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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군의 군사작전을 틈타 IS 수용소에서 수백명이 탈출했다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재기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 허완
  • 입력 2019.10.14 12:18
  • 수정 2019.10.14 12:27
시리아 북부 라스 알 아인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터키 군과 '자유시리아군(TFSA)'은 쿠르드족이 장악하고 있는 시리아 북부를 겨냥한 '평화의 샘' 작전을 벌이고 있다. 2019년 10월12일.
시리아 북부 라스 알 아인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터키 군과 '자유시리아군(TFSA)'은 쿠르드족이 장악하고 있는 시리아 북부를 겨냥한 '평화의 샘' 작전을 벌이고 있다. 2019년 10월12일. ⓒAnadolu Agency via Getty Images

시리아 북부 쿠르드민병대를 겨냥한 터키 군의 군사작전이 5일째 계속되는 가운데 쿠르드가 운영중이던 ‘이슬람국가(IS)’ 포로수용소에 구금되어 있던 무장대원가족 수백명이 탈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이 지역에 남아있던 병력을 ”최대한 안전하고 빠르게” 철수하는 작업을 개시하기로 했다고 13일(현지시각) 밝혔다. 미군 철수와 터키의 군사작전 개시로 빚어진 혼란 속에 IS가 다시 세력을 강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은 13일(현지시각) 방송된 CBS ‘페이스 더 네이션’ 인터뷰에서 ”국가안보팀과 논의를 마친 뒤 어젯밤 대통령과 대화했다”며 ”그는 시리아 북부에서 신중히 병력을 철수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에스퍼 장관은 터키 군이 터키가 제안한, 국경 지역을 따라 설정된 ‘안전지대’를 넘어 애초 계획보다 더 남쪽과 서쪽으로 공격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우리는 우리 병력들이 숨지거나 부상 당하는 상황에 처하게 만들고 싶지 않다.” 에스퍼 장관이 말했다.

로이터는 미국 정부 관계자 두 명의 말을 인용해 예상보다 빠르게 ‘며칠 내로’ 병력 철수를 끝내도록 하는 계획을 트럼프 정부가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터키 군의 진격과 미군 철수는 이 지역에서 쿠르드 당국이 운영해왔던 IS 포로수용소들의 운명을 위태롭게 하고 있다. 여러 지역에 흩어져 있는 수용소에는 현지 및 외국 출신 IS 무장대원과 대원들의 가족(아내 및 자녀) 등이 구금되어 있다.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의 경비가 이뤄지던 수용소 중 한 곳에서는 IS 무장대원 가족 최소 750명이 탈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터키 측이 이곳을 공습한 직후의 일이다.

쿠르드 당국은 터키-시리아 국경에서 35km가량 떨어진 아인 인사 수용소에 구금되어 있던 여성 249명과 어린이 700여명이 폭동을 일으킨 뒤 탈출했다고 밝혔다. 터키 군의 공격을 막아내느라 바쁜 쿠르드는 수용소 경비에 집중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터키의 군사작전이 IS 재결집의 길을 열고 있다”고 경고했다.

A Turkey-backed Syrian rebel fighter is seen in the town of Tal Abyad, Syria October 13, 2019. REUTERS/Khalil Ashawi     TPX IMAGES OF THE DAY
A Turkey-backed Syrian rebel fighter is seen in the town of Tal Abyad, Syria October 13, 2019. REUTERS/Khalil Ashawi TPX IMAGES OF THE DAY ⓒKhalil Ashawi / Reuters

 

터키는 자국 국경에 인접한 시리아 북부의 쿠르드민병대(YPG)를 터키 내 분리주의 세력인 쿠르드노동자당(PKK)의 연계 세력으로 간주하면서 이들에 대한 전면적인 군사작전을 개시했다. YPG는 IS와 맞서 싸운 시리아민주군(SDF) 내 최대 세력이다.  

2015년부터 미국을 도와 IS 격퇴전에서 맹활약해왔던 SDF는 IS가 점령했던 시리아 북부를 통제해왔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 지역에 주둔하고 있던 미군 병력 철수를 전격 발표함으로써 터키의 군사작전을 위한 길을 터준 뒤 이 지역은 큰 혼란에 빠져들었다. 쿠르드는 배신이나 다름 없는 미국의 조치에 분노하고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수용소에 구금중이던 IS의 핵심 인물들을 안전한 다른 지역으로 옮겼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제로 조치가 완료된 건 서방 국가의 인질들을 고문하고 살해한 것으로 악명 높은 영국인 IS 무장대원 두 명뿐이며, 50여명의 신병을 확보하는 데에 실패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이에 따르면 수용소를 통제하고 있는 쿠르드 측은 구금되어 있는 IS 무장대원을 넘겨 달라는 미군의 협조 요청을 거부했다고 한 미국 정부 관계자는 밝혔다. 

한편 13일 저녁, 쿠르드 당국은 국경 마을을 넘겨주는 대가로 시리아 정부로부터 군사 지원을 받기로 하는 내용의 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이렇게 되면 이 지역을 둘러싼 전투는 러시아와 이란의 지원을 받고 있는 시리아 정부군과 쿠르드군 세력이 터키, 터키와 손을 잡은 시리아 반군과 전투를 벌이는 구도가 된다.

시리아 국영언론들은 정부군이 ”시리아 영토에 대한 터키의 공격에 대항”하기 위해 북쪽으로 향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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