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2019년 09월 26일 16시 02분 KST | 업데이트됨 2019년 09월 27일 09시 47분 KST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조 바이든을 수사하라고 압박했다

'부탁'하며 군사 원조를 지연시켰다는 의혹도 있다

Jonathan Ernst / Reuters
U.S. President Donald Trump shakes hands with Ukraine's President Volodymyr Zelensky during a bilateral meeting on the sidelines of the 74th session of the United Nations General Assembly (UNGA) in New York City, New York, U.S., September 25, 2019. REUTERS/Jonathan Ernst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전화 통화 중, 젤렌스키가 미국이 군사 원조를 해주어 고맙다고 말하자마자 “우리 부탁 하나만 들어달라”고 했다고 7월 25일 백악관의 통화 요약본에 기록된 사실이 알려졌다. 

트럼프는 젤렌스키가 협조하지 않으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원조를 끊을 수도 있다고 넌지시 위협하기도 했다. 이 요청과 위협은 민주당의 트럼프 탄핵 추진의 중심 요소가 되었다.

트럼프가 젤렌스키에게 했다는 ‘부탁’은 두 가지다. 첫째, 트럼프는 2016년에 러시아가 해킹한 민주당 전국위원회 서버가 사실은 러시아가 해킹한 것이 아니라는 음모론을 우크라이나가 수사해 달라고 요청했다. 잠시 후 트럼프는 우크라이나가 2020년 대선에서 라이벌이 될 가능성이 있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바이든의 아들 헌터 바이든에 대한 수사를 해달라고 부탁했다. 우크라이나에서 트럼프의 개인 상담역으로 활동하는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 시장을 만나달라, 수사 논의를 위해 윌리엄 바 법무장관과 통화를 해달라고도 했다.

25일에 백악관이 낸 통화 내용 요약본을 보면 젤렌스키의 미국 군사 원조 언급과 트럼프의 ‘부탁’ 사이의 관계는 명확하다. 이 요약본은 상황실 당직 근무자들과 국가 안보 위원회 정책 스탭들의 메모와 기억을 모은 것이다.

이에 따르면 젤렌스키의 선거 승리를 축하한뒤 트럼프는 미국이 다른 나라들, 특히 독일에 비해 우크라이나에 원조를 많이 해왔다는 얘기를 꺼냈다. “꼭 상호적이라고 말하지는 않겠다. 별로 좋지 않은 일들도 일어나고 있지만 미국은 우크라이나에게 아주, 아주 잘해줬기 때문이다.” 이 발언은 마치 우크라니아가 협상 조건을 잘 지키지 않았다는 것처럼 들린다.

“방어 영역에서 크게 도와준 것에 대해서도 감사한다.” 젤렌스키의 대답이었다. “우리는 다음 단계에서도 협조를 계속할 준비가 되어 있으며, 특히 방어 목적으로 미국의 자벨린[대전차 미사일]을 더 구입할 준비가 거의 되어 있다.”

우크라이나가 미국의 원조에 대해 상호적으로 적절히 응답하지 않았다고 불평하고 트럼프는 이때 젤렌스키의 군사 원조 언급과 자신의 부탁을 연결시켰다.

“하지만 우리 부탁을 들어주었으면 한다. 우리나라는 많은 것을 겪었고 우크라이나가 거기에 대해 아는 게 많기 때문이다.”  여기서 핵심 단어는 ‘하지만’(though)이다. 미국의 군사 원조에 대한 젤렌스키의 찬사가 다음 요청과 관련이 있음을 암시하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먼저 민주당 전국위원회 서버 음모론에 대한 정보를 요청한 뒤 바이든 이야기로 넘어갔다.

“다른 이야기인데, 바이든의 아들에 대한 말이 많다. 바이든이 기소를 중단시켰다고 하고, 그에 대해 알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으니 당신이 법무장관과 해줄 수 있는 일이 있다면 무엇이든 아주 좋을 것이다.”

요약본에 따르면 트럼프는 이어서 “바이든이 기소를 중단시켰다고 떠벌리고 다녔으니 당신이 알아봐줄 수 있다면… 내겐 끔찍한 일로 들린다.”고 말했다.

Carlos Barria / Reuters
조 바이든(우)과 헌터 바이든(좌) 부자. 2009년

하원 정보위원회장인 애덤 시프 하원의원(민주당-캘리포니아)은 25일에 “이 기록은 외국 지도자에 대한 전형적인 마피아 같은 강탈이다.”라고 말했다.

“이건 마피아 보스의 화법이다. 당신은 우리에게 무얼 해줬나? 우린 당신에게 아주 많은 걸 해줬지만 호혜가 별로 없었다.”

하원 위원회 몇 군데는 트럼프가 젤렌스키에게 바이든을 조사하라고 압박하며 2억5천만 달러 이상의 지원금 지급을 연기했는지도 수사하고 있다. 두 정상의 대화 요약본에는 원조와 수사 사이에 연관이 내포되어 있음이 드러났다.

트럼프가 외국 세력에게 전 부통령이자 2020년 대선 주요 라이벌인 바이든을 수사해 달라고 요청했으며 이는 범죄 행위일 수 있다는 충격적인 기사가 나온 뒤, 트럼프는 젤렌스키와의 통화에 대해 엇갈리는 발언을 계속 내놓았다.

트럼프 행정부가 문서를 편집해온 전력을 볼 때, 이번에 발표된 요약본이 두 정상의 통화 내용을 고스란히 담고 있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법무부 대변인은 공식 통화 내용 요약본 검토 후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2020년 대선 경쟁 상대 수사를 요청한 것이 선거자금법 위반인지를 수사하지 않기로 했다고 25일에 발표했다. 위반이 없었으며 “더 이상의 행동은 타당하지 않다.”고 결정했다고 한다.

백악관은 이 통화가 주목받게 한 내부고발자의 고발장, 감사관 보고서를 의회에 공개할 계획이라고 여러 매체가 보도했다. 트럼프는 처음에는 이를 승인하지 않으려 했다.

8월에 내부고발자의 항의문으로 시작된 이번 스캔들로 인해, 몇 달 동안이나 다른 민주당 정치인들의 탄핵 조사 착수 요구를 거부해왔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민주당-캘리포니아)은 24일에 공식 탄핵 조사 시작을 요청했다.

Jonathan Ernst / Reuters
U.S. President Donald Trump addresses a news conference on the sidelines of the 74th session of the United Nations General Assembly (UNGA) in New York City, New York, U.S., September 25, 2019. REUTERS/Jonathan Ernst

이 통화에서는 트럼프가 대통령직을 이용해 이익을 얻어서는 안된다는 헌법의 보수 조항 위반을 저질렀다는 비난을 살 만한 부분도 있다. 젤렌스키는 지난 번에 미국에 갔을 때 트럼프 타워에 묵었다고 트럼프에게 자랑스럽게 말했다.

트럼프는 모든 우려를 일축했다.

트럼프는 이번 주에 백악관에서 “내가 했던 대화는 주로 축하하는 내용이었다. 부패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했다. 일어나고 있는 부패, 바이든 부통령과 아들 같은 사람이 우크라이나에 이미 존재하는 부패를 만들길 원하지 않는다는 이야기였다.”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조 바이든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함께 백악관에 있던 2016년에 우크라이나 에너지 기업 부리스마와 일했던 아들 헌터 바이든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그러나 이에 관련된 법률 위반 혐의가 제기된 바는 없었다.

한편 트럼프는 조 바이든이 2014년에 우크라이나의 악명 높은 부패 검사 해임을 요구한 것이 자기 아들이 함께 일하던 기업의 수사를 방해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당국은 조 바이든이 이에 관련한 아무 잘못이 없다고 밝혔고, 기록에 따르면 오바마 행정부 인원들 중에는 우크라이나 당국의 범죄 수사를 지지한 이들도 있었다.

 

* HuffPost US의 Trump Pressured Ukraine To Probe Biden While Discussing Military Aid를 번역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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