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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묵인' 속에 터키가 시리아 쿠르드족을 겨냥한 지상작전을 개시했다

터키는 공습과 포격에 이어 지상군을 진격시켰다.

  • 허완
  • 입력 2019.10.10 11:58
Shortly after the Turkish operation inside Syria had started, local residents cheer and applaud as a convoy of Turkish forces vehicles is driven through the town of Akcakale, Sanliurfa province, southeastern Turkey, at the border between Turkey and Syria, Wednesday, Oct. 9, 2019. Turkey launched a military operation Wednesday against Kurdish fighters in northeastern Syria after U.S. forces pulled back from the area, with a series of airstrikes hitting a town on Syria's northern border. (AP Photo/Lefteris Pitarakis)
Shortly after the Turkish operation inside Syria had started, local residents cheer and applaud as a convoy of Turkish forces vehicles is driven through the town of Akcakale, Sanliurfa province, southeastern Turkey, at the border between Turkey and Syria, Wednesday, Oct. 9, 2019. Turkey launched a military operation Wednesday against Kurdish fighters in northeastern Syria after U.S. forces pulled back from the area, with a series of airstrikes hitting a town on Syria's northern border. (AP Photo/Lefteris Pitarakis) ⓒASSOCIATED PRESS

터키 군 병력이 9일(현지시각) 시리아 북동부 쿠르드 무장대원들에 대한 공격을 개시했다. 공습과 포격을 퍼부은 뒤 지상군이 국경을 넘어 군사작전에 돌입했다. 터키가 지원해 온 시리아 반군도 작전에 가담했다.

이번 공격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 지역에 주둔하던 미군 병력을 철수시키겠다고 갑작스럽게 발표한 지 불과 며칠 만에 이뤄졌다. 이 결정은 미국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 내에서조차 큰 비판을 불렀다. 미국을 도와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격퇴전에 공헌해 온 쿠르드민병대(YPG)를 버렸다는 이유에서다.

″터키 군과 자유시리아군(TFSA)은 ‘평화의 샘’ 작전의 일환으로 유프라테스강 동쪽에서 지상 작전을 개시했다.” 터키 국방부가 트위터에 올린 공지에서 밝혔다.

지상군 병력은 네 개 지점을 통해 시리아로 진격했으며 이 중 두 곳은 시리아의 마을 탈 아부야드 인근, 나머지 두 곳은 라스 알 아인 근처라고 터키 언론들은 보도했다.

 

터키 군의 공격이 개시되자 수천 명의 주민들은 라스 알 아인을 탈출해 쿠르드족 민병대인 시리아민주군(SDF)이 장악한 지방으로 피신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SDF 측은 터키 군의 공격으로 3명의 무장대원과 5명의 민간인이 목숨을 잃었고 10여명의 시민들이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유엔안전보장이사회는 영국과 프랑스, 독일, 벨기에, 폴란드의 요청에 따라 10일 긴급 회의를 소집해 이 사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터키 정부는 유엔 안보리에 보낸 서한에서 이번 군사작전이 ‘주의 깊게’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쿠르드군을 배신했다’는 비판을 일축했다. ”쿠르드족은 자신들의 영토를 위해 싸우는 것이다.” 9일 백악관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은 그가 답했다.

″그들은 제2차 세계대전 때 우리를 돕지 않았고, 예를 들어 노르망디 (전투)에서도 우리를 도운 적이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말이다. ”우리는 탄약이나 무기, 돈으로 쿠르드를 돕느라 엄청나게 많은 돈을 썼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터키의 이번 군사 작전을 틈타 억류되어 있던 IS 무장대원들이 탈출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다는 질문에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이렇게 답했다. ”그들은 유럽으로 돌아갈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으로 흔히 분류되는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공화당, 사우스캐롤라이나)은 쿠르드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기로 한 결정은 ”대통령 재임 중 나온 가장 큰 실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시리아 점령”에 나선 터키에게 가혹한 제재를 부과하는 법안을 민주당과 함께 공동으로 마련했다고 밝혔다. ”정부가 터키에 맞서 행동하기를 거부하는 가운데 나는 (이 법안에 대한) 초당적인 지지를 기대한다.”

공화당 내 ‘매파’로 분류되는 리즈 체니 하원의원(와이오밍)은 ”미국은 지상에서 IS와 전투를 벌이고 미국 본토 수호를 도운 우리의 동맹 쿠르드를 버렸다”고 지적했다. ”이 (철군) 결정은 러시아와 이란 같은 미국의 적들과 터키를 도울 뿐이며, IS의 재건을 위한 길을 열어주게 될 것이다.”

쿠르드민병대(YPG)는 지난 5년 동안 미국을 도와 IS 소탕 작전에서 혁혁한 공을 세웠다. 그러나 터키는 시리아민주군(SDF)의 핵심 세력인 YPG를 자국 내 분리주의 단체 쿠르드노동자당(PKK)과 연계된 ‘테러 집단’으로 규정하고 있다. 가장 많은 수의 쿠르드족이 거주하는 터키는 오랫동안 쿠르드족의 독립 운동을 탄압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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