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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미더머니 제작진이 반드시 봐야 할 미국 힙합 배틀 '리듬+플로우'의 매력

지금 화제성 대세인 프로그램이다

  • 박세회
  • 입력 2019.10.10 17:38
  • 수정 2019.10.16 16:08
챈스 더 래퍼
챈스 더 래퍼 ⓒNETFLIX

역시 사람들은 경쟁이 너무 싫다고 하면서도 경쟁을 보는 걸 아주 싫어하지는 않는 모양이다. 절대 안 생길 줄 알았던 미국 힙합 분야에서 한국의 쇼미더머니와 유사한 기획의 경연 프로그램이 시작됐다. 넷플릭스의 신작 예능 ‘리듬 + 플로우’가 그 주인공이다.

미국 매체에서 ‘힙합은 경쟁이 아니다‘, ‘예술 정신에 어긋난다’ 식의 반응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애틀랜틱은 ”아메리칸 아이돌에 대한 힙합의 대답은 저항 불가다”, TV 라인은 ”넷플릭스의 통렬한 힙합 컴페티션이 불타올랐다”는 반응을 보였다. 가디언은 별 4개를 주며 ”다 망해가는 TV 경연 프로그램이란 장르에 쥬라기 공원에 걸어 들어가는 티렉스처럼 들어섰다”며 찬사를 보냈다.

일단 심사위원의 화제성이 어마어마하다. 대세 여성 래퍼 카디비가 메인 앵커처럼 등장해 쇼를 좌지우지한다. 우리에게는 ‘강렬한 여성 래퍼’ 정도로 알려진 카디비의 인간적인 면모가 이 쇼가 가진 엄청난 매력이다. 카디비의 인간적인 면모, 음악 산업에 대한 이해와 이를 바탕으로 후배들을 이끌어 주려는 자상함을 보고 있자면, 나는 그동안 카디비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구나, 라는 생각마저 든다.

특히 2회차에서 그녀는 자기 구역이라고 할 수 있는 뉴욕 오디션을 진행하며 수많은 참가자에게 ”랩 실력이 좋지만, 스테이지에서의 존재감을 더 드러낼 필요가 있다”, ”사람들이 당신을 사랑하게 만들어야 한다”, ”랩을 잘할 수는 있지만, 좋은 곡을 만드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는 등의 조언을 건넨다. 이런 말을 하는 그녀의 표정과 말투에서 가식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다른 평가단의 면모 역시 대단하다. 그래미상 3회 수상에 빛나는 사우스 힙합의 제왕 티아이(T.I.)와 정식 앨범도 아닌 믹스 테이프로 그래미의 ‘베스트 뉴 아티스트’를 거머쥔 현존 최강류 챈스 더 래퍼가 함께한다. 게다가 웨스트 코스트 힙합의 전설 스눕독이 게스트 심사위원으로 등장해 큰 즐거움을 선사한다.

미국 힙합 신은 물론 흑인 문화의 면면을 느껴볼 수 있다는 점 역시 매력적이다. 1화 LA 오디션에서는 좀 많이 험한 동네인 캘리포니아 잉글우드(컴튼 바로 옆에 있다) 출신이 등장하는데, 심사위원인 스눕독이 참가자에게 이렇게 묻는다. ”어디서 왔어?”. 참가자가 대답한다. ”잉글우드요.” 스눕독이 다시 묻는다. ”아니 어디 출신이냐고”. 이는 잉글우드라는 동네의 갱단 출신이 아닌지를 확인하는 말이다.

랩을 할 때 대다수의 출연자가 서로의 아픔을 털어놓는다. 제작진은 주요 출연자의 사연을 적절히 섞어 감동 드라마를 연출하면서도 지나치게 신파로 흐르지 않도록 균형을 유지한다. 어린 나이에 사랑하는 오빠를 잃은 출연자도 있고, 불과 1년 반 전에 암으로 엄마를 잃은 출연자도 있고, 마트에 가기도 두려운 살벌한 동네에서 딸을 키우는 20대 아빠도 있다.

카디비는 엄마를 잃은 21살 참가자가 불합격의 위기에 처했을 때, ‘모든 걸 걸었다’며 애원하자 1차 오디션에 합격을 준다. 그래놓고는 관객에게 말한다. ”여러분 출연자의 사연에 흔들리면 안 됩니다. 우리는 이 사람들의 스타성을 판단해야 해요”라고. 가끔은 따뜻하고 가끔은 얼음송곳처럼 잔인하다. 근데 그 밸런스가 너무도 매력적이다. 한편 해당 시리즈는 넷플릭스에서 현재 4회차까지 공개됐다. 16일과 23일에 각각 3회차씩이 추가된다. 

박세회 sehoi.park@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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