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2019년 10월 10일 15시 02분 KST

'마셜 제도의 아이를 삽니다' 미국에서 벌어진 입양 사기 사건의 전말

대형 인신 매매 사건으로 보고 있다

ASSOCIATED PRESS
This undated booking photo provided by the Maricopa County Sheriff's Office shows County Assessor Paul Petersen, who has been indicted in an adoption fraud case. Petersen is accused of arranging for dozens of pregnant women from the Marshall Islands to come to the U.S. to give their children up for adoption. Utah also has charged him with 11 felony counts, including human smuggling, sale of a child and communications fraud. (Maricopa County Sheriff's Office via AP)

아이를 원하는 미국인들의 열망은 정말이지 간절하다. 그리고 그 간절함을 이용해 수백만 달러의 돈을 번 입양 전문 변호사가 붙잡혔다. 그 수법을 보면 미국의 이민법과 의료 제도 그리고 피해자들의 절박함을 악랄하게 이용했다.

워싱턴포스트는 10일(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와 유타주에서 면허를 취득한 32세의 입양 전문 변호사 폴 피터슨이 애리조나와 유타주 두 곳에서 입양 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당했다고 전했다. 애리조나 고등법원 기소문에 따르면 피터슨은 음모, 사기, 위조 등의 죄목으로 기소됐다. 검찰은 피터슨이 공범과 함께 마셜 제도의 임신한 여성들을 애리조나로 데려와 애리조나 거주인이라 주장하고 서류를 꾸며 애리조나주의 의료 시스템을 활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마셜제도 공화국은 인구 7만 명이 조금 넘는 오세아니아주 태평양에 있는 섬 나라로, 완전한 독립국이지만 달러를 주로 사용하고 있으며, 조약에 따라 미국이 외교와 국방을 책임지고 있다.

유타주의 기소장에는 범행 수법이 좀 더 명확히 드러난다. 유타주 검찰은 피터슨이 지난 2016년 12월부터 2019년 8월 사이 40명 이상의 마셜 제도 여성이 미국 내에서 아이를 낳도록 원조한 것으로 파악했다. 이들은 각 여성에게 1만 달러를 제공했으며, 아이를 원하는 부모에게 이들이 낳은 아이를 입양시켜주겠다는 약속의 대가로 2만5000달러를 선입금 받고 아이가 태어나면 1만 달러를 더 받아내는 식으로 사업을 영위했다. NPR에 따르면 이 기간에 피터슨은 270만 달러(약 32억원)을 벌어들였다.

유타 중 법원 기록에 따르면 피터슨으로부터 아이를 입양 받은 부모들은 마셜 제도의 입양 관련 법에 대해 알지 못했으며, 피터슨이 아이를 어떤 방식으로 입양해오는지도 잘 몰랐던 것으로 드러났다. 솔트레이크 트리뷴은 피터슨이 인신매매 등의 혐의 외에도 양부모에게 입양의 수법을 밝히지 않았다는 점에서 사기 혐의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유타주 검찰총장은 ”피터슨에게도 무죄 추정의 원칙이 적용되기는 하지만, 우리의 수사가 드러낸 바에 의하면 그는 끔찍한 범죄를 저질렀다”라며 ”그는 두 국가 두 그룹의 사람들의 절박함을 악용했다”라고 밝혔다.

마셜 제도에서 아이를 키우기 힘든 어려운 환경을 가진 임산부들과 돈은 있으나 아이를 가질 수 없어 절박한 미국 부모들의 심정을 악용한 죄는 무척 크다.

그뿐 아니다. 아칸소주에 있는 연방 검찰에 기소된 마키 다케하시의 기소장에 등장하는 피터슨의 혐의를 보면 밀수와 돈세탁의 혐의도 있다. 미연방 검사 듀앤 키스는 NPR에 ”많은 산모는 자신들이 마치 물건처럼 다뤄졌다고 증언하고 있다”라며 ”헷갈려서는 안 된다. 이 건은 완벽하게 인신매매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박세회 sehoi.park@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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