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2019년 10월 10일 11시 02분 KST

배터리 업체에 입사해 노벨화학상 수상한 일본 샐러리맨의 신화 '요시노 아키라'

일본의 24번째 노벨 과학상 수상자다

Tomohiro Ohsumi via Getty Images
노벨 화학상 수상 이후 일본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요시노 아키라 명예 연구원. 

리튬 이온 배터리(전지)를 개발하고 상용화에 기여해 일명 ‘충전하는 세상’을 연 미국·영국·일본인 과학자 3명이 올해 노벨화학상을 수상했다. 노벨과학상 역대 최고령자인 97세 수상자가 나왔으며 이례적으로 학계 출신이 아닌 산업계 연구원 출신이 수상하기도 했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9일(현지시간) 2019년 노벨 화학상 수상자로 미국인 존 굿이너프(97) 오스틴 텍사스대 교수, 영국인 스탠리 위팅엄(77) 빙엄턴 뉴욕주립대 교수, 일본인 요시노 아키라(71) 일본 메이조대 명예 교수 겸 아사히카세이 명예 연구원을 선정했다.

리튬 이온 배터리는 이차전지의 일종으로 방전 과정에서 리튬 이온이 음극에서 양극으로 이동하며, 충전시에는 리튬 이온이 양극에서 음극으로 다시 이동하여 제자리를 찾게 되는 전지다. 이러한 개념은 위팅엄 교수가 1970년대 제시했다. 황화타이타늄(TIS₂)을 양극으로, 금속 리튬을 음극으로 사용해 전류가 흐르는 길을 만든 전지 구조를 개발했다. 그러나 배터리 용량이 2V(볼트) 수준이었다.

이에 굿이너프 교수는 1980년대 음극을 황화 금속대신 산화 금속으로 대체시켜 배터리 용량을 최대 4V까지 끌어올렸다. 그럼에도 여전히 폭발의 위험 때문에 상용화가 어려웠던 리튬 이온 배터리를 1985년 아키라 교수가 코발트 탄소 재료로 대체해 사용하면서 ‘충전하는 세상’이 열리게 됐다.

이번 수상자 중 굿이너프 교수의 나이는 97세로 최고령자 노벨상 수상자가 됐다. 지금까지 최고연령 수상자는 2018년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아서 애슈킨 미국 벨연구소 박사였다. 당시 애슈킨 박사는 96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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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부터 미국 존 굿이너프(97) 오스틴 텍사스대 교수, 영국 스탠리 위팅엄(77) 빙엄턴 뉴욕주립대 교수, 일본 요시노 아키라(71) 메이조대 명예 교수.

특히 일본 수상자 요시노 교수의 이력이 눈에 띈다. 요시노는 교토대 대학원 졸업 후 1972년 세계 1위 리튬이온 전지업체인 아사히카세이에 입사해 한우물을 팠다. 학계가 아닌 산업계 출신이라는 점에서 특별하다. 노벨과학상은 보통 학계 출신 일색이다. 오사카 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한 것도 기업 현장에서 연구경력을 쌓은 한참 뒤인 2005년이다.

기업에서 잔뼈가 굵은 요시노 교수는 2017년부터 메이조대 명예교수직을 겸하고 있다. 요시노 교수는 위팅엄 교수와 굿이너프 교수가 시작하고 발전시킨 리튬 전지 기술을 완성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학계에서 이루어진 연구가 산업계로 넘어와 완성되었다는 점 역시 의미가 깊다. 

기초과학 강국인 일본의 면모가 드러나기도 한다. 요시노는 27번째 일본인 노벨상 수상자이며 과학상에 국한하면 24번째다. 이로써 일본은 물리학상 11명, 화학상 8명, 생리의학상 5명을 배출한 국가가 됐다. 지난해 기준으로 미국 267명(43%), 영국 88명(14%), 독일 70명 (11%), 프랑스 34명(7%) 다음이다. 

굿이너프 택사스대 교수 연구실에서 2006년부터 2010년까지 연구한 경험이 있는 김영식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및과학공학부 교수는 ”세 분은 상용화된 리튬 이온 배터리의 거장들”이라고 평가하며 ”그들의 혁신적인 발견이 지금의 리튬 이온 전지가 일상 상활에서 사용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는 ”리튬은 가장 가벼운 금속원소이며, 리튬 이온 배터리는 반응성이 높은 리튬 금속 대신 흑연을 음극재의 활물질로 사용해 폭발 위험이 적어 상대적으로 기존 배터리보다 훨씬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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