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프로축구 라리가(La Liga) 사무국이 10월26일 열릴 예정인 FC바르셀로나 대 레알마드리드의 이번 시즌 첫 번째 ‘엘 클라시코’ 일정을 변경할 것을 왕립축구협회(RFEF)에 제안했다. 카탈루냐 분리독립 주민투표를 주도했던 정치인들에게 중형이 선고된 후 바르셀로나를 비롯한 카탈루냐 지역에서 격렬한 시위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스페인 유력 스포츠 매체 마르카 등에 따르면, 라리가는 26일 경기를 FC바르셀로나의 홈구장 캄프누에서 치르는 대신 레알마드리드의 홈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치르자고 제안했다. 원래 일정대로라면 레알의 홈 경기(시즌 두 번째 엘 클라시코)는 3월1일에 치러질 예정이었다. 순서를 바꾸자는 얘기다.
상황이 이렇게 된 건 14일 스페인 대법원이 2017년 카탈루냐 분리독립 주민투표를 이끌었던 정치인 9명에게 최대 징역 13년에 달하는 중형을 선고한 뒤 이에 반발하는 시위가 카탈루냐 지역으로 번졌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치열한 두 팀 팬들, 특히 원정에 나설 레알 팬들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는 게 사무국의 판단이다. 스페인 정부도 10월26일에 예정대로 캄프누에서 경기를 치르는 방안에 반대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카탈루냐의 ‘정신적 지주’이자 이 지역에서 비공식 ‘국가대표’로 간주되는 FC바르셀로나는 이같은 제안을 일축했다고 마르카는 보도했다. 바르셀로나는 스페인 대법원의 판결 직후 ”투옥은 해법이 아니다”라는 공식 입장을 내기도 했다.
레알마드리드도 사무국의 제안을 거절했다고 한다. 그러자 사무국은 12월7일로 두 팀의 경기를 연기하자고 제안했다. 원래 이날 바르셀로나는 마요르카와, 레알은 에스파뇰과 경기를 치를 예정이었다.
축구협회 경기위원회는 21일 표결을 통해 이 문제의 결론을 내릴 예정이라고 마르카는 전했다.
한편 나흘째 격렬한 시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 킴 토라는 시위대를 향해 폭력 행위를 자제해 달라고 요청하면서도 자신의 임기가 끝나는 2021년 전까지 또 한 번의 분리독립 주민투표를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는 자결권을 놓고 또다시 투표를 벌일 것이다. 모든 정당들과 단체들이 (동의해) 이를 실현시킬 경우, 우리는 독립을 비준함으로서 이번 의회 임기를 끝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