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2019년 10월 18일 14시 56분 KST

부패의 새로운 경지에 도달한 트럼프가 '나 빼고 전부 부패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는 민주당 지도부, 뉴스 매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그리고 2016년 대선 전체가 "부패"했다고 주장했다.

Tom Pennington via Getty Images
DALLAS, TEXAS - OCTOBER 17: U.S. President Donald Trump speaks during a "Keep America Great" Campaign Rally at American Airlines Center on October 17, 2019 in Dallas, Texas. (Photo by Tom Pennington/Getty Images)

사전에서 ‘부패(corruption)’라는 단어를 찾아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해왔던 행위들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들어 다른 이들을 향해 ‘부패했다’는 말을 끊임없이 늘어놓고 있다.

트럼프는 자신의 딸과 사위에게 백악관 공식 직함을 줬고, 자신에게 무언가를 얻어내려는 로비스트와 외국 정부 관계자들, 그리고 정치인들이 워싱턴DC 펜실베니아 애비뉴에 위치한 자신의 호텔을 이용하도록 유도했으며, 심지어 미국 정부가 차기 G7 정상회의를 자신의 골프 리조트에서 개최하도록 함으로써 미국 시민들이 낸 세금이 자신의 사업체에 흘러들어가도록 했다.

″그에게 부끄러움이란 없다.” 공화당 2020 대선후보 경선에 출마한 조 월시 전 하원의원(일리노이)이 말했다. ”그는 부끄러움이 뭔지 모른다. 이건 정상이 아니다.”

만약 시장이나 카운티장(County Executive Director), 주지자직에 있는 누군가가 그런 행동을 했다면 그는 주 또는 연방 부패죄로 처벌을 받았을 것이다. 법과 규정은 주별로, 또 지역별로 다르긴 하지만 공직자 윤리에 관한 법은 보통 공직자가 자신의 직책을 활용해 이득을 취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공직자윤리 전문가들은 누군가에게 대형 정부 계약을 몰아주는 것은 거의 명백하게 형사기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한다. 트럼프의 백악관이 플로리다주에 위치한, 수익성 악화로 고전하고 있는 트럼프 소유의 도럴 골프장에서 세계 최대 경제 대국들의 회의(G7 정상회의)를 개최하겠다고 발표한 것처럼 말이다.

″이 대통령은 미국인들이 아니라 자신의 개인적 이득을 취하고, 정치적 및 사업적 이득을 추구하도록 하기 위해 자신에게 대통령직의 권력이 주어졌다고 믿는 인물이다.” 진보 성향 감시단체 ‘퍼블릭시티즌’의 로버트 와이즈먼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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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 President Donald Trump speaks to reporters about Turkey's agreement to a ceasefire in Syria as he arrives in Fort Worth, Texas, U.S. October 17, 2019. REUTERS/Jonathan Ernst

 

그러나 현직 대통령으로서 트럼프는 공직자윤리법의 적용도, 형사 기소도 피할 수 있다. 대놓고 친족을 기용하거나 사적 거래를 벌였던 그가 최근에는 정치적 경쟁자들과 뉴스 매체들을 ‘부패했다’고 주장하는 중이다.

10월2일 기자회견을 예로 들자면, 그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그의 아들 헌터가 ”완전히 부패”했다고 말했다. 11일에 루이지내아주 레이크찰스에서 열린 유세에서는 모든 민주당 의원들로 그 대상을 확대했다. ”급진적인 민주당의 정책들은 제 정신이 아니다. 민주당 정치인들은 부패했다.” 14일에 트위터에 올린 입장문에서 트럼프는 뉴욕타임스(NYT)가 부패했다고 주장했다. 이틀 뒤 미국을 방문한 이탈리아 대통령과의 기념촬영 자리에서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부패했다고, 또 2016년 대선 전체가 부패했다고 주장했다.

그밖에도 트럼프가 최근 ‘부패했다’고 지목한 이들은 제임스 코미 전 FBI(연방수사국) 국장, 전직 FBI 요원 피터 스트르조크, 전직 FBI 변호사 리사 페이지, 러시아가 2016년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의 당선을 돕기 위해 벌인 일에 대한 뮬러 특검의 수사 전체, 모든 뉴스 매체들, 민주당 하원의원 애덤 시프(캘리포니아), CNN 등이다.

트럼프를 비판하는 사람들이 보기에, 그의 공격은 익숙한 패턴 중 하나다. 즉, 자신이 벌인 부적절한 행위에 대한 책임을 다른 사람들에게 돌리는 것이다.

오랫동안 트럼프의 정신 상태에 대한 경고음을 내온 정신건강 전문의들 중 하나인 밴디 리는 트럼프가 ”망상에 빠진 편집증적인” 지도자의 전형적인 행동양식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책임져야 할 바로 그 일들에 대해 다른 이들을 비난한다.” 예일대 의대 정신의학과 교수인 리가 말했다. ”이것은 ‘투사(projection)’라고 불리는 정신적 방어기제다.”

2016년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의 대변인을 지냈던 조시 슈베린은 클린턴이 트럼프를 향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꼭두각시처럼 행동한다’고 비판하자 트럼프가 내놓았던 반응을 떠올렸다. ”꼭두각시 아니다. 꼭두각시 아니다. 당신이 꼭두각시다.” 마지막 TV토론이었던 3차 토론에서 트럼프가 했던 말이다.

″그는 자신이 저지르고 있는 잘못된 행위로 다른 사람들을 비난한다.” 슈베린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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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 President Donald Trump holds a campaign rally in Dallas, Texas, U.S., October 17, 2019. REUTERS/Jonathan Ernst

 

″그는 근대 역사상 가장 부패한 대통령이다.” 공화당 뉴햄프셔지구당 의장을 지낸 제니퍼 혼이 말했다. ”그는 모두가 부패했다고 지지자들을 세뇌시켜야만 한다. 그래야 그들이 자신의 부패 행위를 눈 감아줄 수 있기 때문이다.”

백악관은 트럼프의 친족 중용과 내부거래에 대한 허프포스트의 답변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고위 관계자라는 인물은 트럼프의 행동에 개의치 않는다고 말하며 클린턴재단과 헌터 바이든,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퇴임 이후 벌어들인 돈에 대해 언론이 제대로 보도를 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트럼프)의 호텔로 몇 달러가 흘러들어가는 것은 사실 정당한 비즈니스이고, 그것 때문에 잠을 이루지 못하지는 않을 거다.” 캘리포니아 출신의 RNC 멤버 숀 스틸이 우크라이나 가스 업체에서 이사를 지냈던 헌터 바이든에 대한 수사를 촉구하며 말했다. 

익명을 전제로 언급한 트럼프의 한 고위 측근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내의 ‘부패‘를 뿌리 뽑겠다며 트럼프가 새로운 관심을 드러낸 것은 조 바이든의 2020년 대선 출마에 타격을 입히는 게 핵심 목적이었다. 트럼프는 바이든이 자신에게 가장 강력한 경쟁자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자신이 주장해온 음모론을 수사할 것을 우크라이나 정부에 압박하려고 했다. 우크라이나 정부 관계자들이 힐러리 클린턴의 당선을 도우려는 목적으로 ‘러시아가 트럼프를 도왔다’는 것처럼 보이도록 거짓 증거들을 심었다는 내용의 음모론이다.

바이든 부자와 억만장자 조지 소로스를 억지로 연결시키고 폴 매너포트 전 트럼프 대선캠프 본부장이 누명을 썼다고까지 주장하는 이 음모론에 따르면, 해킹됐던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서버와 힐러리 클린턴의 이메일 3만3000통은 빼돌려져 우크라이나 어딘가에 보관되어 있다.

트럼프의 국토안보보좌관을 지냈던 톰 보서트는 이같은 주장이 ”완전히 거짓으로 판명났다”며 이 음모론에 트럼프가 집착할수록 이게 ”(스스로를 파멸로 몰아넣는) 모비딕”이 될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실제로 7월25일자 통화에서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바이든 부자 및 2016년 미국 대선 관련 음모론에 대한 수사를 압박한 일이 내부고발자의 폭로로 드러났고, 이는 현재 진행중인 탄핵조사를 촉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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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 President Donald Trump talks to reporters about Turkey's agreement to a ceasefire in Syria as he arrives in Fort Worth, Texas, U.S., October 17, 2019. REUTERS/Jonathan Ernst

 

백악관 비서실장 직무대행 믹 멀베이니는 17일(현지시각)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2016년 미국 대선 관련 수사를 압박할 목적으로 군사적 지원을 보류했다고 인정했다. (그리고는 몇 시간 만에 말을 바꿨다.)

″그(트럼프)가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서버 (해킹)에 관한 부패를 나한테 언급한 적이 있느냐고? 물론이다. 당연하다.” 멀베이니가 말했다. ”그게 바로 우리가 돈(군사 지원)을 보류한 이유다.”

콜로라도 출신의 공화당 인사로 2016년 전당대회 당시 트럼프 퇴출을 시도했다가 실패했던 켄달 언루는 공화당이 트럼프의 행동들을 용인하는 것을 보게 되어 고통스럽다고 말했다. ”공화당은 트럼프의 행동을 습관적으로 비호함으로써 속에서부터 완전히 부패한 정당이 되어버렸다.” 그의 말이다. ”한때 정말로 도덕성과 법치를 수호했던 정당이 몰락하는 것을 보게 되어 슬프다.”

그러나 예일대의 리 교수는 탄핵의 위협으로 인한 압박이 커져감에 따라 정당 하나가 몰락하는 것과는 비할 수 없는 국가적 위험이 초래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모든 부패와 자질 부족을 다른 사람들에게 투사하려는 그의 감정적 드라이브가 그의 거짓말을 바로잡거나 방향을 바꿔보려는 다른 이들의 시도를 압도할 것이다.” 리 교수가 말했다. ”압박이 커질수록 이런 드라이브는 더 강해질 것이며, 역설적이게도 그가 더 많이 아플수록 이같은 저항을 극복하는 데 있어서 그의 병리학적 증세는 더 효과를 발휘할 것이다.”

 

* 허프포스트US의 After Taking Presidential Corruption To New Heights, Trump Calls Everyone Else Corrupt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