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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석연료 기업들은 미국에서 어떻게 플라스틱 재활용을 망쳐놓는가

미국의 플라스틱 재활용률은 9.1%에 불과하다

Dhaka, Bangladesh- November 12, 2018: Plastic bags are seen in Buringanga River in Dhaka, Bangladesh on November 12, 2018.
Dhaka, Bangladesh- November 12, 2018: Plastic bags are seen in Buringanga River in Dhaka, Bangladesh on November 12, 2018. ⓒRehman Asad via Getty Images

우리가 구입하는 정말 많은 제품들은 한번 사용하고 던져버린 다음 잊어버리도록 만들어진 플라스틱 통이나 포장지에 싸여있다. 하지만 이런 플라스틱은 분해되지 않고 우리가 죽고 나서도 오랫동안 환경 속에 남아있을 수 있다. 재활용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굴러다니는 플라스틱 병과 봉지들을 열심히 쓰레기통에 넣는 것으로 매립지에 넘쳐나고 수로를 막으며 해양 생물들을 죽이고 있는 쓰레기들을 벌충할 수 있다고 무척 믿고 싶어진다.

화석연료에서 원료를 추출하고 플라스틱을 만들어온 석유화학 기업들은 수십 년 전부터 소비자들에게 재활용이 쓰레기 위기의 해답이라고 안심시켜왔다. 지난 달만해도 로열 더치 셸의 임원 힐러리 머서는 새 플라스틱 생산은 매립지에 쌓이고 바다를 떠다니는 어마어마한 양의 플라스틱 쓰레기를 만드는 문제가 아니라고 뉴욕 타임스에 말했다. 폐기물의 부적절한 처리 때문이고, 재활용을 더 잘하는 것이 해결책이라고 암시했다.

“우리는 재활용을 열정적으로 믿는다.” 머서의 말이다.

그러나 플라스틱 재활용이 문제에 처했다. 파괴할 수 없는 물질 플라스틱은 전세계에 너무나 많이 존재하고 있다. 우리의 재활용 네트워크가 감당할 수 있는 양을 넘어선다. 그리고 재활용이 해답이라고 말하는 바로 그 기업들이 도산을 힘겹게 막아내고 있는 재활용업자들을 파묻어버릴 새 플라스틱을 잔뜩 쏟아낼 예정이다.

“우리는 끝없이 구매하고 다 재활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도록] 훈련되어 왔다.” 청정해역 로비 연합을 대표하는 정책 제휴자 제네비브 에이브던의 말이다. “재활용이 속도를 따라잡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거대 석유, 천연가스, 화학기업들은 2010년부터 2018년까지 미국에서 300건 이상의 석유화학 확장 프로젝트에 2000억달러(추정)를 쏟아부었다고 미국 화학 위원회는 밝혔다. 엑슨모빌과 셸 등 거대 화석연료 기업, SABIC과 포모사 플라스틱스 등 플라스틱 제조기업은 애팔래치아와 멕시코 만에 에탄 분해 공장 최소 5개를 짓고 확장하고 있다. 이 시설은 천연가스 프래킹의 부산물인 에탄을 폴리에틸렌 알갱이로 바꾸는데, 이를 이용하여 우유병, 샴푸통, 식품 포장, 택배 박스에 넣는 공기가 든 완충재 등을 만들 수 있다.

Plastic Clear Resin Pellets in a Holding Hand
Plastic Clear Resin Pellets in a Holding Hand ⓒMiguelMalo via Getty Images

이미 전세계적으로 33억5000만 톤 이상의 플라스틱이 매년 새로 생산되고 있다. 앞으로 10년 뒤에는 40% 뛸 것이며, 새로운 생산 공장 건설이 증가 이유 중 하나라고 가디언은 보도했다.

현재의 재활용률은 음울한 수준이다. 유럽에서는 플라스틱의 30% 정도가 재활용되지만, 미국에서는 9.1%에 불과하다고 미 환경보호국은 밝혔다. 재활용 기술과 인프라에 대한 상당한 개선과 투자가 없이 미국에서 감당할 수 있는 양이 그정도이다.

새 공장들이 새로운 플라스틱을 더욱 많이 쏟아내면 재활용은 타격을 받을 거라고 버몬트의 폐기물 관리 기업 DSM 환경 서비스의 자원 경제학자 테드 시글러는 말한다.

“그들은 재활용에 피해를 줄 것이다.”

 

재활용 비상 사태의 구조

이론상으로는 플라스틱이 많아지면 재활용업자들에게는 좋은 일이어야 한다. 그러나 이 업계는 이미 위기를 겪고 있다.

미국은 가치가 낮은 쓰레기를 해외로 보내 재활용시키는데 익숙해져왔다. 2000년대 초반부터 규모가 커졌다. 작년에 이 시스템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재활용업자들의 상황은 힘들어졌고 소비자들은 어리둥절해 하고 있다.

비영리단체 미국 관리 행동 자문위원회의 하이디 샌본 이사에 따르면 미국은 모든 종류의 플라스틱을 다룰 수 있는 재활용 네트워크를 개발한 적이 없다. 지역 재활용업자들은 돈이 되는 것들만 재활용한다.제일 가치가 높은 탄산음료 병들(‘1’ 심볼이 찍혀 있다), 우유통이나 샴푸통(‘2’ 심볼)은 골라내서 미국 내에서 재활용한다. 3부터 7까지 해당하는 다른 모든 플라스틱은 구분하지 않은 채 ‘혼합 플라스틱’이라는 이름으로 그것으로도 이윤을 낼 수 있는 다른 나라로 보낸다. (과자 봉지나 아이스크림 바 포장지들은 사실상 아무 가치가 없고 재활용이 가능한 것으로 간주되지 않는다. 그래도 사람들은 집에서 나오는 종이와 플라스틱 쓰레기와 함께 배출하려 해서 재활용업자들은 힘들어 한다.)

“미국은 마땅히 가져야 했던 근면함으로 행동하지도, 미국인들에게 돈을 주어 재활용 사업을 하고, 일자리를 유지하며 국내 재활용 인프라를 튼튼히 지켜야 한다고 말하지도 않았다. 이것은 세계에 해를 끼쳤다.” 샌본의 말이다.

재활용품을 수출하는 국가들은 미국 외에도 많다. 최근까지 중국은 세계 최고 재활용품 수입국이었다. 최근까지 미국의 폐지와 플라스틱의 40%가 중국으로 갔다. 그러나 2017년말에 중국이 해외 재활용품 반입을 제한하여, 혼합 플라스틱(3~7)과 폐지가 전세계 항구에 쌓이게 되었다. 폐품 가격이 폭락하여, 애초에 낮았던 플라스틱의 가치는 더욱 떨어졌다.

중국의 금지 조치 후 혼합 폐지와 플라스틱이 갈 곳이 없어지자, 메인, 미시간, 플로리다주의 길거리 쓰레기 수집 캠페인은 유예되었다. 미국의 여러 도시와 마을에서 수집된 재활용품이 매립지에 묻히거나 소각로에 들어갔다는보도가 나왔다.

수입된 쓰레기 36톤을 검사하고 있는 중국 세관
수입된 쓰레기 36톤을 검사하고 있는 중국 세관 ⓒSIPA USA/PA Images

가장 최근의 큰 타격은 8월초 캘리포니아의 가장 큰 재활용 센터 리플래닛(rePlanet)이 문을 닫았다는 소식이었다. 소비자들이 빈 통과 병을 다시 가져가면 회수금을 주던 곳이었다. 미국에서 아직 플라스틱 병은 조금은 가치가 있지만, 중국 금지 조치 이전보다 낮아졌다.

캘리포니아주 버클리의 생태학 센터의 마틴 부크는 “재활용품의 잔존 가치는 전역에 걸쳐 낮아졌다. 모든 소재의 가격이 다 떨어졌지만 훨씬 더 많이 추락한 소재들도 있다.”고 한다. 미국에서 최초로 길거리 쓰레기 재활용 프로그램을 시작한 곳 중 하나다.

판매한 재활용품으로만 돈을 번 리플래닛 같은 재활용업자로선 이 가격이 낮아지면 운영비를 감당하기가 어려워진다. 리플래닛의 경우 다른 요인들도 있었다. 재활용업자들이 어려움을 겪을 때 돕도록 설계된 주의 프로그램이 회사를 구할 수 있을 만큼 재빨리 적응하지 못했다.

다른 이유도 있었다. 소비재 기업들로선 새 플라스틱을 사서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면, 자기 제품에 재활용 플라스틱을 사용하고 싶어하지 않을 수도 있다.

“새 합성수지를 사는 게 훨씬 싸다.” 부크의 말이다.

 

새 플라스틱 과잉 공급

석유가 천연가스가 플라스틱의 원재료이기 때문에, 플라스틱 가격은 여기에 연동된다. 현재 유가와 가스가는 낮다. 특히 천연 가스는 미국의 프래킹 붐 때문에 지금 아주 싸다. 애팔래치아와 멕시코 만에 건설 중이라는 에탄 분해 공장은 새 플라스틱의 가격을 더 끌어내릴 것이라고 시글러는 말한다.

“가동될 새 공장들은 새 플라스틱의 가격을 끌어내릴 것이고, 그에 따라 새 플라스틱 소비가 촉진되고 재활용은 더 힘들어진다.”

새 플라스틱 가격이 이미 인위적으로 낮아졌다는 주장도 있다.

 

“정부가 개입해서 새 플라스틱 원재료 추출에 보조금을 주었다. 재활용의 경쟁이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샌본의 말이다.

새 플라스틱 공장을 짓고 있는 기업들도 정부의 도움을 받고 있다. 석유와 가스 거대 기업 셸은  2020년에 펜실베이니아에 문을 열 거대한 복합 단지를 짓고 있다. 폴리에틸렌을 매년 160만톤 생산할 것이며, 25년 동안 16억5000만달러의 세금 우대도 받게 된다. 2016년 북동부 미국과 캐나다 석유화학 건설 컨퍼런스에서 셸 관계자는 이러한 세제 지원이 없었다면 셸은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셸 측에 여러 차례 언급을 요청했으나 답을 받지 못했다.)

FILE - This April 18, 2019 file photo shows part of a petrochemical plant being built on the banks of the Ohio River in Monaca, Pa., for the Royal Dutch Shell company. The plant, which is capable of producing 1.6 million tons of raw plastic annually, is expected to begin operations by 2021. (AP Photo/Gene J. Puskar, File)
FILE - This April 18, 2019 file photo shows part of a petrochemical plant being built on the banks of the Ohio River in Monaca, Pa., for the Royal Dutch Shell company. The plant, which is capable of producing 1.6 million tons of raw plastic annually, is expected to begin operations by 2021. (AP Photo/Gene J. Puskar, File) ⓒASSOCIATED PRESS

수집, 분류, 재가공에 이르는 재활용 쪽은 이와 비교할 만한 보조금을 받지 못했다고 샌본은 말했다.

일부 대규모 화석연료 및 화학 기업들은 재활용을 개선하기 위한 프로젝트들에 돈을 지원하고 있으나, 그 금액은 플라스틱 생산 투자에 비하면 미미하다. 1월에 엑슨, 셸, SABIC, 포모스 등 28개 석유와 가스, 화학과 플라스틱 기업들은 플라스틱 폐기물 종말 연합을 만들었으며, 5년에 걸쳐 재활용 인프라 개선에 15억달러를 투자하기로 다같이 결의했다. 재활용 업계에 진정한 변화가 널리 일어나게 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고 시글러는 말한다.

석유화학 기업들이 정말로 원했다면 10년 동안 매년 200억달러를 투자해야 전세계 플라스틱의 50%가 재활용 또는 재사용되도록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맥킨지는 분석한다. 플라스틱 폐기물 종말 연합은 허프포스트에 보낸 성명에서 이 초기 투자로 인해 국가들, 은행들, 기타 대기업들이 재활용에 더 많이 투자하게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앞으로는 어떻게 해야 할까?

환경 보호 활동가들은 재활용이 할 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플라스틱 폐기물 위기를 끝낼 수 있는 단 하나의 묘책이 아니라는 것뿐이다.

“재활용도 반드시 해결책에 포함되어야 한다.” 제네비브 에이브던의 말이다.

시글러는 꼭 필요한 재활용 인프라 구축을 위해 플라스틱 세금을 도입하자고 여러 해 전에 제안했다. 플라스틱 생산자들에게 1파운드당 1페니를 매기면 매년 40~50억달러의 세수가 생길 것이라고 시글러는 추정했다. (대부분의 합성수지 가격은 1파운드에 1페니이므로, 약 1%의 세금이다.)

“플라스틱 가격은 너무나 낮다. 플라스틱과 관련된 환경적 피해를 반영하지 못한다.”

그의 아이디어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캘리포니아주 의회에는 재활용 플라스틱 수요를 늘려 재활용업자들이 새 플라스틱 생산자들과 경쟁할 수 있게 하는 획기적 법안들이 있다. 제조업자들이 플라스틱 제품에 재활용 소재를 더 많이 사용하도록 강제하는 법안이다.

“재활용 플라스틱 수요를 늘릴 수 있다면, 재활용 체인 전체에 투자가 흘러들어갈 것이다.”

플라스틱 재활용업자 협회의 카라 포치로의 말이다.

개회 기간 중에 통과되지는 못했지만, 내년에 다시 투표를 거칠 수 있을 것이다.

소비재 기업들은 재활용업체들과 장기 소재 계약을 맺음으로써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고 포치로는 말한다. 재활용업체들을 원자재시장의 부침으로부터 격리시켜 줄 것이며, 리플래닛과 같은 곳들의 붕괴를 막아줄지도 모른다.

11월, 음료 업체 네슬레 워터스 북미는 재활용을 통해 식품용 PET 플라스틱을 생산하는 업체 카본LITE와 다년간 계약을 맺었다. 수요가 확실해진 카본LITE는 펜실베이니아주 리하이 밸리에 새 시설을 짓고 있다. 매년 20억개 이상의 병을 재활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소비자들이 할 수 있는 일도 있다.

“재활용품을 사라.” 포치로의 권유다.

샌본은 제품에 딸려온 플라스틱 포장재들이 마음에 들지 않는 소비자들은 포장재를 전부 바닥에 놓고 사진을 찍은 다음 소셜 미디어에 올리며 이를 보낸 기업을 태그하고 항의하라고 한다.

“삐걱삐걱거리며 아주 시끄럽게 소리를 내라. 삐걱삐걱거리는 톱니바퀴에 기름칠이 될 것이다.”

 

* HuffPost US의 How Fossil Fuel Companies Are Killing Plastic Recycling를 번역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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