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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소녀상' 전시한 아이치 예술제 보조금 전액 삭감하자 항의 청원이 시작됐다

예술가 그룹이 온라인으로 입장을 발표했다

  • 박수진
  • 입력 2019.09.28 17:34
  • 수정 2019.09.28 17:42
아이치 트리엔날레 ‘표현의 부자유전’에 전시됐던 평화의 소녀상
아이치 트리엔날레 ‘표현의 부자유전’에 전시됐던 평화의 소녀상 ⓒHUFFPOST JAPAN

일본 정부가 26일 아이치현 예술제 ‘아이치 트리엔날레’ 보조금 지원을 중단하기로 결정하자 일본 내 예술가들이 온라인 청원 운동에 나섰다.

예술제 측은 지난 8월 한국 김운성, 김서경 작가의 ‘평화의 소녀상‘에 테러 예고와 협박이 쏟아져 관객의 안전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기획 전시인 ‘표현의 부자유전’을 취소한 바 있다. 이후 사태는 일본 예술계에 대한 정부 검열 논란으로 흘렀고, 전시 중단에 반대하는 시민들은 ‘작은 소녀상 전시‘, ‘표현의 불편전 전시 재개 온라인 청원’ 등의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다 일본 문화청이 마침내 보조금 교부 중단을 발표하자 예술가들이 공동으로 이에 항의하고 나선 것이다.

「ReFreedom_Aichi」 소속 작가 4인
「ReFreedom_Aichi」 소속 작가 4인 ⓒHUFFPOST JAPAN/KAORI SAWAKI

예술가 그룹 ReFreedom_AICHI는 온라인 청원 사이트 change.org에 올린 글에서, ”강력히 항의하며 정책 철회를 정부에 요청한다”고 적었다.

글에는 ”일단 채택된 보조금을 불법성이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국가가 철회한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 ”일본 정부는 전시 내용과 관련해 보조금을 철회한 것이 아니라고 말했지만, 많은 국민들은 국가에 의한 검열이라고 해석하고 있다”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문화청이 보조금 중단 이유 중 하나로 ”‘표현의 불편전′ 전시 중지 사태로 향후 사업 지속이 어려울 전망”이라는 점을 든 것과 관련해서는 ”‘표현의 불편전’ 예산은 420만엔에 불과했기 때문에 7800만엔의 전체 예산을 삭감하는 근거가 되기에 불충분하다”며 항의했다.

또 ”협박으로 일부 전시가 중단되어 버리고 보조금을 취소하는 일이 전례로 남으면, 일본은 테러와 싸울 생각이 없다고 전세계에 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는 ”이번 결정은 향후 교육, 연구를 포함한 모든 일본 내 문화 활동에 상당한 악영향을 미칠 것”, ”지금까지 만들어온 일본의 문화 정책과 공적 조성 제도의 근간을 흔드는 폭거”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해당 청원에는 등록 하루 반 가량이 지난 28일 오후 현재 8만3259명이 서명한 상태다.

시민들은 ”헌법 준수 의무를 문화청이 위반했다”, ”하프(혼혈)나 LGBT처럼 소수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것이 예술의 힘이며, 남들과 다른 가치를 가지고 있어도 표현의 자유는 동일하다”는 서명 이유를 댓글을 남겼다.

h/t huffpost JP

 

박수진 에디터: sujean.park@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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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문화 #평화의 소녀상 #아이치 트리엔날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