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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0월 08일 13시 47분 KST | 업데이트됨 2019년 10월 08일 14시 05분 KST

영화 '조커' 제작진은 소아성애자가 만든 노래를 알고 썼을까?

일을 잘하지 못한 것임에는 틀림없다

워너브러더스
조커

한국에서 지난 2일 개봉해 일주일도 안 되어서 2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조커’에서는 빌런으로 변한 조커가 계단을 내려오는 신이 명장면으로 꼽힌다. 그러나 이 장면에 배경음악으로 쓰인 ‘락 앤 롤 파트 2’(Rock and Roll Part 2)가 문제가 되고 있다. 아동 포르노 소지와 아동 성폭력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영국 뮤지션의 음악이기 때문이다.

‘락 앤 롤 파트 2’의 작곡가이자 가수인 글램 록 가수 개리 글리터는 1970~80년대 영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2000만장 이상의 앨범 판매고를 올린 스타였다. 그의 번쩍거리는 의상과 리젠트 헤어 스타일은 글램록 장르와 시대의 상징성을 지녔다. 그러나 글리터는 1999년 아동 포르노 소지로 투옥된 데 이어 2000년대 중반에는 베트남에서 미성년자 성추행과 성폭행 등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또한 2015년에도 아동 강간 등으로 16년 형을 선고받았다. 

CNN 등은 이를 두고 ″조커‘가 소아성애자인 개리 글리터에게 돈이 굴러 들어가는 노래를 사용했다’는 비판 기사를 냈다. CNN은 ”글리터가 이 영화에 쓰인 음악으로 얼마나 많은 돈을 받고 있는지는 확실하지 않으나 엔터테인먼트 전문 변호사에 따르면 공동 작곡으로 이름을 올린 글리터는 분명히 저작권료를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변호사는 ”미국 외의 국가에서는 공연에 따른 실연비도 따로 지급된다”며 글리터가 받을 저작권료가 여섯 자리 숫자에 달할 것이라고 봤다. 이는 1백만 달러(약 12억원) 이상의 돈이 아동 성폭행범의 손에 흘러 들어간다는 얘기다.

한편 가디언 등은 ”개리 글리터가 그리 크게 돈을 벌지는 못할 것이다”라는 내용의 기사를 내기도 했다. 가디언에 조언한 변호사는 “해당 음반을 발매한 영국 회사에 저작권의 20~30%가 갈 것이고 그 회사가 약 60%를 떼갈 것이다. 음반 레코딩으로 글리터는 남은 것 중 30% 정도를 받을 테고 저작권료는 공동 작곡이라 그것보다도 적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글리터가 돈을 얼마나 버는지가 중요한 건 아니다.

대체 왜 이런 논란의 여지가 있는 노래를 5500만 달러(658억원) 짜리 영화에 걸러내지 못하고 사용했는지가 문제다. 일각에서 이 노래를 선정한 것이 감독의 의도였는지를 두고 의견이 분분한 이유다. CNN은 제작사인 워너 브러더스 측에 이에 관한 답변을 요청했으나 공식적인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한다. CNN은 이 소식을 전하며 “CNN과 워너 브러더스는 같은 워너 미디어 소속이다”라고 밝혔다. 계열사에 손해를 끼칠 수 있는 뉴스를 전하는 데 있어 가감이 없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그러나 제작진이 글리터의 비행을 전혀 몰랐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예를 들면 이 노래는 미국 대학 응원단의 고적대가 연주용으로 자주 사용하는 음악이기도 하다. 중간에 등장하는 ‘헤이’라는 후렴구를 관중들이 따라 외치기 쉽기 때문이다. 가디언은 ”음악 총 책임자가 이런 걸 걸러내야 한다”라며 ”미국에서는 솔직히 개리 글리터가 누군지도 모르고 신경도 안 썼을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에서는 개리 글리터가 여러 차례 뉴스를 장식한 아동 성폭행범이지만, 미국에서는 응원가로 자주 쓰이는 옛날 노래 가수 정도로만 알려져 있다는 뜻이다.

가디언은 또한 필 스펙터의 예를 들기도 했다. 레너드 코헨, 비틀스, 라몬즈 등의 역사적인 뮤지션들과 함께 작업한 유명 프로듀서 필 스펙터는 40대 여성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되어 유죄 판결을 받았으나 그 이후에도 그가 공동 작곡한 ‘Be My Baby’ 등의 노래로 인한 저작권료는 계속 그의 통장에 입금되었다. 극에 달한 호아킨 피닉스의 연기와 토드 필립스의 장엄한 연출로 찬사를 받는 조커는 개봉 이후 폭력을 미화하고 살인자를 정당화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박세회 sehoi.park@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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