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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연쇄살인' 이춘재의 자백을 두고 전문가들이 '신빙성'에 집중하는 이유

연쇄살인범들은 자기 과시를 위해 사건을 의도적으로 부풀리는 경우가 있다.

화성연쇄살인사건 유력 용의자 이춘재가 화성사건을 포함 총 14건의 살인사건을 저질렀다고 자백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이 자백에 대한 신빙성이 관건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뉴스1

2일 경찰은 이춘재가 살인 사건 외에도 30여건의 강간(강간미수 포함)을 더 저지른 사실을 자백했다고 밝혔다. 처음에는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던 이춘재가 화성사건 외의 추가 범죄까지 자백한 것이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진술 의도와 더불어 자백의 신빙성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범죄심리학자 이수정 경기대 교수는 ”프로파일러가 이춘재에게서 자백을 유도해 낸 것은 박수받을 일”이라면서도 ”자백을 받았다고 끝날 것이 아니라, 이춘재가 갑자기 태도를 바꾼 것에 대해 명확한 사실 관계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통상 사이코패스들은 상황을 주도하려고 하고, 통제력을 잃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기 때문에 범죄 시인을 잘 하지 않는다”라며 ”이춘재가 시인한 것은 수사관과의 관계에서 유리한 위치, 혹은 지배적 위치를 확보하기 위한 것일 수도 있기에 진술의 신빙성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수사관에게 혼선을 주기 위해 거짓자백을 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도 ”이춘재가 실제 자신의 범행을 자백한 것인지, 자포자기 상태에서 경찰이 제시하는 범행을 시인한 것인지 사실관계 확인을 할 필요가 있다”며 ”미국 등 해외 사례를 보면 경찰 대질심문 과정에서 우월감을 느끼기 위해 혐의 외의 범죄를 자신이 했다고 거짓 진술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연쇄살인범들은 자기 과시를 위해 사건을 의도적으로 부풀리는 경우가 있다. 2004년 연쇄살인 범죄를 저질렀던 유영철은 경찰에 26명을 살해했다고 진술했으나 수사를 통해 드러난 피해자는 20명이었다. 유영철이 자신의 범죄를 과장해 말했던 것이다.

심리상담 전문가 이호선 숭실사이버대학교 교수는 YTN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이춘재는 과거 연쇄살인과 관련해서 내적 전능감을 가지고 있었지만, 국면이 변하자 오히려 범죄 역사에 이름을 남기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라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이 교수는 ”과거엔 내가 심정적으로 이 연쇄살인과 관련해서 내적 전능감을 가지고, 경찰이 아무 것도 하지 못하는 무력감을 보며 쾌감도 느꼈을 것 같다”라며 ”이제는 내적 전능감은 벗어나서 이제 끝났다 생각하고, 오히려 스스로가 범죄 역사에 새로운 하나의 영웅이 되고 싶었던 것이 아닌가 싶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이춘재의 심경 변화는 외적인 자극이 아니라 내적인 판단에 의한 게 아니었나 싶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전문가들의 의견대로 경찰은 이춘재의 자백에 대한 신빙성 여부를 면밀히 검토할 계획이다. 아시아경제에 따르면 반기수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수사본부장은 ”이춘재가 구체적으로 임의성 있는 진술을 하고 있다”면서도 ”자백 내용이 초기 단계고, 사건의 장소나 행위에 대한 편차가 있어 계속 확인 중이다. 진술의 신빙성 확인이 이뤄져야 한다”고 전했다.

김현유 에디터: hyunyu.kim@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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