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생방송 도중 '기습 키스' 추행 당한 기자의 한 마디 : "이건 괜찮지 않다"

경찰은 용의자를 추행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

  • 허완
  • 입력 2019.09.27 22:10
WAVE 3 News
WAVE 3 News ⓒWave 3 News

생방송 도중 낯선 사람으로부터 ‘기습 키스’ 추행을 당한 방송기자가 경찰에 정식으로 사건을 신고했다.

미국 켄터키주 루이스빌의 ‘웨이브TV’ 기자 새라 리베스트는 지난 금요일(20일) 지역 음악축제 현장에서 리포트를 하고 있었다. 그 때 한 남성이 카메라 앞에 등장해서는 그의 볼에 키스를 하고 사라졌다.

이 원하지 않는 신체 접촉이 벌어질 당시 리베스트 기자는 막 멘트를 하고 있었으며, 어쩔 수 없이 침착함을 유지해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그건 적절하지 못한 행동이네요.” 사건 직후 그가 어색한 미소를 지어보이며 말했다. ”하던 말씀을 계속 이어드리겠습니다.”

방송사는 사전에 녹화된 다른 영상으로 급히 화면을 돌린 뒤 다시 현장을 연결했다. 남성 앵커는 리베스트 기자에게 괜찮은지, ”키스 노상강도는 떠났는지” 물은 다음 바로 뒤에 경찰관이 있다고 알려줬다.

″네. 도움이 필요할지도 모르겠네요.” 리베스트가 웃으며 답했다.

 

리베스트 기자는 방송이 끝난 뒤 ”그 남성을 향해 ‘당신은 정말 무례하다! 정말 무례하다!고 소리를 질렀다”고 ‘인사이드에디션닷컴’에 말했다.

그는 현장 연결 도중 낯선 사람들이 화면에 끼어드는 일은 방송기자들이 흔히 겪는 일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게 괜찮다는 뜻은 아니라고 말했다. 또한 이는 스스로를 소개하는 데 있어서 매우 부적절한 방법이기도 하다.

″이렇게 한다고 해서 그 남성이 쿨해보이는 것도 아니고, 어떤 여성들이 ‘와, 나는 저 남자를 원해’라고 말하게 되는 것도 아니다.” 

사건이 벌어지고 1주일이 되도록 그는 여전히 이 문제가 신경쓰였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이에 대해 어떤 것도 할 수 없다는 걸 알았다. 어떤 면에서 이건 권력을 행사한 것이나 다름없다.” 

영상 속에서 리베스트 기자는 웃고 있었지만, 그는 이 상황이 전혀 웃기지 않았다고 말한다.

그는 ”시청자들에게 내가 괜찮다고 알려주기 위한 마음에서” 그와 같은 반응을 보였지만 ”그것 말고는 다르게 대응할 방법이 뭔지 몰라 정말 불쾌감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영상이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퍼지자 이와 비슷한 경험을 했던 언론인과 간호사, 식당 종업원 등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연락을 받았다고 말했다.

리베스트는 기자들이 이런 식의 추행 피해를 겪었을 때는 보통 ”(본인이) 기사가 되고 싶지 않”으므로 공식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고 USA투데이에 말했다.

그러나 그는 이 사건에 대해 얘기하는 것이 가치 있다고 본다.

″우리가 이에 대해 얘기하지 않으면, 이런 일들은 더 묻히게 된다고 본다.”

루이스빌 경찰청은 이 사건 이후 용의자 에릭 굿맨을 체포했으며, 물리적 접촉을 동반한 추행, 경범죄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

 

리베스트 기자는 26일 용의자가 자신에게 보내온 사과문을 방송에서 소개했다.

이에 따르면, 이 42세 남성은 자신의 ”미성숙함”을 깊이 후회한다며 ”그저 웃기려는 의도에서 끔찍한 결정을 내렸으나 이는 분명 부적절하고 무례한 것이었다”고 적었다.

″영상을 보고, (소셜미디어) 포스트들을 읽어 내려가고, 당신의 설명을 들은 이후, 나는 기자들이, 특히 이런 상황에 처한 기자들이 얼마나 힘들지에 대해 존경심을 갖게 됐다. 당신의 일을 방해하고, 개인적 공간을 침범하고 당신을 무력하게 느끼게 만든 나의 행동은 잘못된 것이었다.”

″나는 진심으로 사과하며 나의 미성숙함으로 인해 당신과 나 자신, 그리고 다른 많은 이들에게 모욕을 준 내 행동을 깊이 후회한다.” 

스튜디오에 출연한 리베스트는 ”에릭의 사과를 전적으로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물론, 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다.

″나는 정말로 그가 진심으로 뉘우치고 있다고 본다. 그럼에도 행동에는 결과가 따르는 것이고, 그 편지를 보면 그 역시도 그런 대가를 치를 필요가 있다는 점을 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나도 그를 기소하기로 한 주(경찰)의 결정에 동의한다.”

 

 * 허프포스트US의 Reporter Kissed On Live TV Calls Out Her Harasser: ‘This Is Not OK’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미국 #여성 #성추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