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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연쇄살인 8차 사건' 윤씨가 직접 재심 청구 각오를 밝혔다

재심은 ‘삼례 나라슈퍼 강도치사 사건‘의 박준영 변호사가 맡는다.

화성연쇄살인사건 유력 용의자 이춘재가 화성사건의 모방범죄로 알려졌던 ‘8차 사건’을 포함 총 14건의 살인사건을 저질렀다고 자백한 가운데, 8차 사건의 범인으로 검거돼 20년 간의 복역을 마친 윤모씨가 직접 재심에 나서는 각오와 함께 당시 경찰의 강압적 수사에 대해 밝혔다.

윤씨는 15일 방송된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했다. 지난 2009년 출소해 현재는 직장생활 중이라는 윤씨는 ”이춘재가 8차 사건도 자신이 저질렀다고 했을 때 기분이 어땠느냐”는 질문에 ”착잡했다. 제 사건까지 이춘재가 저질렀다고 해서 그런 기분이 들었다”고 밝혔다.

ⓒ뉴스1

윤씨는 지난 1988년, 화성 8차 사건 범인으로 붙잡힌 후 줄곧 억울함을 호소해 왔다. 윤씨는 ”밥을 먹다가 경찰에 끌려가 가혹행위를 당했다”라며 ”그렇게 맞고 나니까 내가 살았는지 죽었는지 모를 정도로 감이 없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새벽이 되니까 내가 자백했다고 기자들이 몰려왔고, 진술서 내용은 형사가 불러준 걸로 생각난다”고 말했다.

당시 피해자의 집에서 윤씨의 체모가 발견됐기 때문에 윤씨는 유력한 용의자로 검거됐다. 윤씨가 피해자의 오빠와 지인이었기 때문에 이 집에 들어가 범죄를 저지를 수 있었다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윤씨는 ”피해자의 오빠와 지인이 아니다. 얼굴이 기억 안 나는 정도의 사이”라며 ”집에도 가 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윤씨는 ”그 때 형사가 체모를 뽑아달라고 해서 여섯 차례 뽑아줬는데, 체모를 현장에 뿌려서는 ‘네 것이 나왔다’ 그런 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윤씨의 말인 즉, 검사를 위해 쓰라고 제공한 체모를 형사가 범인으로 몰아가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했다는 것이다. 윤씨는 재판 당시 국선 변호인의 얼굴 자체를 보지 못했다고도 주장했다.

이춘재의 자백으로 윤씨에게는 재심의 기회가 열리게 됐다. 윤씨의 재심은 ‘삼례 나라슈퍼 강도치사 사건‘, ‘익산 약촌오거리 살인 사건’의 재심을 맡아 무죄 판결을 이끌어냈던 박준영 변호사가 맡는다.

윤씨는 ”지금 꿈이 있다면 제 진실을 밝히고 명예를 찾고 싶다”라며 ”재심을 하기로 결심한 이유도 그것이며, 길고 지루한 싸움을 이어갈 각오도 돼 있다”고 밝혔다. 방송 말미 윤씨는 ”저는 8차 사건의 범인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1일, 이춘재는 화성연쇄살인사건 9건을 모두 자신이 벌였다고 고백했다. 이미 범인이 잡힌 8차 사건마도 포함된 것이었다. 이에 민갑룡 경찰청장은 ”정밀하게 당시의 자료 등을 보면서 확인하는 과정에 있다”면서 ”자백의 신빙성과 객관성을 면밀하게 검토하면서 확인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현유 에디터: hyunyu.kim@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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