞았는데 코가 깨져서 피가 많이 나더라고요. 나와서 봤는데 코가 금이 가고 깨져서 응급실 가고. 이제 심판한텐 안 보이는 곳이 물속이니까 물속에서 이뤄지는 게 많아요.

마이너리그 수구편
마이너리그 수구편 ⓒHUFFPOST KOREA/HANGANG KIM

 수구 모자가 일반 수모랑은 다르다. 왜 그런지 설명해 주신다면

=수영복을 입고 있다 보면 선수들마다의 번호를 적어줄 수 있는 곳이 모자밖에 없으니까 확인하기 위해 있는 것도 있고 귀를 보호하기 위해서 이렇게 튀어나와 있기도 해요.

수구에 대해 사람들이 잘 모르기도 해요. 수구를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수구의 재미 요소에 대해 알려준다면

=저희 몸 싸움하는 걸 위에서 보면 놀랍기도 하고 재밌을 수도 있어요. 수영을 하면서도 드리블해야 하는 종목이기도 하고. 또 빠르게 공수전환도 하면서 그런 점들이 수구를 재밌게 볼 수 있는 관점이지 않을까.

이성규
이성규 ⓒHUFFPOST KOREA/SUJONG LEE

스포츠 종목이 젊은 나이에 체력 소진도 많고 선수 생활도 오래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걱정이나 고민도 많을 것 같은데.

=그런 걱정보단 전 그런 것 같아요. 이제 수구를 만약 그만두게 되거나 부상을 입거나 더 이상 할 수 없는 나이가 되면 그럼 이제 나는 뭐 할까. 뭘 해야 될까. 저는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지금까지 운동만 계속해왔고 운동 말고 다른 걸 해본 적이 없어서. 

아쉽나?

=네. 다른 것도 해볼 수 있는 게 너무 많은데. 여태까지 (운동) 이것만 해와서 다른 건 할 줄 모르니까. 만약 이걸 못하게 되면 뭘 해야 될까도 그렇고 다른 것도 해보고 싶은 것도 있을 수 있는데 그런 점이 아쉽죠.

4등이라는 영화가 수영에 대한 이야기인데 보셨나? (선수를 목표로 수영을 하지만 매번 4등을 하는 아이와 엄마 그리고 1등만을 바라보는 스포츠 문화에 대한 이야기)

=부모님이 보고 한번 연락받은 적이 있어요.

부모님이 뭐라고 하셨나.

=그냥 그거 보는 순간 제 생각 많이 났다. 그래서 전화했다. 미안하다 이렇게.

왜 미안하다고 하셨을까?

=저는 정말 운동이 하기 싫었어요. 초등학교 때부터. 하지만 부모님은 운동을 시키시면서 한 번 더 해봐라라고 해서 하기 싫은 걸 늘 하라고 말씀하셨어요. 저는 그때 운동이 너무. 정말 수영이 하기 싫어서 그만두겠다고 했는데 부모님께서는 한 번만 더 해봐라 한 번만 더 해보라고 하셨어요. 전 그게 너무 싫었어요. 그래서 그거 때문에 부모님한테도 되게 상처 되는 말도 많이 했었고. 그거 때문에 부모님이 ‘아, 그때 그만둔다 했을 때 그만두게 해주는 게 맞다’라고 생각하고 계셔서 그런 점에서 많이 미안했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이성규
이성규 ⓒHUFFPOST KOREA/SUJONG LEE

수구라는 스포츠가 비인기 종목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주변 사람들이 왜 비인기 스포츠를 하는지 질문하기도 할 것 같다

=인기 종목도 있는데 굳이 비인기 종목을 하냐고 하는데. 전 제가 선택한 걸 제가 좋아서 하고 있는 게 굳이 남들한테 인기여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인기면 어떻고 비인기여서 안 좋은 것도 아니고 그냥 내가 하고 있는 걸 저 사람은 모르지만 내가 좋아할 수 있는 거죠.

국가대표 수구 선수이기도 한대 어떤 대회들을 준비하는 건가?

=수구도 올림픽을 준비해야 하지만 저희(국내 수구팀이)가 아무래도 성적이 좋은 편이 아니어서. 이번 세계 선수권도 처음 출전했고 겨우 한 팀 이겼지만. 준비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모든 대회를 다 뛰고 싶죠. 다 준비해야 하고 하나라도 더 나가야 저희가 하나라도 더 배우는 거니까. 매년 있는 모든 대회는 다 준비해요. 아시안 게임도 있고, 유니버시아드 대회나, 올림픽 예선전. 이런 대회들을 준비해요. 국내에서 하는 건 전국 체전이 큰 시합이어서 지금은 그거 준비 때문에 아까도 연습 게임을 했어요.

올해 스케줄은 어떠셨나

=올해 세계선수권도 있고 해서 휴가를 한 번도 못 가고 계속 훈련만 하고 있어요. 훈련하고 시합 뛰고 또 훈련하고 시합 뛰고 원래 시합이 하나 끝나면 어느 정도 휴가도 있고 좀 쉬는 기간도 있는데. 이번에는 세계 선수권이 끝나고 나서 또 큰 시합 전국체전이 있다 보니까.

수구에 대한 지원은 어떤가?

=솔직히 지원이 되게 열악해요. 수구 경기장이 없어요. 전국체전을 서울에서 개최하는데 저흰 수영장이 없어서 김천까지 가서 시합을 뛰어야 하는 상황이고. 수영장만 봐도 레일 다 걷어야 하고 수구 끝나면 다 치워줘야 하고. 수구 경기장 이런 거라도 하나 만들어지거나 하면 너무 좋지 않을까.

이성규
이성규 ⓒHUFFPOST KOREA/HANGANG KIM

스포츠 다큐 시리즈: 마이너리그

허프포스트 유튜브 채널 ‘스튜디오 허프’가 스포츠 다큐 시리즈를 시작합니다.

우리가 몰랐던 운동선수들의 ‘진짜’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글=김한강 에디터: hangang.kim@huffpost.kr

사진=이수종 에디터: sujong.lee@huffpost.kr

김한강 에디터: hangang.kim@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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