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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사협회가 '이국종 규탄 집회' 보수단체를 강하게 비판했다

앞서 이국종 교수가 ‘이재명 선처 탄원서‘를 쓴 것을 비판하며 ‘규탄 집회’를 열었다.

  • 김현유
  • 입력 2019.09.25 16:31
  • 수정 2019.09.25 16:46

일부 보수단체 회원들이 이국종 아주대 의과대학 교수가 이재명 경기도지사에 대한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를 작성한 것을 두고 ‘이국종 규탄 집회’를 연 가운데, 대한의사협회가 이들 단체를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뉴스1

25일 의협은 ”진료 방해하고 환자 생명 위협한 보수단체의 이국종 교수 비판 집회를 규탄한다”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의협은 성명에서 ”진료 중인 의사를 대상으로 의료기관 앞에서 벌어진 이와 같은 시위행위는 의사의 진료행위를 방해하고, 환자의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라는 점에서 사실상 의료기관 내 폭력과 다를 바가 없다”고 지적했다.

의협은 ”불모지나 다름 없는 중증외상 분야를 지켜온 이 교수의 초인적인 인내와 헌신은 온 국민이 알고 있다”라며 ”개인에 대한 비판은 자유이지만 이런 식으로 의사의 진료행위를 방해하고 생명을 구하는데 써야 할 귀중한 시간을 낭비하게 하는 것은 용납되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앞서 24일, 수원 아주대병원 앞에서 10여명의 보수단체 회원들은 ‘이국종 규탄 집회’를 열고 이 교수가 이 지사를 위한 탄원서를 대법원에 제출한 것에 대해 ”철회하라”, ”아주대병원은 이 교수를 징계하라”는 등의 발언을 했다.

이국종 교수가 쓴 탄원서.
이국종 교수가 쓴 탄원서. ⓒ뉴스1

이후 이 교수는 직접 이 자리를 찾아 ”이국종을 규탄하는 건 괜찮은데, 환자 외래 공간 앞에서 하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마이크를 잡고 ”나는 노가다 의사에 불과하다”, ”헬기 때문에 민원이 들어와 자르겠다고 난리인데 차라리 잘렸으면 좋겠다”, ”지긋지긋하다”고도 말했다.

의협은 이 교수의 이같은 발언을 언급하며 ”이 나라에서 가장 유명하고 존경받는 의사가 왜 이처럼 절망에 빠졌는지 고민해보지 않을 수 없다”라며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필수의료분야가 언제까지 이 모양이 되었는지, 어쩌다가 몇 사람의 초인에게 의지할 수 있을지를 냉정하게 자문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끝으로 의협은 ”의료기관 앞에서 진료중인 의사를 상대로 진료를 방해하는 이런 식의 몰상식한 행위는 절대로 용납될 수 없으며, 의료기관 내 폭력행위와 마찬가지로 엄단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라며 ”이 교수의 절망과 한탄은 잘못된 제도의 문제를 알면서도 방치하고 있는 정부와 정치권 그리고 ‘보이지 않는 희생’에 익숙해진 우리 사회 전체의 책임이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기억해야 할 것”이라고 글을 맺었다.

앞서 지난 19일, 이 교수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항소심 당선무효형 판결에 대해 선처를 호소하는 10쪽 분량의 자필 탄원서를 대법원에 제출했다. 이 지사는 직권남용과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돼 항소심에서 당선무효에 해당하는 형량인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았으며, 현재 이를 대법원에 상고한 상태다.

김현유 에디터: hyunyu.kim@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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