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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사율 100%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어떤 전염병인가

사육 돼지가 이 병에 걸렸을 때 양돈 산업에 엄청난 피해를 줄 수 있다.

  • 이인혜
  • 입력 2019.09.17 17:53
  • 수정 2019.09.19 14:20
국내에서 처음으로 가축전염병인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한 17일 오후 충남 홍성군 한 돼지농가에서 농가 관계자가 아프키카 돼지열병 확산을 막기 위해 방역활동을 펼치고 있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가축전염병인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한 17일 오후 충남 홍성군 한 돼지농가에서 농가 관계자가 아프키카 돼지열병 확산을 막기 위해 방역활동을 펼치고 있다 ⓒ뉴스1

17일 경기 파주에서 발생한 아프리카돼지열병(African Swine Fever, ASF)은 사람에게 전염되는 질병은 아니다. 돼지과(Suidae) 동물에만 감염되는 되는데, 사육 돼지의 경우 이 병에 걸렸을 때 치사율이 최대 100%에 이르러 양돈 산업에 엄청난 피해를 줄 수 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아프리카돼지열병바이러스(ASFV)를 통해 감염된다. 사육돼지와 야생멧돼지가 바이러스의 숙주이고, 물렁진드기도 매개체가 될 수 있다. 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사육돼지와 야생멧돼지 모두 대부분 죽는다. 다만 야생멧돼지의 경우 잠복 기간 돌아다니면서 바이러스를 전파할 수 있고, 다른 야생동물이 야생멧돼지 사체와 접촉한 뒤 이동하며 다른 돼지에게 감염시킬 수도 있다.

감염된 돼지의 침, 호흡기 분비물, 오줌과 분변에 바이러스가 가장 많고, 죽은 돼지의 혈액과 조직에도 바이러스가 살아남을 수 있다. 주로 입이나 코를 통해 돼지에게 감염되지만, 진드기에 물리거나 상처가 나는 등 피부를 통해서도 감염된다. 고온에서 충분히 가열하지 않은 돼지고기나 돼지피, 건조·훈연·염장 처리된 돼지고기를 돼지가 먹어도 감염될 수 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에 걸린 돼지는 고열(40.5~42℃)과 식욕부진, 무기력, 기립불능, 구토, 피부 출혈 등 증상을 보이다 10일 안에 폐사한다. 일반적으로 입과 코 주위에 물집이 나타나고 위와 췌장의 크기가 정상보다 6배 가까이 커진다. 구제역처럼 간이로 검사할 수 있는 방법은 아직 개발되지 않았고, 혈청 검사를 통해서만 발병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아직 개발돼 상용화한 백신은 없다.

1921년 아프리카 케냐에서 처음 발견된 아프리카돼지열병은 1957년 선원이 먹다 버린 돼지고기를 통해 유럽으로 유입됐다. 이후 유럽 전역으로 퍼진 뒤 중남미까지 전파됐다. 2007년에는 아프리카 동부에서 유럽 발칸으로 바이러스가 유입돼 동유럽 나라와 러시아 전역에 퍼졌고, 이들 지역에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이 토착 전염병으로 남아 있다.

이 병은 지난해 8월 중국에서 발생한 뒤 몽골(올 1월), 베트남(2월), 라오스(6월) 등 아시아 전역으로 확산하는 중이다. 북한에서도 발생한 사실이 지난 5월 알려졌다. 베트남은 최초 발병 뒤 6천건 넘게 이 병이 발생했고, 최근까지 약 470만 마리 돼지를 살처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도 지난 11일 기준 홍콩을 포함해 전국적으로 160건의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했다. 지난해 한 민간연구소는 국내에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유입될 경우 약 1조원에 달하는 경제적 손실이 발생하며, 최소 100만 마리의 돼지가 살처분되고, 상황이 마무리되기까지 적어도 1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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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 #아프리카돼지열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