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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에서 1154일간 억울하게 옥살이를 한 여성이 외교부 국정감사에 출석해 한 말

2016년 1월, 여동생의 약혼자가 운영하는 노래방 일을 돕던 중 체포됐다.

  • 김현유
  • 입력 2019.10.03 14:50
  • 수정 2019.10.03 15:17

1154일 동안 멕시코 감옥에서 억울한 시간을 보내야 했던 양현정씨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당시 영사관의 미흡한 대처를 비판했다.

양씨는 지난 2016년 1월, 여동생의 약혼자가 운영하는 노래방 일을 돕던 중 인신매매 및 성 착취 혐의로 체포됐다. 이 과정에서 멕시코의 경찰 수사와 더불어 주멕시코 대사관의 대처가 논란이 됐는데, 양씨가 조사를 받을 당시 한국 대사관의 이임걸 경찰영사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영사는 당시 멕시코대사관에 영사로서 파견 업무 중이었다.

ⓒJTBC

멕시코연방법원은 지난 3월에야 검찰 수사와 법원의 법 적용과정에 잘못이 있었음을 인정하고 양씨를 석방했다. 이미 3년이 넘은 시간이었다.

2일 양씨는 검은색 마스크를 끼고 국회 국정감사장에 출석했다. 양씨는 ”이 자리에 서기까지 너무도 힘들었다”라며 ”죽을 때까지 꿈에서조차 떠올리고 싶지 않았던 1154일을 돌이켜야 하는 게 두려웠다”고 입을 열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양씨는 ”저는 이임걸 전 영사가 살인자라고 생각한다. 그에게는 사소한 일이고, 영사직을 떠나면서 잊힌 일일 수도 있지만 저는 그의 행동으로 인해 지옥에서 지금도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전 영사는 면회를 와서 ‘스페인어 배워서 좋지요’라며 미소지었고, 수갑 찬 저를 두고 멕시코 검찰 직원들과 농담을 했다. 그 모습을 잊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이 전 영사는 이 자리에 참석하지 않았다. 그는 지난 2017년 한국으로 돌아와 경찰에 복귀했으며, 현재 울산동부경찰서장으로 재직 중이다. 이 전 영사는 태풍 ‘미탁’ 관련 재난 대비와 치안 업무에 임해야 한다는 이유로 불출석했다.

한편 양씨의 이야기를 들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상당히 놀랍고 참담한 느낌”이라며 ”영사 업무가 얼마나 중요한지, 초동대응에 있어서 전문성과 언어력이 얼마나 중요한 지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부족한 부분을 강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김현유 에디터: hyunyu.kim@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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