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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사건 용의자 이춘재, 과거 강도 예비혐의로 재판받았다

수원시 한 가정집에 흉기를 들고 들어간 혐의였다

  • 강병진
  • 입력 2019.09.27 09:30
  • 수정 2019.09.27 09:32
영화 '살인의 추억'의 한 장면
영화 '살인의 추억'의 한 장면 ⓒCJ ent

화성연쇄살인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 이아무개(56)씨가 살인 사건이 잇따르던 1980년대 말 강도예비 혐의로 붙잡혀 재판에 넘겨졌으나, 법원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의 디엔에이(DNA) 분석 결과, 5·7·9차 사건의 증거물에서 발견된 디엔에이가 이씨의 것과 일치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가 석방된 지 7개월 만에 만 13살 짜리 소녀가 무참히 살해된 9차(1990년 11월16일 화성시 태안읍 병점리에서 주검 발견) 사건이 일어났다.

26일 수원지법과 경기남부지방경찰청 등의 말을 종합하면, 이씨는 1989년 9월 26일 0시55분께 수원시 한 가정집에 흉기를 들고 들어간 혐의(강도예비 및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로 기소됐다. 이처럼 이씨가 강도예비 범죄를 저지른 건 1988년 9월8일 화성 팔탄면 가재리 농수로에서 안아무개(52)씨가 블라우스로 양손 결박돼 숨진 채 발견된 7차 사건 18일 뒤이다.

1심은 1990년 2월7일 이씨에게 징역 1년 6월의 실형을 선고했으나, 이씨는 즉각 항소했다. 당시 이씨는 “얼굴을 모르는 청년으로부터 폭행당한 뒤 그를 뒤쫓다가 그 집에 들어간 것일 뿐, 금품을 빼앗으려고 흉기를 휴대한 채 침입한 게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때문에 두 달 뒤 열린 2심 선고 공판에서 재판부는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당시 2심 재판부는 “초범이고, 이 사건의 실제 피해자가 입은 피해는 경미한 점, 피고인의 가정형편이 딱한 점으로 보아 형량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고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이 때문에 이씨의 디엔에이가 검출된 7차 사건과 9차 사건 사이(8차는 모방범죄)의 범행 공백이 2년이나 돼 당시 구금 등으로 범행을 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따라서 이씨가 화성 연쇄살인사건을 모두 저지른 진범이고, 당시 구금 기간이 더 길었다면 9차, 10차 사건은 물론 처제 살인 사건 등 최소 3명의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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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연쇄살인사건 #이춘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