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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번지는 공포 '스네이크헤드 피시'의 정체는 가물치다

우리가 생각해도 참 무서운 물고기다

  • 박세회
  • 입력 2019.10.11 12:10
  • 수정 2019.10.11 14:52
스네이크헤드 피시.
스네이크헤드 피시. ⓒGeorgia Department of Natural Resources

10일 뉴욕타임스는 ‘스네이크헤드 피시가 조지아에서 발견됐다 : ‘당장 죽여라″라는 제목의 기사를 발행했다. 메릴랜드와 버지니아에 이어 조지아주에서 가물치가 발견됐다는 내용이다. 미국 하천의 생태계를 위협하는 공포의 물고기 ‘스네이크헤드 피시‘는 사실 우리에게는 보양식의 재료로 익숙한 ‘가물치’다.

끈적끈적한 점액질이 분비되는 기다란 형태의 ‘노던 스네이크헤드 피시’(가물치)는 거대한 턱을 가지고 있으며 땅 위에서도 숨을 쉬며 몸을 뒤척여 기어 다닌다. 미국의 미디어가 처음으로 가물치를 조명한 것이 2002년이니, 주로 아시아에서 서식하는 가물치가 어떤 이유로든 미국 이민 길에 오른 건 대략 십수 년 정도 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A worker at the Khaiseng Fish Farm displays a snakehead fish which has been harvested and put on its way to a Singaporean dinner table, Saturday, July 27, 2002 in Singapore. The fish which has been causing great concern as a voracious predator and a potential danger to the environment in the U.S. is seen by amused Singaporeans as nothing more than a tasty meal. (AP Photo/Ed Wray)
A worker at the Khaiseng Fish Farm displays a snakehead fish which has been harvested and put on its way to a Singaporean dinner table, Saturday, July 27, 2002 in Singapore. The fish which has been causing great concern as a voracious predator and a potential danger to the environment in the U.S. is seen by amused Singaporeans as nothing more than a tasty meal. (AP Photo/Ed Wray) ⓒASSOCIATED PRESS

이후 가물치는 미국 하천의 생태계를 파괴하는 강력한 포식자로 군림하고 있다. 지난 2002년 내무부장관 게일 노턴은 가물치는 ‘게걸스러운 포식자’라 표현하며 이 물고기의 수입이나 미국의 각 주간의 이동을 금지하는 안을 내놓은 바 있다. 그러나 이 금지령이 시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15개 주에서 가물치가 발견됐다. 그리고 이번 주 조지아주 그위넷 카운티에서 새로운 가물치가 발견된 것이다. 

″발견 즉시 죽여라. 죽이고 얼려라. 가물치는 땅에서도 살 수 있다는 걸 기억하라.”

미국의 관계 당국은 그위넷의 주민들에게 당부한 말이다. 가물치는 심지어 물 밖에서도 숨 쉬며 수일을 생존할 수 있는데 이때 작은 동물을 먹기도 한다. 이런 습성이 거대한 공포로 다가왔을 것이다. 지난 2002년 가물치가 처음 미국 땅에 알려지기 시작했을 때 미국의 언론은 ”이 물고기는 한 호수의 다른 모든 물고기를 먹어 치우고 육지로 이동해 다른 호수로 가서 다른 물고기들을 먹어 치울 것이다”라며 걱정을 늘어놨다.

그러나 물론 이는 이 물고기의 습성을 잘 모르고 한 예측이다. 미국에서 발견되고 있는 ‘노던 스네이크헤드 피시’는 뭍에서 숨을 쉴 수는 있지만, 장거리를 이동할 수는 없는 종이다. 물론 아시아권에서 사는 가물치의 몇몇 종 중에는 뭍에서 꽤 긴 거리를 이동하는 종도 있긴 하다.

조지아주에는 비상이 걸렸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조지아주에서 가물치를 처음 잡은 낚시꾼은 낚시에 걸려 올라온 물고기가 이상하게 생겨 사진만 찍고 다시 놓아줬다고 한다. 이 낚시꾼은 물고기 사진을 주 야생생물 자원부에 보고했고, 사냥이 시작됐다. 지난 9일 한 팀이 가물치가 잡힌 연못으로 파견되어 약 60cm짜리 다 자란 가물치와 치어 3마리를 잡았다.

목요일부터 조지아주의 야생생물자원부가 파견한 팀이 이 지역 하천 인근을 뒤지며 가물치 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조지아주의 어업담당자는 뉴욕타임스에 ”가물치는 다른 물고기뿐 아니라 양서류, 작은 동물, 개구리, 도마뱀 등을 잡아먹는 포식자다”라며 ”이 물고기는 우리 토종 물고기들과 먹잇감과 서식지를 두고 경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에서 발견된 ‘노던 스네이크헤드 피시’는 중국, 한국, 러시아에서 주로 서식한다.

박세회 sehoi.park@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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