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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반정부 소요사태가 계속되고 있다. 벌써 100여명이 숨졌다.

이라크 경찰 등은 시위대를 향해 실탄을 발포했다.

  • 허완
  • 입력 2019.10.06 13:50
An Iraqi protester waves the national flag during a demonstration against state corruption, failing public services, and unemployment, in the Iraqi capital Baghdad on October 5, 2019. (Photo by AHMAD AL-RUBAYE/AFP via Getty Images)
An Iraqi protester waves the national flag during a demonstration against state corruption, failing public services, and unemployment, in the Iraqi capital Baghdad on October 5, 2019. (Photo by AHMAD AL-RUBAYE/AFP via Getty Images) ⓒAHMAD AL-RUBAYE via Getty Images

이라크에서 반정부 소요사태가 5일째 격화되고 있다. 100여명이 숨지고 4천여명이 부상해, 미국의 이라크 침공 이후 벌어진 폭동과 내란에 준하는 사태로 접어들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1일부터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남부 시아파 주민 거주 지역들에서 자연발생적으로 시작된 시위는 지난 3일부터 수도 바그다드 및 남부 주요 도시에서 한낮에도 통행금지를 선포할 정도 악화되며, 남부 지역으로 번졌다. 시위에 참가한 시민들은 실업과 식량난, 공공서비스 파탄, 부패 등 생활고에 항의하며 폭력 행위가 동반되는 격렬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라크 의회의 인권위원회는 소요 사태로 적어도 99명이 숨지고, 4천여명이 부상당했다고 밝혔다. 유엔까지 나서 “분별없는 생명 손실”이 중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런 소요사태는 이라크에서 이슬람국가(IS)가 패퇴된 이후 최악이다.

5일 바그다드 동부에서 열린 대중집회는 보안 당국에 의해 의해 진압되며 인명 손실이 발생했다. 경찰 등 보안 병력들은 실탄 발사까지 했고, 이날 14명이 숨졌다. 당국은 통행금지 및 인터넷 차단으로 소요 사태에 강경 대처했으나, 시위는 확산되어 왔다.

경찰도 실탄을 발사하기는 했으나, 시위대를 향한 정체불명의 저격도 이뤄지고 있다. 혼란을 부추키려는 이슬람주의 무장세력들의 개입으로 추정된다. 바그다드에서는 소요 발생 이후 지금까지 250명이 총탄에 저격당하는 피해를 입었다. 남부도시 디와니야에서는 이날 주정부 청사에 시위대가 난입하는 와중에서 공중으로 총격이 난사됐다.

Demonstrators gather at a protest after the lifting of the curfew, following four days of nationwide anti-government protests that turned violent, in Baghdad, Iraq October 5, 2019. REUTERS/Thaier Al-Sudani
Demonstrators gather at a protest after the lifting of the curfew, following four days of nationwide anti-government protests that turned violent, in Baghdad, Iraq October 5, 2019. REUTERS/Thaier Al-Sudani ⓒThaier Al-Sudani / Reuters

 

이날 바그다드의 한낮 통행금지는 해제됐으나, 도심에서 산발적인 게릴라 시위가 계속됐다. 시위의 중심지인 타흐리르 광장은 봉쇄됐다. 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 소유의 <알-아라비야> 방송국 등 몇몇 방송국은 방화 공격을 받았다. 남부 도시 나시리야에서는 6개의 정당 건물들이 방화됐다.

집권 1년을 맞는 압델 압델 마디 총리 정부는 최대의 위기에 직면했다. 마디 총리는 4일 시위대의 우려에 대응하겠으나, 이라크의 문제에 “마술같은 해법”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경찰 등에게 완전한 지지를 보냈다면서 시위대 대처에 “국제기준”을 준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유엔의 이라크 지원 대사는 이라크 정부에게 시위대를 숨지게 한 치안당국자들을 처벌하라고 촉구했다.

이라크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시아파 성직자 아야톨라 알리 알-시스타니는 정부에게 개혁 요구에 대처하라고 촉구하면서 “정부는 부패와 싸우라는 국민들의 요구에 답하지 않거나 아무것도 이룬 것이 없다”고 비판했다.

Demonstrators gesture near burning objects at a protest during a curfew, two days after the nationwide anti-government protests turned violent, in Baghdad, Iraq October 3, 2019. REUTERS/Khalid al-Mousily
Demonstrators gesture near burning objects at a protest during a curfew, two days after the nationwide anti-government protests turned violent, in Baghdad, Iraq October 3, 2019. REUTERS/Khalid al-Mousily ⓒKhalid Al Mousily / Reuters

 

이번 시위는 이라크 인구의 다수인 시아파 주민 지역에서 시작되고 번지고 있다. 이라크 전쟁 이후 시아파 정부의 집권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시아파 주민이 주축이 된 이번 소요 사태는 이라크에 또 다른 혼란과 권력공백을 낳을 우려를 낳고 있다. 미국의 이라크 침공 이후 이라크에서 벌어진 폭동과 내란은 주로 수니파 주민과 알카에다 등 이슬람주의 무장세력들이 주도했다.

이번 소요는 시아파 지역에서 지도부없이 자발적으로 터져나와 시아파가 주로 거주하는 남부 지역으로 확산됐다. 시위대들은 부패, 실업, 식량난, 공공 서비스 파탄 등에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실업에 시달리는 젊은층들이 시위의 주축을 이루고 있다.

이라크는 세계 4위의 석유매장량을 가지고 있으나, 인구 4천만명 중 4분의 1이 절대 빈곤에 시달리고 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2014년 통계에 따르면, 인구의 22.5%가 하루 1.9달러 미만으로 살아간다. 6가구 중 1가구가 식량난에 시달린다. 실업률은 지난해 7.9%이나, 젊은층 실업률은 두 배 이상인 18%대이다. 또 경제활동 인구 중 20% 가까이가 반실업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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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이라크 #바그다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