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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물리학상 수상자가 "지구 말고 다른 곳으로 이주할 수 없다"고 말한 이유

허튼 공상은 버리자

  • 박세회
  • 입력 2019.10.15 15:23
  • 수정 2019.10.15 15:44
미셸 마요르 박사. 
미셸 마요르 박사.  ⓒASSOCIATED PRESS

2019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스위스의 천체물리학자 미셸 마요르(77) 박사가 ”지구 밖의 행성으로 이주하는 건 불가능하다”라고 못을 박았다. 지구의 가치를 다시 생각해보라는 말로 읽힌다.

마요르 박사는 지난 9일(현지시간) 프랑스의 세계적인 통신사 AFP와의 인터뷰에서 ”외계행성에 관해 얘기하자면 분명히 해야 할 게 있다”라며 ”우리는 이주할 수 없다”고 밝혔다. 마요르 박사의 발언이 의미심장한 이유는 그가 외계행성을 발견한 공적으로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기 때문이다.

마요르 박사와 그의 제자인 디디에 코엘로 제네바대학교 교수(53)는 함께 업적을 이뤘다. 둘은 1995년 10월 태양계 밖에도 항성의 주위를 도는 행성이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발견했다. 이들의 발견 이후 현재까지 과학자들은 4000개가 넘는 외계행성을 발견했으며 이러한 외계행성이 우리 은하에만 수십억 개가 존재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당연히 이런 추정이 나온다. 수십억 개의 외계행성 중 지구와 유사한 행성이 있는 건 아닐까?

지구와 유사한 행성, 물과 대기가 있어 식물이 광합성을 할 수 있는 행성, 인류가 어쩌면 제2의 터전으로 삼을 수 있는 행성이 저 멀리 우리 은하 어딘가에 있는 건 아닐까?

그러나 마요르 박사는 이런 사고방식이 도달하는 잘못된 결론을 꾸짖었다. 그는 ”‘지구에서 생명이 살 수 없다면 생명이 살 수 있는 다른 행성으로 가야지’라는 생각은 없애버려야 한다”라며 ”최대한 긍정적으로 생각해서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살 수 있는 행성이 있다손 치더라도, 적어도 수십 광년은 떨어져 있다. 도달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단정 지었다. 광속으로 이동할 수도 없지만, 광속으로 이동해도 수십 년이라는 건, 불가능을 아주 순화해 말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당연한 얘기다. 라이브사이언스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립대학교 리버사이드 캠퍼스의 천체 물리학 교수 스티븐 케인은 ”슬픈 현실을 말하자면, 지금 시점에서 모든 별은 사실상 무한대의 거리에 있다”라며 ”우리는 인류를 달에 보내는 데만도 엄청난 노력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마요르 박사의 말을 부연해주는 설명이다.

마요르 박사는 AFP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우리 행성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라며 ”이 행성은 무척 아름답고 아직 완전히 살 만한 곳이다”라고 밝혔다. 행성 이주는 공상과학의 영역이지만 기후 변화는 과학의 영역이라는 사실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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