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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9월 17일 17시 55분 KST

LG와 삼성의 TV 전쟁이 점점 더 격해지고 있다

콘트롤 비트 깔아야 할듯...

삼성전자와 엘지(LG)전자가 8K 티브이 화질을 놓고 또 한 번 맞붙었다. 무엇이 ‘진짜’ 8K 티브이냐를 놓고서다. 초고화질 디스플레이 시대가 열리면서 이를 둘러싼 측정 척도·방법 논쟁도 가속화하는 양상이다.

 

뉴스1
17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LG전자 디스플레이 기술설명회에서 LG전자 직원이 8K TV 제품들의 해상도 차이를 설명하고 있다.

 

엘지전자는 17일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삼성전자 8K 티브이의 화질선명도가 8K 규격에 미치지 못하는 4K 수준”이라며 “8K 티브이가 아닌데도 8K라 명명하는 건 소비자를 실망시키는 일”이라고 공개 비판했다. 화질선명도란 각 화소들이 얼마나 선명하게 제 색깔을 내는지 확인하는 척도다. 삼성전자와 엘지전자 등 50여개 업체들과 학계가 속한 국제디스플레이계측위원회(ICDM)가 해상도 측정용으로 개발했다.

엘지전자가 독일전기기술자협회(VDE)에게 의뢰해 받은 조사 결과를 보면 삼성전자 2018년형 65인치 8K 티브이의 화질선명도는 90%를 충족한 반면 2019년형은 가로 화소 기준 18%, 75인치는 13%에 그친다. 해상도를 보장하는 아이시디엠 최소 표준치는 글자가 50%, 이미지가 25%다. 남호준 엘지전자 전무는 “삼성전자가 올초 큐엘이디 티브이 시야각이 좋아졌다고 홍보를 많이 했다. 아마도 패널에 시야각 보상 필름을 붙였다가 화질 구현에 문제가 생긴 걸로 추정된다”고 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어 “화질선명도는 더 이상 의미가 없는 척도”라고 반박했다. 삼성전자는 “화질을 측정하려면 신호 처리 능력과 화소 수 등 여러 요소를 종합평가해야 한다”며 “화질선명도 하나만 가지고 8K인지 아닌지를 측정할 수 없다”고 했다. ‘2016년까지만 해도 삼성전자가 주력 척도로 삼았다’는 엘지전자 쪽 주장에 대해서는 “4K와 8K는 다르다. 같은 크기 화면에 3300만여개 화소를 담을 수 있는 신기술이 개발됐는데 이를 옛 규격으로 측정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답했다. ‘새로운 계량(metric)에 대해선 임계값(threshold)을 적용하지 않는다’는 아이시디엠의 2016년 해석을 근거로 제시했다. 다만 화질선명도가 실제로 10%대에 그치는지 여부에 대해선 “그 기준으로 측정해보지 않았다”고만 답했다.

두 회사의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는 건 사실상 4K를 넘어선 디스플레이의 차이를 육안으로 구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최소 조건인 화소 수(7680×4320)만 충족하면 8K 티브이끼리의 화면 구현력 차이를 질적으로 견주기 어렵다. 패널 종류와 영상 내용, 측정 방식에 따라 같은 디스플레이도 얼마든지 다르게 보일 수 있다.

실제로 두 회사가 각자의 자리에서 글자 구현 능력을 견줬더니 결과가 확연히 달랐다. 엘지전자가 전자현미경으로 75인치 삼성전자 큐엘이디 8K 티브이와 자사 나노셀 8K 티브이를 30배가량 확대했을 땐 나노셀 티브이 글자 형태가 더 명확했다. 반면 삼성전자가 88인치 오엘이디(OLED) 티브이와 82인치 큐엘이디 8K 티브이를 견줬을 땐 육안으로 봐도 삼성전자 제품에 나타난 글자가 더 선명하게 보였다. 다만 패널 종류가 달라 직접 비교는 어렵다. 용석우 삼성전자 상무는 “한 가지 척도만으로 8K 티브이 화질을 측정할 수 없음을 보여주는 예시”라고 해석했고 백선필 엘지전자 팀장은 “화질선명도 때문에 엘지 엘시디 제품이 더 명확하다”고 해석했다.

두 회사의 화질선명도 공방이 사실상 기술 논쟁으로 수렴되고 있지만 엘지전자는 “국내 소비자 보호를 위해” 문제제기를 계속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16K, 32K 등 디스플레이 기술이 발전하면서 척도의 적합성을 둘러싼 논쟁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백 팀장은 “육안으로 구분 못하는 14K·18K·24K 금도 가격이 다 다르지 않냐”며 “고객이 구분을 못한다 해도 8K라는 이유로 비싼 값을 지불하게 하는 건 문제다. 조만간 빠른 시간 내 정리를 해서 선의의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게 제조사 의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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