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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 무너지고 도로 잠기고…태풍 미탁에 제주도가 고립됐다

하늘·바닷길은 완전히 끊겼다.

2일 오후 제주 제주시 구좌읍 구좌중앙초등학교의 한 교실이 제18호 태풍 '미탁(MITAG)'이 몰고 온 강풍과 폭우로 무너져 있다.
2일 오후 제주 제주시 구좌읍 구좌중앙초등학교의 한 교실이 제18호 태풍 '미탁(MITAG)'이 몰고 온 강풍과 폭우로 무너져 있다. ⓒ뉴스1

제18호 태풍 ‘미탁(MITAG)’의 길목에 놓인 제주도가 그야말로 초비상 상태다.

태풍이 최근접하기도 전에 교실이 무너지고, 이재민 25명이 대피하는 등 각종 피해가 속출하고 있어 태풍이 지나갈 때까지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2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낮 1시 기준 현재 제주도 육·해상에는 태풍경보가 발효 중인 가운데 산발적으로 시간당 10~20㎜의 비가 쏟아지다 그치기를 반복하고 있다.

전날부터 이날 낮 12시까지 지점별 누적 강수량은 성판악(산지) 246.5㎜, 월정(동부) 244.5㎜, 선흘(북부) 221.5㎜, 남원(남부) 182.5㎜, 제주(북부) 161.2㎜, 성산(동부) 159.5㎜, 서귀포(남부) 131.0㎜, 고산(서부) 120.4㎜ 등으로 기록됐다.

시간당 강수량도 엄청났다. 이날 오전 2~3시에는 송당(동부)에 시간당 126㎜의 물폭탄이 쏟아졌고, 이날 오전 4~5시에는 고산(서부)에 고산지점 관측 이래 최고치인 시간당 65.7㎜의 비가 내리기도 했다.

바람도 강하게 불어 윗세오름(산지) 30.1m, 지귀도(남부) 25.5m, 진달래밭(산지) 25.1m, 월정·마라도(서부) 23.9m, 새별오름 23.1m, 고산 21.4m, 성산 18.5m, 제주 16.4m, 서귀포 15.2m 등의 최대순간풍속이 측정됐다.

2일 오전 제18호 태풍 '미탁'이 몰고 온 돌풍의 영향으로 서귀포시 성산읍 신풍리 신천목장의 마사가 무너져 있다.
2일 오전 제18호 태풍 '미탁'이 몰고 온 돌풍의 영향으로 서귀포시 성산읍 신풍리 신천목장의 마사가 무너져 있다. ⓒ뉴스1

제주 곳곳에 강한 비바람이 몰아치면서 각종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이날 낮 12시까지 제주도 재난안전대책본부에는 모두 78건의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피해 집계 현황을 보면 우선 이날 오전 4시30분쯤 서귀포시 성산읍 신풍리 일대에 돌풍이 불면서 마장 1동이 무너지고, 펜션 부속건물 지붕과 주택 보일러실·창고·유리창 등이 파손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신모씨(82) 등 3명이 갈비뼈 골절과 얼굴 찰과상 등으로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가 하면, 이 일대에서 어린이 13명을 포함한 25명(8가구)의 이재민이 발생해 임시 거처가 제공되기도 했다.

밤사이 2층 건물 위 지붕이 파손된 제주시 구좌읍 구좌중앙초등학교의 경우 현재 교실과 복도, 강당 등 건물 내부 곳곳에 무너져 내린 건축자재들이 나뒹굴고 있다. 이로 인해 구좌중앙초는 이날 오전 일찍 휴업을 결정했다.

이뿐 아니라 이날 오전 4시3분쯤 제주시 구좌읍에서는 담장이 파손돼 토사가 유출됐고, 이날 오전 8시32분쯤 추자도에서는 도로변 5m 높이의 석축이 붕괴되기도 했다.

침수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이날 오전 3시23분쯤에는 서귀포시 표선면 한지동에서 도로 침수로 한 여성이 차량에 고립됐다가 구조됐고, 제주시 노형동, 오라동, 내도동 등에서도 주택·도로가 침수돼 배수지원이 이뤄졌다.

이 밖에 제주시 구좌읍 일대에서는 949가구가 정전됐다가 복구되기도 했다.

2일 제18호 태풍 '미탁'의 영향으로 제주를 기점으로 한 항공편 결항이 속출해 제주국제공항에 항공기 좌석을 구하기 위한 승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2일 제18호 태풍 '미탁'의 영향으로 제주를 기점으로 한 항공편 결항이 속출해 제주국제공항에 항공기 좌석을 구하기 위한 승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하늘·바닷길은 완전히 끊겼다.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에 따르면 윈드시어(Wind Shear·급변풍)·태풍특보가 발효 중인 제주국제공항에서는 이날 오후 2시 이후 제주를 오가는 모든 항공기가 결항됐다.

당초 이날 제주공항에는 국내선 445편(출발 222·도착 223), 국제선 64편(출발 34·도착 30) 총 509편이 운항할 예정이었다.

다행히 항공사들이 항공기 이용객들에게 결항 사실을 미리 고지하고 비행시간을 옮기도록 조치하는 등 항공기 이용객 수송을 서두르면서 공항 내 대규모 체류객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선박안전기술공단 제주지부 운항관리센터에 따르면 제주를 오가는 여객선은 일찌감치 대·소형을 불문하고 전편 결항됐다.

해상의 경우 태풍특보가 해제되더라도 풍랑특보가 대체 발효되기 때문에 여객선 운항이 정상화되는 데는 다소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이 밖에 한라산 입산도 전면 통제됐고, 비자림로와 유수암 일대 등 도내 도로 곳곳도 통제되고 있다.

2일 오전 제주 제주시 외도동의 한 도로가 제18호 태풍 '미탁'이 몰고 온 폭우로 침수돼 소방대원이 안전통제선을 설치하고 있다.(제주도소방안전본부 제공)
2일 오전 제주 제주시 외도동의 한 도로가 제18호 태풍 '미탁'이 몰고 온 폭우로 침수돼 소방대원이 안전통제선을 설치하고 있다.(제주도소방안전본부 제공) ⓒ뉴스1

제주도 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날 오전 3시를 기해 비상근무단계를 2단계로 격상해 13개 협업부서와 교육청, 경찰청, 해양경찰청, 한국전력공사 등 재난관리책임기관과 24시간 근무체계에 돌입, 사전 예찰을 강화하고 있다.

제주도교육청 권고에 따라 이날 도내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 특수학교 총 19곳(유 4·초 10·중 4·고 1)은 이날 휴업을 결정했고, 293곳(유 117·초 103·중 41·고 29·특 3)은 하교시간을 앞당겼다.

제주도교육청은 전날 도내 모든 학교에 학교장의 판단 아래 2일 오후 1시까지 단축 수업 등을 통해 모든 교육활동을 마무리하고, 학생들이 점심 급식 후 귀가할 수 있도록 하교시간을 조정하도록 했다.

제주도 재난안전대책본부 관계자는 ”이번 태풍은 강풍과 폭우를 동반하고 있어 주변 위험요소를 재차 확인해야 한다”며 ”예상치 못한 곳에서 인명 피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외출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낮 12시 기준 태풍 미탁은 중심기압 985hPa(헥토파스칼), 최대풍속 초속 27m, 강도 ‘중’의 중형 태풍으로 서귀포 서남서쪽 약 230㎞ 부근 해상에서 시속 30㎞로 북진하고 있다.

우리나라 쪽으로 방향을 튼 태풍 미탁은 2일 오후 7~8시 제주도 서쪽 약 120~150㎞ 부근 해상까지 진출하면서 제주도에 최근접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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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제주도 #미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