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강행에 반발하는 ‘삭발 릴레이’가 이어지고 있다. 이언주 무소속 의원이 시작한 삭발식에 박인숙 자유한국당 의원이 동참한 데 이어 16일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7일엔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삭발을 강행했다.
그런데 황교안 대표와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의 표정은 극명하게 달랐다. 비장한 의지를 표현하는 방식이 다르게 나타난 측면도 물론 있겠지만, 그것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차이가 있었다. 황교안 대표는 삭발 과정 내내 온화한 표정을 지은 반면, 김문수 전 지사는 고통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SNS에서는 황 대표가 옆머리를 삭발하는 사진에 수염과 의상을 합성한 사진이 올라와 화제가 됐다. 일명 ‘투블럭‘이라고 부르는 헤어스타일이 된 절묘한 순간을 포착해 ‘황교안의 재발견’이라고 이름 붙인 사진이었다. 반면 김 전 지사의 유튜브 생중계를 통해 삭발 과정을 지켜본 네티즌들은 주로 ‘아프겠다’는 즉각적인 반응을 보일 뿐이었다.
결정적인 차이는 머리를 깎는 사람의 ‘손의 위치’에서부터 드러난다.
황 대표의 머리를 깎은 사람은 두 손을 모두 사용했다. 한 손엔 바리깡을 들고 있고, 바리깡을 들고 있지 않은 손으로는 바리깡이 나아갈 위치를 미리 짚어가며 통증을 느끼지 않게 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 전 지사의 머리를 깎은 사람은 그렇지 않았다. 바리깡을 든 한 손만을 사용해 김 전 지사의 머리를 깎았다. 때문에 삭발하는 중간중간 머리카락이 바리깡에 ‘찝히는’ 모습도 노출면서 삭발식을 지켜보는 이들에게까지 ‘고통스럽겠다’는 생각을 들게한 것이다.
서울신문에 따르면 황 대표와 김 전지사의 머리를 깎은 사람들의 ‘실력’이 다를 수밖에 없었다. 황 대표의 머리를 밀어준 사람은 서울 지역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는 자원봉사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지사의 머리를 깎은 사람은 박대출 자유한국당 의원이었다. 박 의원은 ”김 전 지사를 응원하러 갔더니, 내가 삭발 1호라며 내가 해주면 의미가 있을 것 같다고 요청해서 (삭발을) 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박대출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 4월 여야4당의 패스트트랙 지정 안건 강행에 항의하는 뜻으로 삭발했다. 박 의원의 머리는 누가 깎았을까. 셀프 삭발이었다. 당시 박 의원은 스스로 머리를 삭발하는 사진을 자신의 SNS에 올렸다.